풍력발전, 지역 대표 마을 만들다
풍력발전, 지역 대표 마을 만들다
  • 이훈 기자
  • 승인 2020.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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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네미마을, 태백풍력 이어 귀네미풍력 준공 앞둬
남부발전, 국산 풍력 100기 프로젝트 반환점 돌아

해발 1,000m의 귀네미마을은 광동댐을 만들면서 그 지역주민들을 이주시켜 만든 마을이다. TV예능프로그램 1박2일에 등장해 동화같은 마을 전경으로 강원 태백의 대표 마을로 각광받고 있다. 이처럼 동화같은 마을 전경을 이루는데 풍력발전기가 한 몫하고 있다. 현재 가동되고 있는 태백풍력에 이어 최근 귀네미풍력발전도 준공을 앞두고 있어 더욱 멋진 마을 전경이 기대된다.

귀네미풍력, 지난 3월 상업운전 시작 … 총 19.8MW 전력생산
720억 원 원유 수입 대체 … 42톤 대기오염물질 감소 효과 기대

지난 3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귀네미풍력단지는 1.65MW 풍력발전기 12기로 모두 19.8MW의 전력을 생산한다. 연간 37GWh의 전력을 생산해 운영 기간 16만 가구에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책임지게 된다. 귀네미풍력발전 관계자는 “귀네미풍력발전은 720억 원의 원유 수입을 대체하고 15억 원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효과를 낸다”며 “42톤의 대기오염물질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귀네미마을 전경. 태백시 제공
귀네미마을 전경. 태백시 제공

태백 시내에 있는 태백귀네미풍력발전 사무실에서부터 귀네미풍력단지까지 SUV를 타고 이동했다. 약 30분 이상 왕복 2차선 도로를 굽이굽이 달렸다. 가던 도중 가덕산 풍력발전단지에 설치될 예정인 기자재들도 볼 수 있었다. 귀네미풍력단지의 건설과 운영을 위해 설립된 태백귀네미풍력발전은 남부발전, 한국조선해양(구, 현대중공업), 한라OMS, 디엔아이코퍼레이션, 태장건설 등이 참여했다.

마을 입구에 도착했다. 해발이 1,000m나 되다보니 입구에서부터 오르막길이 이어졌다. 경사가 워낙 높아 일반 승용차로는 이동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아직 완공되지 않은 비포장길을 따라 천천히 이동하자 풍력발전기가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태백풍력, 국내 최초 순수 민간자본 설립
국내 기업, 해외 진출 기반 다져

기존에 운전되고 있던 태백풍력단지의 풍력발전기가 먼저 우리 일행을 반겼다. 남부발전의 국산풍력 100기 프로젝트 제1호 태백풍력은 2009년 10월 국내 최초 순수 민간자본으로 설립한 대형풍력 발전단지로 총 공사비 508억 원을 투입, 2MW 총 9기를 건설했다.

태백풍력 준공으로 연간 4만 4,623MWh의 청정에너지 생산을 통한 1만 1,150TOE/년 원유수입 대체로 약 90억 원의 비용절감 및 2만 7,694tCO₂/년의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있으며 인근 약 1만 6,500가구(연간)에 전기 공급이 가능하다.

태백풍력단지는 국내 풍력단지의 대부분이 외산 기자재로 설치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보조를 받는 실증단지가 아닌 100% 민간자본이 투입돼 건설되는 국산풍력 1호 단지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에 기자재사인 현대중공업과 효성은 자체 풍력발전기의 기술력을 대내외에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를 통해 해외진출을 위한 기반도 확보했다.

공사 중 자연 · 안전 중점 … 녹생토 공법 · 드론활용 등 최신 기술 적용
“지역주민과 공생하며 성장하는 기업 목표”

귀네미풍력발전단지 전경
귀네미풍력발전단지 전경

태백 1호기 옆을 지나자 귀네미 풍력발전기 1호기가 등장했다. 이번달 준공을 앞둔 귀네미풍력단지는 막바지 공사에 한창이었다. 덤프 트럭들이 모래 등을 싣고 산길을 조심히 달리고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준공을 앞두고 배수로 및 도로포장 등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라고 설명했다.

해발 1,000m 이상에 위치한 귀네미풍력은 환경 보전 방안 협의 등 여러 난관이 있었다. 남부발전 관계자는 “참여사와 지자체 및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력 덕에 대체 숲을 조성하는 등 자연과 함께하는 풍력단지 건설을 추진하고 준공까지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귀네미풍력단지는 환경을 생각해 녹생토 공법과 보강토 옹벽 공법 등이 적용됐다. 녹생토 공법이란 표토가 전혀 없거나 식물생육에 부적합한 급경사의 암반지역이나 극도의 척박지 등 H.M.S 공법으로는 녹화가 불가능한 지역에 법면을 안정되게 보호하는 공법이다. 보강토 옹벽이란 보강토를 이용해 도로나 댐 주변에 쌓은 옹벽으로 꽃을 심는 등 주변 경치와 잘 어울린다.

특히 공사 기간 안전관리에 가장 많은 힘을 쏟았다. 남부발전은 안전최우선 풍력단지 건설을 위해 건설현장 합동안전점검 및 안전진단, 드론활용 원격감시 시행 등 현장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했다.

회사 관계자는 “안정적인 운영을 바탕으로 수익을 창출해 사회공헌활동에 힘쓸 계획”이라며 “지역주민과 공생하며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의 말처럼 풍력발전 회사들의 사회공헌활동은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 실제 가동 중인 태백풍력발전의 경우 2015년부터 매년 풍력발전 운영수익금 일부를 향토장학금으로 기탁하고 있다. 귀네미풍력발전 또한 지역채용우선 정책을 계속 펼치고 있다.

풍력발전, 제2조선 산업 육성 목표
자율주행 드론, 빅데이터 등 실증단지로 활용

귀네미풍력발전단지가 준공하게 되면 남부발전은 국산 풍력 58기를 성공적으로 건설하면서 국산 풍력 100기 프로젝트의 반환점을 돌게 된다. 2009년 남부발전이 국내 풍력업체들과 시작한 ‘국산풍력 100기 프로젝트’ 란 당시 국내 상용 풍력발전기 200여 기 중 단 4기만이 국산인 상황에서 남부발전 주도로 국내 풍력기자재사, 시공사와 공동으로 국산풍력 100기를 건설해 풍력 국산화를 조기 정착시켜 제2조선 산업으로 육성하고자 시작한 프로젝트다.

2012년 태백풍력(18MW)으로 시작해 창죽풍력(16MW), 평창풍력(30MW) 등이 완공됐다. 여기에 2021년 오미산풍력(60MW), 2022년 삼척 육백산풍력(30MW), 2023년 청사해상풍력(40MW) 및 대정해상풍력(100MW) 등 풍력발전단지 건설을 추진 중이다. 제주 대정해상풍력(100MW)과 부산 청사해상풍력(40MW)은 등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남부발전 관계자는 “귀네미풍력은 무공해 청정에너지 공급은 물론 자율주행 드론, 빅데이터 등의 실증단지로 활용될 계획”이라며 “남부발전은 적극적 재생에너지 추진으로 에너지전환을 선도하는 한편 신기술 접목을 통해 국내기업의 해외진출을 돕는 상생의 국민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앞서 남부발전은 지난해 1월 부산 벡스코 컨벤션 홀에서 열린 ‘2019 드론쇼코리아 컨퍼런스’에 참가해 드론 활용 우수사례를 발표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부산광역시가 주최하는 2019 드론쇼코리아는 드론산업의 성장과 확산을 위해 마련된 아시아 최대 규모 드론 전시회다. △드론 종합 전시회 △국제 컨퍼런스 △신제품 · 신기술 발표회 △일반인 체험 등으로 구성됐다. 전문 컨퍼런스에서는 드론 트렌드와 미래를 확인할 수 있는 공공수요처의 우수사례 및 5G, AI등 4차 산업혁명 신기술과 연계된 드론의 발전방향 발표가 진행됐다.

남부발전 제공
남부발전 제공

이 자리에서 남부발전은 ‘드론을 활용한 풍력발전설비 점검 효율 혁신방안’ 사례를 발표했다. 이 사례는 딥 러닝을 통한 손상현황 분석과 빅데이터 기반 보수계획 수립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참석자들의 커다란 호응을 이끌어 냈다.

한편 남부발전은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가장 많은 1.6TW의 누적 풍력발전량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700GW를 국산 풍력발전기로 생산했다. 또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30%로 높이는 ‘New KOSPO 3030’ 전략을 기반으로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사업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례로 삼척발전본부 내 추진 중인 태양광 사업의 투자비 조달을 위해 인근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사모사채를 발행하며 국내 최초로 발전소 내 태양광 건설사업에 지역 주민을 참여하게 했다.

남부발전은 지역 주민이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직접 투자함으로써 주민 수용성을 높이는 한편 지역 주민들이 고정 이자수익을 통해 소득 증대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까지 3단계 사업을 거쳐 총 8MW급 주민참여형 태양광 발전단지를 구축할 예정으로 3단계(3.4MW)까지 완공되면 1~3단계 참여 주민들이 3년간 최대 3억 6,000만원(이자율 6%)의 이자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노력의 결과 발전사 최초로 5년 연속 유예량 없이 RPS(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 목표를 100% 달성했다.

이훈 기자 hoon@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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