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터빈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다
가스터빈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다
  • 이훈 기자
  • 승인 2020.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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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 석탄 발전 축소 … LNG발전 확대 전망
가스터빈 전량 해외 도입 … 에너지안보 위협

국내 전력 공급 환경에 LNG발전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석탄발전에 비해 온실가스를 60% 이상 감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 확정 예정인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원자력 및 석탄발전은 점차 축소되는 반면, 재생에너지와 LNG 발전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LNG 복합발전의 경우 단기적인 필요성에 따라 급하게 건설되다 보니 가스터빈 등 에너지 기기는 모두 해외에서 도입됐다. 이로 인해 막대한 외화 유출이 발생했고 코로나19로 인한 국가 간 이동 제한으로 에너지 안보마저 위협받고 있다. 이에 지난달 국회에서는 송갑석 의원실 주최로 정부, 학계, 연구계, 산업계 전문가들이 모여 가스 터빈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LNG발전, 석탄발전 대비 온실가스 60% 이상 감축 효과
Big3 업체, 세계 시장 85% 점유 … 국내 158기 모두 해외 도입

이번 토론회의 시작은 손정락 표준 가스복합 개발 사업화 추진단장(R&D전략기획단 에너지산업MD)의 ‘국내 가스터빈산업 혁신성장 추진전략’이라는 주제 발표로 시작됐다. 손 추진단장은 “LNG발전은 석탄 발전에 비해 온실가스를 60% 이상 감축시킬 수 있는 친환경 발전 방식”이라며 “당면한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지난 100년간 인류가 의존해 온 화석연료 발전의 마지막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손 추진단장에 따르면 온실가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청정발전 수요의 증대가 예상되며 2030년부터는 LNG발전이 세계 에너지 수요 2위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역시 석탄 및 원자력 발전은 감소하며 LNG발전량은 17%에서 19%로 전망된다.

LNG발전의 핵심인 가스터빈 시장은 GE, 지멘스, MHPS 등 빅3 업체가 전 세계 시장의 85%를 점유하고 있다. 국내 발전용 가스터빈 158기 역시 모두 해외에서 도입됐으며 GE가 40기로 가장 많다.

손 추진단장은 “국내 LNG 발전 시장은 해외 제조사들의 신제품 성능 검증과 홍보를 위한 테스트베드로 전락해 버렸다” 며 “별다른 대책이 없으면 이 같은 상황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의견을 내비쳤다. 이어 “전 세계 LNG 복합발전용 가스터빈 신규 수요는 2040년까지 연간 92기가 요구될 정도로 증가할 것”이라며 “빅3 체계는 2032년까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손정락 단장 “표준화로 해외 의존도 줄여야” 
2030년까지 20조 원 시장 창출 … 기술지원센터 설립 필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손 추진단장은 우선 LNG복합발전 표준화로 국내시장의 해외 의존도를 줄이자고 제안했다. 그는 “국내에서 석탄 · 원자력 발전소들은 설계 및 기자재 구매 규격을 표준화해 동일한 성능과 형태로 반복적으로 건설해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례로 표준 석탄화력은 보령 3 · 4호기 준공 이후 동일한 형태의 발전소들이 20여 년에 걸쳐 20개 건설됐으며 한국 표준형 원전도 울진 3호기 준공 이후 10개가 건설돼 운영 중이다.

손 추진단장은 “발전사들은 수십 년에 걸쳐 표준화된 발전 소들의 운영 경험을 축적해 발전소 운영 기술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다”며 “국내 발전설비 제조사들도 장기적인 발전소 건설 계획을 기반으로 발전설비 국산화를 위한 기술적 완숙도를 높여 왔다”고 말했다.

그는 LNG복합발전 표준화와 함께 기술 인프라 강화를 위 한 가스터빈 기술혁신 플랫폼 구축의 필요성을 필요성을 주 문했다. 손 추진단장은 “국내 가스터빈 초기 진입 시장을 기반으로 해외 확대 시 2030년까지 20조 원 시장이 창출된다”며 “가스터빈 기술지원센터 설립으로 석탄에서 LNG 발전 전환의 기술 지원과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내 복합화력 생태계의 생존과 기술력 자립을 위해 복합화력 초기 시장 진입과 지속성 유지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이근대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광열 두산중공업 상무, 김영남 한국서부발전 처장, 조 형희 연세대학교 교수, 정의석 한국로스트왁스 대표, 안완기 경남테크노파크 원장 등이 참여했다.

공기업 역할 중요 … 표준화 참여 유인책 필요 
김영남 처장 “서부발전, 테스트베드 주체 적합”

‘LNG복합발전에 대한 정부의 정책지원 방안’이란 주제로 토론에 참여한 이근대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초기 시장 구축 등의 가스터빈 산업의 표준화 노력에 동참하는 경제주체, 특히 공기업에 대한 동기 부여 등 유인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영남 한국서부발전 처장도 후속 가스터빈 모델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이를 실증하는데 발전공기업의 역할이 중요 하다고 강조했다.

김 처장은 “민간기업보다는 공기업이 상대적으로 고장이나 실패에 따른 위험부담을 분산시킬 수 있고 실제 사용자 가 실증에 참여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검증이 가능하다” 며 “가스터빈 개발 이후 실증에 따른 위험을 감수하면서 에너지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최종 사용자인 발전공기업의 주도적 참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김포열병합발전을 통해 ‘한국형 복합화력’ 실증에 착수한 서부발전이야말로 향후 새롭게 개발하는 가스터빈 모델의 테스트베드 주체로서 가장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서부발전은 김포열병합발전에 두산중공업이 개발한 가스터빈을 도입해 실증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두산중공업 과 선제적으로 차세대 한국형 복합화력 발전소를 구축하기로 했다. 중 · 장기적으로 차세대 가스터빈 모델을 개발해 국내에 보급할 뿐만 아니라 관련 분야 중소기업 육성, 해외시장을 개척해 수출하는 방안까지 담고 있다.

민간기업, 정부 지원 필요 … 연구 인력 양성 필요
中企 “일감 부족으로 기술 유지 및 인력 이탈 걱정”

김 처장은 “고효율, 대용량 가스터빈의 후속모델 개발이 늦 어질 경우 우리나라는 또 다시 외국기술에 종속될 수밖에 없고 가스터빈 수입에 따른 국부유출이 우려된다”면서 “하루 빨리 글로벌 수준의 가스터빈 기술을 확보해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줄이고 실증운전을 통해 성능검증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가스터빈 생태계의 활성화와 세 계시장 진출을 위해 서부발전이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광열 두산중공업 상무는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상무는 “미국, 유럽 및 일본은 환경보호(저탄소 배출), 기술경쟁력, 에너지 안보를 위해 현실적인 대안인 가스터빈 기 술개발을 국가차원에서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선진국에서는 국가 전략기술로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따라서 에너지 안보를 위해 가스터빈 원천기술 국산화 개발에 대한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기술개발 정부차원의 계 획수립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개발초기 단계인 국내 생태계를 육성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양산 물량 확보를 위해 구체적인 실행방안과 정책개발이 요구된 다”고 의견을 내비쳤다.

정의석 한국로스트왁스 대표는  “200개 이상의 국내 중소기 업들이 길게는 20년 짧게는 지난 6년 동안 가스터빈 관련 기술개발과 인력양성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일감이 없어 어렵게 개발한 가스터빈 관련 기술 유지와 기술인력 이탈을 걱정해야 할 처지”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가스터빈 산업은 기존 국내 기간산업처럼 수백 개 의 우수한 중소기업을 필요로 하는 산업”이라며 “향후 최소 30년 이상 지속가능한 성장 산업으로 유럽에서와 같은 강한 중소 백년기업들이 많이 생겨날 수 있다”고 전했다.

조형희 연세대학교 교수도 “미국은 ATS program 및 New ATS program 등을 통해 가스터빈 핵심기술에 약 4억 달러 규모(4,788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했으며 일본은 Moon Light project및 New Sunshine project로 가스 터빈 핵심기술에 약 160억 엔 규모(1,814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했다”며 “각국은 정부의 지원 속에서 가스터빈산업 선진국으로서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 선진국의 가스터빈 기업 종사자를 보면 현재 GE(미국)의 인력 수는 약 20만 명, MHPS(일본)의 인력 수는 약 3만 명이지만 두산중공업(한국)의 인력 수는 약 7,000명(원자력, 석탄 화력 종사인력 포함, 가스터빈BG는 300~400명)”이라며 “가스터빈 산업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가스터빈 전문 지식을 지닌 연구 인력을 양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훈 기자 hoon@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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