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안 … ‘그린뉴딜 카드’를 논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안 … ‘그린뉴딜 카드’를 논하다
  • 이훈 기자
  • 승인 2020.0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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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전환포럼, 토론회 · 기자간담회 개최
그린뉴딜 관련 구체적 정책 · 실현 가능한 사업 제안

정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안으로 ‘그린뉴딜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린뉴딜이란 환경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뜻하며 현재 화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등 저탄소 경제구조로 전환하면서 고용과 투자를 늘리는 정책을 말한다. 이에 에너지 전환 필요성에 공감하는 각계 전문가들과 산업계, 정치권 등이 2018년 결성한 에너지전환포럼은 토론회와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며 그린뉴딜 관련 구체적 정책과 실현 가능한 사업 등을 제안했다.

홍종호 대표 “그린뉴딜 핵심 에너지전환에 있어”
유종일 원장 “그린뉴딜, 포스트 코로나 경제재건 주축 삼아야”

에너지전환포럼은 지난달 6일 김성환 국회의원,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등과 공동으로 국회의원회관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그린뉴딜’이란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홍종호 에너지전환포럼 상임 공동대표(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그린뉴딜의 핵심은 에너지전환에 있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에너지뉴딜과 코로나 경제위기 극복’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1,2차 추가경정예산에 따른 관리재정수지 및 국가채무 악화 가능성을 거론하며 “경기를 되돌리고 일자리, 기업회생,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해 돈을 사용해야 한다”며 “키워드는 에너지다. 에너지전환은 엄청난 일자리와 부가가치가 있다. 에너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혁신이 안된 분야로 디지털뉴딜이나 바이오뉴딜과도 융합이 잘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당장 추경에 에너지를 반영한다면 에너지효율과 재생에너지가 포함돼야 한다”며 “재생에너지 100%로 가면 자동차산업 고용규모(49만 명) 이상인 50만 개의 일자리도 가능하다. 원자력 고용의 10배 이상도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장은 “대공황 이래 최악의 경제위기로 신속한 회복은 어렵다”며 “구조조정을 통해 지구 환경을 파괴하는 산업, 구조적 사양산업은 정리해야 한
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형 뉴딜은 전환적 뉴딜이 되어야 한다”며 “소극적 환경정책을 탈피하고 그린뉴딜을 포스트 코로나 경제재건의 주축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
조했다.

양이원영 의원 “기후위기 막으며 경제성장 가능 … 규제완화 필요”
이소영 의원 “산업구조 전환 위해 특별 대책 필요

토론자로 참여한 양이원영 더불어시민당 의원은 “지금까지는 탈성장만이 기후위기를 막는다고 했지만 우리가 어디에 투자하고 법 · 제도를 바꾸느냐에 따라 성장산업이 지구를 살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에너지전환산업 투자 · 육성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기후위기를 막으면서 경제성장과 일자리도 만들 수 있다”고 의견을 더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10년간 해상풍력 60MW를 조성할 때 대만은 3년 만에 모든 인허가를 원스톱으로 해결해주는 규제완화로 5.5GW를 보급했다”며 “그 정도로 재생에너지를 늘려야 신규석탄이 좌초자산이 될 수 있다”고 규제완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그린뉴딜은 앞으로 위축될 고탄소 산업을 전환하고 재생에너지, 배터리, 전기 자동차처럼 촉진해 키울 산업을 놓고 사회경제적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산업중심을 이동시키는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원칙과 목표가 정확해야 한다. 화력발전 건설 등 투자하지 말아야 할 것을 명확히 알려주고 산업구조 전환을 위한 특별대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정책 · 산업 전문가들은 정책추진의 시의성에 감안해 정부와 국회가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은 “그린뉴딜은 작은 사업 정도가 아니라 경제사회구조 전반을 탈탄소로 바꾸는 것”이라며 “이제부터 한국사회의 그린뉴딜의 정의를 내리고 범주를 잡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대한민국 제조업이 절벽 앞에 서 있다. 저탄소 배출시스템으로 경제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훨씬 더 큰 고통이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한국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3곳의 확정수주량이 UAE원전의 15배 규모인 연간 30조 원이다. 그럼에도 한 곳당 2조 원이 투자되고 1만 명을 고용하는 공장을 해외에 짓는다. 현지 보조를 많이 받는데다 재생에너지 PPA(장기고정직거래)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점점 시간이 짧아져 간다. 저탄소 배출국 공격으로 무너질 수 있다. 그래서 그린뉴딜은 필수다”라고 말했다.

재생에너지, 특혜 수준으로 육성해야
디지털뉴딜 효과 극대화 위해 지역 맞춤별 신산업 육성

에너지전환포럼은 토론회에 이어 지난달 1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그린뉴딜에 관한 구체적인 정책과 대상사업을 제시했다.

이성호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수석연구원은 “재생에너지를 특혜 수준으로 육성해 시스템반도체 · 바이오 · 미래차에 이은 4번째 산업으로서 제조업 르네상스를 견인하자”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학교 태양광 1GW 및 전체 경지 면적의 1%에 영농형 태양광 설치, 재생에너지 연계를 위한 전력망 인프라 건설, 공공기관 태양광 설치를 촉친하는 관련 규정 제 · 개정 등을 제시했다.

위진 GS풍력 부문장은 “15.5GW에 달하는 풍력사업 기존 허가물량과 지자체 계획물량을 신속히 건설해야 한다”며 ‘전 국민 바람발전소 주주되기 운동’을 제안했다. 그는 “풍력사업은 단기로는 지역 경기부양과 에너지전환을 장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 기업 육성과 국민 소득 증대를 통해 원유 수입을 위한 약 25억 달러의 국부 유출이 방지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위기와 에너지전환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며 “주기적으로 국무총리가 각 부처를 모아 통합 회의를 열고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디지털 뉴딜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지역 맞춤별 신산업 육성을 위해 4조 원을 4개의 신산업 특구 프로젝트에 각 1조 원씩 지원하는 디지털 그린 특구를 내놓았다. 4개의 신산업 특구 프로젝트는 △그린 데이터센터 특구 △그린 리모델링 특구 △디지털 모빌리티 특구 △디지털 클린에너지 특구 등을 제시했다.

우선 그린 데이터센터 특구는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이 융합되는 프로젝트로 5G, AI, 자율주행 산업 등을 위한 필수 인프라인 데이터센터의 고성장이 지역 경기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한 연구원에 따르면 특구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기 원하는 국내 업체들을 모집한 뒤 재생에너지를 발전사업자로부터 직접 구입할 수 있는 예외를 허용해야 한다. 또한 국내 재생에너지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기 때문에 이를 보완해줄 상쇄탄소배출권 제공 허용 등이 필요한 특구입주 기업들에게 토지 저가제공, 특가 전기요금 등의 제공도 고려돼야 한다.

한 연구원은 “다전력 소비시설인 데이터센터의 그린화는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잡은 상태”라며 “해외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유치에도 그린 데이터센터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린 데이터센터를 조기에 추진하기 위해서는 관련법들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에 오랜 기간이 소요된다”며 “특구를 통해 시범사업으로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린 데이터센터 특구는 고용 위기 지역 중 디지털화와 에너지 효율이 낮은 구도심 또는 오래된 공동주택을 특구로 선정해 리모델링 사업을 지원하는 것이다. 그는 “두산중공업과 기계산업의 불황으로 고용문제가 심각한 경남 창원을 특구로 지정한다”며 “두산중공업이 이미 보유한 건설과 전력인프라 사업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신산업으로 전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울산과 경남은 미래차 관련 신산업을 유치할 수 있도록 디지털모빌리티 특구로 전남 신안, 강원 삼척 등에서는 디지털 기반 재생에너지 사업을 육성하는 디지털 클린에너지 특구 지정을 제안했다.

홍 대표는 “그린뉴딜 전략은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재정투자를 통한 신속한 경제회복과 일자리 만들기 △각종 제도 및 개선을 통한 경제-기후 위기극복 시너지 창출 △제도 정착과 시민사회 협력을 통한 국민인식 및 경제 패러다임 전환 등을 제시했다.
이어 “그린뉴딜은 국민의 삶의 질을 제고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며 “대한민국을 글로벌 모범국가로 자리매김하게 하는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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