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이북음식의 향연 ‘평래옥’
색다른 이북음식의 향연 ‘평래옥’
  • 양준환 기자
  • 승인 2020.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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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이북음식 중 대표 메뉴를 꼽으라고 하면 평양냉면을 떠올릴 것이다. 중독성 있는 슴슴한 맛에 마니아 층이 두텁지만 다소 싱거워 호불호가 갈린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이북음식은 간이 약하고 맛이 없다는 편견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평양냉면 이외의 다른 이북음식을 접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에 소개할 맛집은 이북 음식에 대한 편견을 확 바꿔줄 곳이다.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이 음식점은 을지로에서 오랫동안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대표 노포집이다. 평양냉면뿐만 아니라 평양냉면, 온면, 초계국수, 육개장, 평양식 쟁반, 불고기 등 메뉴가 다양하다. 한 가지 음식만 주문하기에는 아쉬울 정도다. 이 중 꼭 한 가지만 추천해야 한다면 초계국수를 권하고 싶다.

초계국수는 함경도와 평안도 지방에서 유래된 음식으로 차게 식힌 닭 육수에 식초와 겨자로 간을 하고 살코기를 얹어 먹는 메밀국수다. 초계의 ‘초’는 식초를 뜻하며 ‘계’는 닭고기를 의미한다. 2인분부터 주문이 가능하기 때문에 2명이 방문한다면 초계 국수를 먼저 주문하길 추천한다.

곁들여 먹을 수 있는 만두나 녹두지짐은 1/2인분 주문이 가능하기 때문에 부담 없이 추가 주문해 다양하게 맛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음식을 주문하면 밑반찬으로 닭무침이 나오는데 밑반찬이 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맛과 양이 훌륭하다.

고춧가루와 새콤달콤한 양념에 오이와 무, 닭 등을 함께 무쳐낸 닭무침은 메인 메뉴로 판매할 정도로 맛이 훌륭하다. 예전에는 닭무침을 무한 리필해줄 정도로 후한 인심을 자랑했지만 몇 년 전 발생한 닭고기 파동과 물가 상승 등의 이유로 최근에는 한 테이블 당 한 접시만 제공되고 있다.

다시 초계국수로 돌아가서 이야기하자면, 초계국수의 면은 이북음식의 특성과 맞게 메밀로 만들었고 닭 고명이 잔뜩 올라간 새콤한 물냉면과 비슷한 모양이다. 맛 또한 평양냉면과 달리 새콤달콤하기 때문에 접하기에 어려움이 없으며 그 양 또한 푸짐하다. 같이 주문한 이북식 만두는 두툼한 만두피에 속이 꽉 차있 고 따뜻하기 때문에 차가운 초계국수와 곁들여 먹기에 안성맞춤이다.

바삭하게 지져낸 녹두지짐 또한 밑반찬으로 나온 닭무침과 곁들여 먹으면 그 맛의 조화가 일품이다. 이제 곧 보양식을 많이 찾게 되는 여름이 다가온다. 뜨거운 보양식을 싫어한다면 이 집의 초계국수 한 그릇을 권해드린다.

양준환 기자 yjh@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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