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코로나시대, ‘사이다’ 같은 中企 지원시스템이 절실하다
힘든 코로나시대, ‘사이다’ 같은 中企 지원시스템이 절실하다
  • 전태원
  • 승인 2020.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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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원 ㈜에스엠텍 대표이사

코로나로 힘든 시기인 요즘,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대표들에게 “요즘 회사 상황은 좀 어때?” 하고 질문을 던져봤다. 역시나 돌아오는 대답은 밝지 않다. 아마 다른 누군가가 내게 질문한다면 필자의 대답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중소기업 대표로 살아온 지 어느덧 15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적지 않은 우여곡절을 겪은 후 지금 이 자리까지 왔다. 주위의 격려와 성원 속에 창업을 하며 성공 가도를 달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모든 것이 쉽지 않았다. 매 순간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대다수 중소기업이 필자와 같이 어렵고 힘든 환경에서 경영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건비와 관리비를 포함한 운영비는 겨우 맞춘다고 해도 앞으로 회사를 먹여 살릴 신제품에 대한 기술개발과 인재육성은 생각도 못 한다. 하루하루를 버티는 것에만 급급하다 보니 내일을 준비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아마 많은 중소기업인이 이 말에 공감할 것이다.

하지만 중소기업도 무조건 정부의 보호만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자생력을 갖추기를 희망한다. 가장 절실한 것이 미래를 좌지우지할 기술개발이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에서 중소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금융과 인력 등 모든 자원이 대기업 위주인 경제구조에서 중소기업에 힘을 실어주자는 목소리는 허울 좋은 소리로만 들려오는 것이 현실이다.

중소기업인으로서 가장 절실히 바라는 것은 지원시스템의 변화다. 우수한 신규 아이템을 가지고 있더라도 기술개발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과 설비,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이 때문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동료 중소기업인들이 많다. 연구개발 지원사업에 과제를 신청하더라도 높은 경쟁률 때문에 선정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많은 기업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사업을 더욱 다양화하길 바란다. 지원시스템은 크게 변하는 것도 없는데 중소기업을 살리자는 말만 되풀이하는 것은 중소기업인들의 사기를 더욱 저하시킬 뿐이다.

복잡하고 까다로운 행정절차 역시 기술개발을 더디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 지원을 받더라도 단계별로 소관하는 정부 부처가 달라 부처별 매뉴얼에 맞는 보고서를 작성하다 보면 법률 전문가가 되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종종 들 때가 있다. 특히 행정절차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기술개발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되는 것을 경험한 적도 있다. 그러므로 각 중소기업의 업종과 현장 특성을 파악한 현실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진정한 기술개발이 가능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중소기업 지원조직의 확대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강력한 중소기업 정책 추진을 위해 벤처 중기부의 역할과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 또 형식적인 전문가가 아닌 실무경험을 갖춘 전문가를 통해 중소기업별 맞춤형 지원시스템을 구축한다면 분명 중소기업들의 피부에 와닿는 지원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더불어 부처별로 흩어져 있는 지원업무를 한곳으로 통합해 관리하는 컨트롤타워가 마련된다면 행정절차가 보다 간소화될 수 있다. 그에 따라 기술개발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요즘처럼 힘든 코로나 시대에 ‘고구마’와 ‘사이다’라는 단어를 자주 쓴다. 먹으면 목이 막히는 고구마가 지금까지의 중소기업 지원시스템이라면 막힘없이 원스톱으로 시원하게 뚫리는 사이다와 같은 지원 시스템이 마련되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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