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대 에너지산업의 미래를 논하다
기후위기시대 에너지산업의 미래를 논하다
  • 이훈 기자
  • 승인 2020.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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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의원실 - 대한전기협회 , 제2차 전력정책포럼 개최
기후위기시대 에너지전환 역할 모색 … 대응방안 등 토의 이어져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로 죽어가는 지구를 살리기 위해 에너지산업에서도 기후위기를 좀 더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전기협회는 지난달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실과 공동으로 ‘기후위기시대 에너지산업의 미래를 논하다’란 주제로 2020년 제2차 전력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기후위기시대 에너지전환의 역할과 에너지신산업의 기회와 도전, 전력산업의 영향과 대응방안 등에 관한 심도 있는 토의가 이어졌다.

분산전원 증가로 인한 배전망 설계 재검토 필요
코로나19, 전력산업에 큰 영향 줄 것 … 에너지 수요 감소 전망

박호정 고려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포럼에는 최종웅 인코어드테크놀로지 대표, 박민혁 한전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이상준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 이서혜 E컨슈머 연구실장,
김윤성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책임연구원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제일 먼저 ‘에너지 신산업의 기회와 도전’이란 주제로 발표에 나선 최종웅 인코어드테크놀로지 대표는 태양광 · 풍력 등 분산전원 증가에 대한 배전망 설계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중앙집중식 전력회사는 재정적인 불확실성에 직면해 책임을 져야 할 업무의 양과 범위에 영향을 받게 된다”며 “점차적으로 책임져야 할 의무와 안전에 대한 자금 조달 및 실행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에 따르면 미래 분산에너지 시스템의 변화로 △기저 발전의 감소 △예비력의 감소 △계통 이용률 감소 △안정도 감소 △계통 운영비 증가 △재생에너지 공급과 수요의 지리적 불일치 등의 문제점에 직면하게 된다. 이를 위해 최 대표는 “가변적인 신재생에너지를 전력 시스템에 통합하기 위해서는 솔루션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미래를 대응하기 위해 변화된 환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의 발표 이후 뉴노멀시대 전력산업 영향과 대응이란 주제로 박민혁 한전 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의 발표가 이어졌다.

박 연구원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제위축이 전력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환율 상승을 비롯해 금리와 유가가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 경제침체로 이어져 에너지 수요 또한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국제에너지기구(IEA) 조사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에너지 수요는 전년 대비 6%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70년 동안 가장 큰 폭의 감소로 지난 2009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7배나 높은 수준이다.

그는 “전 세계 에너지 수요 감소로 올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8%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석탄 · 석유 등 화석연료 수요는 줄어드는 반면 재생에너지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의 지속가능한 미래 사회를 위해 환경과 에너지부문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전력산업은 경제위기와 기후위기 해결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그린뉴딜 사업을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재생에너지 사용량 증가 … 에너지전환 그린뉴딜 목표에 부합
에너지효율 높이는 기술 개발 및 소비자가 수용하는 정책 필요

이상준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그린 뉴딜과 에너지 전환의 역할’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에너지전환은 그린뉴딜과의 연속성을 가지며 목표에 부합하다”고 의견을 보탰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총 에너지 및 최종소비는 코로나19 영향으로 2년 연속 감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연구원은 “2020년 화석연료의 수요감소가 두드러지고 재생에너지는 사용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일한 에너지원”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당시 에너지 소비가 감소했지만 경기회복 이후 다시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 또한 급증했다”며 “과거와 같은 사태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그린뉴딜을 통해 에너지부문의 저탄소 이행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어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 등 제도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그린뉴딜을 활용해 정의로운 전환 가치를 달성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서혜 E컨슈머 연구실장은 에너지 전환과 소비자 역할이란 주제로 전력 소비자의 관점에서 발표를 이어나갔다. 이 실장은 “일반 소비자들은 전기요금에 민감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대한전기협회와 E컨슈머가 전기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화력발전소와 원자력 발전소 축소에는 각각 69%, 65% 찬성했지만 에너지전환에 따라 요금을 더 낼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더 내지 않겠다’는 답변이 ‘더 내겠다’는 답변보다 많았다.

이 실장은 “설문조사 결과 일반 소비자들은 가정 내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태양광을 설치해 요금을 줄이는 것을 선호한다”며 “가정용 태양광 설치비용 및 절차에 대한 홍보를 보다 강화하는 동시에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해 이를 수용하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김윤성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코로나19 시대 재생에너지 활성화 전략’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김 연구원은 “재생에너지 투자비용은 매년 낮아지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규모의 경제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할 대안으로 재생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단기 및 중장기 대책을 제안했다.

이어 “단기대책으로 공공성을 갖춘 대규모 재생에너지 개발계획을 설계하고, 발전원가의 투명성을 높이도록 해야한다”며 “또 중장기 대책으로 지역 벨류체인 구축을 통해 일자리창출과 연계시키는 한편 에너지시스템이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에서 회복탄력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탄소중립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훈 기자 hoon@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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