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태백에서 태양·물·바람을 느끼다
강원 태백에서 태양·물·바람을 느끼다
  • 이훈 기자
  • 승인 2020.0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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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태백은 과거 석탄산업의 메카라 불릴 정도로 큰 도시였다. 그 당시 인구는 13만 명이 넘었다. 특히 석탄 수요량이 폭증하는 가을철에는 동네 개도 1만 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닌다는 농담도 나오곤 했다. 하지만 석탄산업의 몰락으로 지난 4월 기준 인구가 4만 3,000명까지 줄어들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태백은 중앙고속도로 제천IC로 나와 한시간 이상 국도를 더 달려 도착할 수 있었다. 태백에 도착하자 비행기를 탄 것처럼 귀에 통증이 느껴졌다. 높은 고지에 있기 때문이다. 실제 태백시가 자체적으로 최근 수치 지형도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평균 해발고도는 949m다.

고도가 높다보니 기후는 ‘시원한 여름과 하얀 겨울’로 설명할 수 있다. 여름에는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을 정도로 시원하지만 추운 겨울은 약 6개월 정도 지속된다고 한다.

황지연못 상지

대한민국 양대 물줄기 수원지 보유

‘태양의 후예’ 촬영지 유명

태백에는 대한민국 양대 물줄기 한강과 낙동강의 수원지가 위치해있다. 수원지란 물이 시작되는 곳을 말한다. 우선 한강의 수원지 검룡소는 물이 솟아 나오는 굴 속에 검룡이 살고 있어 붙여졌다고 한다. 주차장에서부터 시원한 계곡물 소리를 벗삼아 약 1km 걸으면 검룡소를 만날 수 있다.

시내에서 약간 떨어져 있는 검룡소와 달리 낙동강의 수원지 황지연못은 시내 중심에 위치해있다. 연못을 중심으로 공원이 조성되어 있으며 커다락 비석 아래 상지·중지·하지로 이루어진 둘레 100m의 소(沼)에서 하루에 5,000톤의 물이 쏟아져 나온다고 한다.

특히 장자못 전설의 근원지가 되는 연못으로 예부터 황부자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이 전설의 내용을 살펴보면 옛날 한 노승이 연못의 자리였던 황부자의 집으로 시주를 받으러 왔다. 이에 황부자는 시주 대신 쇠똥을 퍼주었고 이 장면을 목격한 며느리가 시아버지의 잘못을 빌며 쌀 한 바가지를 시주했다. 노승은 며느리에게 곧 큰 변고가 있을 것이라며 자신을 따라오라 전했고 이와 동시에 절대 뒤를 돌아보지말라고 경고했다.

며느리는 노승의 말을 듣고 그 뒤를 따라갔지만 자기 집 쪽에서 천지가 무너지는 듯한 소리가 들리자 돌아보게 됐다. 돌아본 며느리는 돌이 됐고 황부자집은 땅 속으로 꺼져 큰 연못이 됐다고 한다.

이와 함께 태양이 유명하다. 바로 KBS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가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태양의 후예 촬영지 중 하나인 우르크 태백부대 세트장은 새롭게 단장된다.

촬영지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우르크 태백부대 PX가 반긴다. 메디큐브 해성병원 세트장에는 촬영 시 사용했던 각종 소품들이 그대로 있어 드라마 속에 직접 들어간 것 같으며 혈압도 잴 수 있고 군복이나 의료복을 입고 인증샷도 촬영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각 건물마다 모니터를 통해 드라마 속 장면들이 반복적으로 나와 어느 장면에서 나온 세트장인지 쉽게 알 수 있다. 특히 드라마에 사용된 소품들이 그대로 있어 회상하기에 너무 좋다.

매봉산 풍력발전단지(사진=태백시 제공)

지자체 최초 풍력발전단지 조성

강원랜드, 차로 30분 … 워터파크 스키장도 보유

물, 태양이 있다면 바람또한 빠질 수 없다. 태백에는 태백, 창죽, 귀네미 등 풍력발전단지가 가동 중이다. 가덕산풍력단지도 건설 중에 있다. 그 중 매봉산 풍력발전단지는 바람의 언덕으로 태백시에서 관광지로 만든 풍력단지다.

태백의 매봉산 풍력발전단지는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지방보급사업으로 전국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건설되어 상업발전에 성공했다.

효성에서는 매봉산풍력발전단지에 순수 국산 기술로 설계부터 생산 설치까지 자체 제작해 2011년부터 2012년까지 2년에 걸쳐 국산풍력발전 1호기를 설치했으며, 1년 여의 시범 운전기간을 잘 마무리하고 2012년부터 본격적인 상업 발전을 시작하고 있다. 현재는 한국중부발전에서 리파워링 사업을 진행 중이다.

여름에는 고랭지 배추밭의 녹음과 무더위를 잊게 하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겨울에는 하얀색 눈과 풍력발전기가 어우러져 장관을 이뤄낸다. 이 밖에도 국내 유일한 카지노가 있는 강원랜드가 차로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전력계 최대 이벤트 KEPIC-Week가 개최되기도 했다. 물론 코로나19로 인해 현재 운영하지는 않지만 태백 관광 후 잠시 들렸다 가기 좋다. 카지노 외에도 워터파크, 스키장도 있어 아이들과 함께 와도 좋은 곳이다.

이훈 기자 hoon@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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