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용 전력수요의 가격탄력성 결정요인 분석
주택용 전력수요의 가격탄력성 결정요인 분석
  • 지용규
  • 승인 2020.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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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규 한국전력공사 경영연구원 선임연구원

❶ 분석 배경

전력수요의 가격탄력성은 요금관련 정책 효과 예측에 활용될 수 있는 중요한 지표이나 국가별, 문헌별로 탄력성 추정치 차이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국가별 차이(스페인 평균 0.061 ~ 캐나다 평균 0.915) 뿐만 아니라 동일 국가 안에서도 상당한 편차가 존재(한국 0.073 ~ 1.433)한다.

이런 탄력성 값들의 편차는 문헌에서 사용한 분석방법, 분석데이터 구조 등 연구방법의 차이에서 비롯될 수도 있지만 각 국가들의 요금 수준, 소득수준의 차이 등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①주택용 가격탄력성 차이를 발생시키는 요인(결정요인)을 실증분석을 통해 규명하고 실증결과(요금증가 → 탄력성 증가)를 반영했을 경우의 ②요금인상 ③주택용 계시별요금제(이하 TOU) 도입 효과를 분석했다. 이는 요금 정상화 등 향후 환경변화 시 국내 가격탄력성의 변화 및 그로 인한 효과(전력수요량 변화 등)를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 필요한 작업이다.

❷ 주택용 가격탄력성 결정요인 분석

가. 분석 방법 개관

가격탄력성 추정치에 변화를 야기하는 요인과 그 요인이 탄력성에 미치는 영향력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회귀분석 기법을 채택했는데 종속변수로 사용될 탄력성 값의 취득 경로에 따라 아래의 2가지 방법(분석1, 분석2)으로 분석했다. 최종적으로는 분석 1, 2에서 얻은 가격탄력성 결정요인들에 대한 결과들이 선행연구들과 일치하는지, 결과에 대한 합리적 해석이 가능한지 판단(타당성 검증) 후 종합결론 도출했다.

나. 분석1의 방법론 및 추정결과

첫 번째 분석(이하 ‘분석1’)은 선행연구의 가격탄력성 값을 활용한 메타분석이다. 과거 논문에서 추정된 가격탄력성 추정치들을 수집(1단계)한 후 해당 탄력성 추정값들을 국가별 전기요금, 소득 수준 등의 설명변수로 회귀분석(2단계)한다.

표 2와 같이 모형을 구축한 후 OLS(Ordinary Least Squared) 기법을 사용해 계수값들을 추정했는데 그 결과는 표 3과 같다. 천연가스 대비 전력 상대가격 한 단위 상승 시 탄력성(절대값)은 0.3414 증가하며 원유 대비 전력 상대가격 한 단위 상승 시 탄력성(절대값)은 0.0593 증가한다. 서베이 등의 미시데이터를 사용하여 탄력성을 추정하는 경우 탄력성(절대값)은 0.5731 증가하며 연도별 데이터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탄력성(절대값)이 0.5200 증가한다. 문헌에서 보고된 장기탄력성 값은 단기탄력성 값에 비해 0.3008만큼 크게 나타난다.

다. 분석2의 방법론 및 추정결과

두 번째 분석(이하 ‘분석2’)에서는 이번 연구를 통해 직접 추정한 탄력성 값을 활용한다. 회귀분석 등을 통해 직접 가구별 탄력성을 추정(1단계)한 후 해당 탄력성 추정값들을 가구별 전기요금, 소득, 가구원수 등의 변수로 또다시 회귀분석(2단계)을 실시한다. 분석2의 1단계에서 가구별 가격탄력성을 직접 추정하는 작업은 아래와 같이 수행했는데, 이는 유정숙 외(2012)의 방법론을 준용한 것이다.

위의 가격탄력성 정의식의 제일 우변항에서 ①β1은 표 4의 수요추정모형을 통해 직접 추정한 값인 –0.4616(표 5 참고)을 사용하고 ②P/Q는 가계동향조사에서 추출한 가구별 정보를 사용하여 가구별 가격탄력성을 계산했다.

분석2의 2단계에서는 위의 1단계에서 계산된 가구별 가격 탄력성 값을 종속변수로 하는 회귀분석 모형을 표 6과 같이 구축하여 가격탄력성 결정요인을 추정했다.

추정기법은 OLS(Ordinary Least Squared)를 사용했고 추정결과는 표 7에 나타난 바와 같은데 이를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전력가격 1% 증가 시 가격탄력성은 0.004103 증가하며 월소득 1% 증가 시 가격탄력성은 0.000458 감소한다. 타 계절에 비해 겨울에는 탄력성이 0.0307만큼 낮아지며 가구주 나이 및 가구원수가 많을수록 탄력성은 감소한다.

라. 분석 결과 종합

분석 1, 2에서 고려한 주요 결정요인별 추정결과를 종합 정리하면 표 8과 같다.

전기요금 수준이 상승하면 가격탄력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왔으며 이 결과는 타 국가(미국, 일본, 남아프리카)를 분석한 선행연구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전기요금 수준의 상승은 소득대비 전기지출액 비중을 증가시켜 개인이 전력가격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만드는 것(탄력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소득 증가 시 가격탄력성은 감소(-)한다는 결과(분석 2)를 얻었으며 이와 일치하는 선행연구가 존재한다. 고소득층은 소득대비 전기지출액 비중이 낮아 전력가격 변동에 둔감한 반응(비탄력적)을 보이는 반면, 저소득층은 전기지출액 비중이 높아 전력가격 변동에 민감(탄력적)한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가구특성과 관련해서는 분석2에서 가구원수 및 가구주 나이가 탄력성과 음의 관계(-)라는 결론을 얻었다. 가구원수가 증가하면 필수적 전력사용량이 증가하게 돼 가격인상에 대응해 전력사용량을 줄일 여력이 부족해지는 것(비탄력적)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가구주 나이가 많으면 가격변동과 상관없이 평소에 전기를 아끼는 성향을 가지고 있어 탄력성이 낮을 수도(비탄력적) 있을 것이다.

기타변수들에 대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분석2에 따르면 겨울은 타 계절 대비 가격에 비탄력적(-)인 것으로 나왔다. 선행 연구들에서는 겨울에 비탄력적(-), 여름에는 탄력적(+)인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또한 분석1에서 1인당 사용량을 설명 변수로 고려했으나 타 변수들과의 관계까지 종합적으로 고려 시 통계적으로는 탄력성에 영향이 없다는 결과를 얻었다.

❸ 요금인상의 효과 : 탄력성 변동 vs 고정

앞서 분석한 여러 가지 탄력성 결정요인 중 정책 당국이 결정 가능한 변수는 전기요금이다. 이번 장에서는 요금인상의 효과(전력수요량, 온실가스배출량 감소)가 탄력성 변화 경로를 통해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보겠다.

가. 분석 방법

분석2에 의하면 전기요금 1% 인상 시 가격탄력성은 0.0041 증가한다는 결과를 얻었지만 이는 전기요금의 작은 변화에만 적용되는 점탄력성 추정치다. 큰 폭의 전기요금 상승률에 이 값을 적용하여 판매량 예측을 한다면 예측오차가 커진다. 따라서 이번 연구에서는 예측오차를 줄이기 위해 탄력성변동(요금인상 시 탄력성 증가)을 반영한 경우의 수요곡선을 도출한 후 이 곡선 상에서 요금 요금인상 효과를 산출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구체적으로는 ①요금 1%를 연쇄적으로 변화시킬 경우, 각 경우마다 요금수준에 따라 변동된 점탄력성을 적용하여 도출되는 ②전력수요량을 계산한 후, ③각각의 요금과 수요량을 연결시켜 수요곡선(탄력성 변동 반영)을 도출했다.

여기서 요금변동의 출발점이 되는 기준 요금수준은 2019년 판매단가(105원/kWh)를 기준으로 전력수요량은 2019년 판매량(7만 2,639GWh)을 사용했다. 요금 1% 변동에 따른 새로운 요금수준에 적용되는 점탄력성은 분석2의 회귀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한 예측치를 사용했다.

또한 요금수준에 따라 변하지 않는 고정된 탄력성을 가정한 수요곡선도 추가적으로 도출해 요금인상 효과를 비교했다.

나. 분석 결과

앞 단계에서 도출된 2가지 전력수요 곡선(탄력성 변동 vs 고정) 상에서 요금인상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요금이 105원에서 117원/kWh으로 인상하는 경우 탄력성 고정 대비 변동으로 측정한 전력수요량(온실가스) 추가 감소량은 161GWh(7만 4,000tCO2)다. 요금이 105에서 144원/kWh으로 더 큰 폭으로 인상하는 경우에는 탄력성 고정 대비 변동으로 측정한 전력수요량(온실가스) 추가 감소량은 1,392GWh(63만 9,000tCO2)로 나타난 다. 즉, 요금인상으로 인한 수요량(온실가스 배출량) 감소 효과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고정 탄력성을 기초로 산출된 감소효과)보다 더 클 수 있는데 그 원인은 가격탄력성이 변동하기 때문이다.

❹ 높은 요금수준 下 요금제 수요관리 효과

AMI(지능형원격검침인프라) 보급의 확대 등으로 향후 다양한 동적요금제(TOU, CPP, RTP 등)의 확산이 예상되는 만큼 이번 장에서는 본 연구결과(요금수준에 따라 탄력성 변화)를 반영한 동적요금제 도입효과를 분석했다. 3가지 요금수준별(상황1, 2, 3)로 ①요금을 1% 상승시킬 경우의 수요관리 효과를 분석하고 이어서 대표적 동적요금제인 ②TOU의 도입을 가정한 수요관리 효과를 분석한다.

가. 요금수준별[상황1, 2, 3] 요금 1% 인상의 효과

요금 1% 인상 시 수요감소량을 계산하기 위해 각 상황별 기존 수요량(요금변화전 수요량)은 72.6TWh(2019년 판매량)로 가정한다. 요금수준이 높은 경우 1% 요금인상으로 인한 수요량 감소효과는 크게 나타나는데, 이는 가격탄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나. 요금수준별[상황1, 2, 3] TOU 도입의 효과

(1) 분석의 전제(가정)

3가지 상황별로 각각 TOU(A), (B), (C)가 도입됨을 가정한다. TOU(A)는 현재 한전이 참여 중인 TOU 시범사업 요금표를 활용했고 TOU(B) 및 TOU(C)는 TOU(A)와 단가 변화율은 동일하되 각각 상황2와 상황3의 요금수준에 맞게끔 상향조정된 요금표를 활용했다.

개인은 기준 요금수준과 TOU의 계시별 요금단가를 비교해 계시별로 수요반응(경부하 수요↑, 중간/최대부하 수요 ↓)함을 가정한다. 이때 개인의 수요반응은 분석2의 가격탄력성 예측값을 적용한다.

(2) 분석 결과

각 상황별로 TOU단가 변화율과 계시별 가격탄력성을 8,760시간 전력수요량에 적용해 수요관리 효과를 산출했다. 3가지 상황 모두에서 계통최대전력 및 전력수요량이 감소하며 그 감소분은 요금수준이 높을수록 커진다. 요금 수준이 높을수록 수요관리 효과가 커지는 이유는 가격탄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다만 해당 분석 결과는 전력 고사용자를 타겟으로 다소 요금이 높게 설정돼있는 시범사업용 TOU를 적용했기 때문에 전력수요량 및 최대전력 감소분을 과대 추정하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번 연구의 목적은 가격탄력성의 변화에 따른 차이를 보고자 함이므로 결과해석에 있어서 감소분의 절대적 수치보다는 상황 1, 2, 3간의 상대적 차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❺ 시사점

가격탄력성은 문헌별, 국가별로 편차가 있으며 이를 결정하는 주요요인은 요금수준, 소득수준 등이 있음을 살펴봤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결과는 요금수준 증가 시 가격탄력성(절대값)은 증가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가격탄력성(0.375)은 OECD 평균(0.473) 대비 낮은 수준인데 향후 요금정상화(상승)가 이뤄진다면 가격탄력성도 같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 결과(요금상승 시 탄력성 증가)를 반영한 경우의 요금인상 효과, TOU도입 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두 가지 시뮬 레이션을 수행했다. 첫 번째 시뮬레이션 결과 주택용 요금 수준 정상화(상승)로 인한 전력수요 및 온실가스 감축효과는 탄력성 변화(증가)를 반영하는 경우 더 커지는 것을 확인했다. 통상적으로 탄력성을 고정된 것으로 보고 감축량을 계산하지만 이는 탄력성 변동을 반영하지 못한 값으로 요금인상의 수요량(온실가스) 감축효과를 과소추정하게 됨에 주의해야 한다. 두 번째 시뮬레이션에서는 요금수준별 TOU의 수요관리 효과를 측정했는데 요금이 정상화된 후에는 높아진 가격탄력성으로 인해 TOU의 수요관리 효과(최대전력 감축)가 더욱 커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한편 가격탄력성은 환경변화(요금, 소득, 가구특성 변화 등) 에 따라 그 값 자체가 변동하므로 오래전 문헌에서 보고하는 추정치를 사용하여 판매량 변화 예측 시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최신정보를 반영한 주기적인 가격탄력성 추정을 통해 요금조정에 따른 판매량 예측 오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지난해 요금조정 역시 가격탄력성의 변화를 초래했을 것이므로 예측의 신뢰성 담보를 위한 가격탄력성 재추정이 바람직하다.

신뢰도 높은 탄력성 연구 바탕으로 요금의 가격시그널 기능 등 국가차원 에너지 이용 효율화를 위한 요금정책 실행의 객관성과 대외 수용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특히 향후 다양한 동적요금제(TOU, CPP, RTP 등)의 확산이 예상되는 만큼 탄력성 등 소비자 행태변화에 대한 신뢰도 높은 예측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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