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물론 선박, 발전소까지’ … 수소 대중화 시대 현실로 다가온다
‘차는 물론 선박, 발전소까지’ … 수소 대중화 시대 현실로 다가온다
  • 이훈 기자
  • 승인 2020.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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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산업, 2050년 되면 年 2조 5,000억 달러 매출 · 누적 3,000만 개 일자리 창출
트럭 · 전기열차 등 다양한 모빌리티 확대 … 친환경 발전설비로 각광

최근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관심 증가와 기존 화석 연료에 대한 대체재로 수소가 떠오르고 있다. 맥킨지에 따르면 세계 수소시장 규모는 2017년 1,292억 달러에서 연평균 6% 성장해 2025년 2조 5,000억 달러 매출, 누적 3,000만 개의 일 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수소시대를 선점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며 수소 대중화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수소전기자동차, 상용차 시장으로 확대 
현대자동차, 수소전기트럭 수출

수소에너지는 모빌리티 분야에서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이 미 수소전기자동차는 상용화가 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현 대자동차는 넥쏘 인기에 힘입어 수소전기차 출시 7년 만에 글로벌 누적판매 1만 대를 돌파했다.

넥쏘는 출시 첫 해인 2018년 966대가 팔렸고 지난해에는 4987대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올해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상반기에 총 3,292대가 판매됐다. 이중 해외 판매량은 680대로 이미 지난해 연간 해외 판매량(793대)에 육박한다.

상용차 시장 역시 수소연료로 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현대차는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 기반 대형트럭을 양산했 다. 지난 7월 전라남도 광양시 광양항에서 수소트럭 ‘엑시 언트 수소전기트럭(Xcient Fuel Cell)’ 10대를 선적해 스위 스로 수출한 것이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은 현대차의 대형트럭 엑시언트를 개조한 것으로 디젤 엔진과 변속기 대신 수소연료전지와 고압을 견딜 수 있는 수소 탱크, 전력공급 관리를 위한 배터리 등을 탑재한다. 넥쏘에 사용됐던 수소연료전지 2개가 탑재돼 총 190kW 출력을 낸다. 구동모터는 350kW 출력이며 마력으로 환산하면 최대 476마력(ps)에 달한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400km다. 수소충전에 걸리는 시간은 8~20분이다. 현대차는 스위스 수출을 시작으로 노르웨이, 독일, 네덜란 드, 오스트리아 등 공급지역을 유럽 전역으로 확대하고 나아가 북미 상용차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현대로템, 수소전기트램 개발 中 
2021년 성능시험 플랫폼 개발 목표

자동차뿐만 아니라 수소에너지는 다양한 모빌리티의 연료로 확대되고 있다. 독일에서는 기존에 운영하던 디젤전동차를 대체한 수소전기열차를 2018년부터 운행하고 있다. 수소전기열차가 갖는 대표적인 이점은 물 이외의 오염물질 배출이 없는 친환경 교통수단이라는 것이다.

디젤기관차 대신 수소기관차를 활용 시 탄소 배출량을 50% 이상 저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5년 파리기후협정 체결로 온실가스 감축의 필요성이 커지고 국내에서도 탄소배출제로 기존 노후 디젤철도차량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철도 차량에 대한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도 수소전기열차가 대안으로 언급되는 이유다.

수소전기열차는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전기로 움직이는 일반 전동차의 운행을 위해서는 전차선, 발전소 등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 것에 비해 수소전기열차는 수소 연료전지가 독립적인 동력원이라 전차선이 필요 없고 기존 전동차에 비해 별도 인프라 구축비용이 적다. 전차선 건설 비용만 km당 24억 원 가량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 된다.

현대로템은 이러한 수소전기열차 수요에 대응해 우선적으로 수소전기트램 개발을 진행 중이다. 2018년부터 연구기 획을 시작해 2019년 현대자동차와 수소전기열차 개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현대자동차에서 개발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현대로템이 개발한 트램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수소전기트램 개발 추진하고 있다.

수소전기트램 개발을 위해 현대로템은 현대자동차로부터 공급받은 수소전기버스용 수소연료전지 모듈을 시험차량 에 적용한 후 다양한 동력 분배 제어와 주행 제어 알고리즘을 시험 중이다.

현대로템은 자동차용 연료전지를 철도차량에 적용해 효율 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통합제어 시스템 개발을 비롯해 핵 심 전장품인 인버터, APU, PMSM과 수냉각 통합모듈을 개발하고 있으며 철도차량에 대용량 수소를 적재하기 위한 철도차량용 수소저장 탱크 모듈도 함께 개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대로템은 2021년까지 성능시험 플랫폼을 개발한 후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본격적인 주행시험을 실시해 수소전기트램의 핵심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로템의 수소전기트램은 수소연료전지와 전기 배터리 조합의 혼합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수소연료전지 동작 과정 에서 공기정화 기능이 있어 공해배출이 전혀 없으며 도심 공기 정화 효과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로템 수소전기트램 1편성이 1시간을 운행하면 약 800㎍(마이크로그램)의 미세먼지를 정화할 수 있으며 성인 107명이 1시간 동안 소비 가능한 107.6kg 가량의 청정공기를 생산하게 된다.

또 수소연료전지 및 수소탱크, 냉각시스템을 모듈화해 차량 지붕에 탑재하기 때문에 저상형 구조 실현으로 최적의 공 간효율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저상형 구조는 차량 바닥의 높이가 낮아 일반 승객은 물론 휠체어, 유모차 등 교통 약자의 승하차가 편리한 장점이 있다.

수소소형선박 조감도. 빈센 제공

수소로 물 위를 달리다 
빈센, 수소연료추진시스템 적용 소형선박 개발

2017년 설립된 친환경 소형선박 전문제조업체 ㈜빈센은 전기추진소형선박과 수소연료전지추진시스템을 적용한 소형 선박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국내시장에는 약 9만 척의 소형선박(레저선박포함), 전세계적으로는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노르웨이, 스웨덴 등에서 약 1,794만 척의 레저보트가 운영되고 있다.

이 소형선박의 대부분은 약 500마력을 내는 일본산 디젤 엔진을 장착하고 환경과 화재에 치명적인 FRP선박건조로 이루어져 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환경보호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국제 해사기구 IMO(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에서 해양 환경 오염방지협약(MARPOL)이 강화됐고 대기오염과 기후변화의 주범인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 온 실가스배출에도 규제가 점차 강화되고 있다. 이에 대한민국에서도 지난 1월 ‘환경 친화적 선박의 개발 및 보급촉진에 관한 법률’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정부기관은 2030년까지 공공선박을 모두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줄이는 전기추진 또는 하이브리드 친환경선박으로 전환할 예정이며 민간선박의 ‘친환경선박’ 발주시에는 지원금이 지급된다.

빈센은 선박용 전기추진장치, 선박용 수소연료전지 공급 장치, 전기 추진 레저보트 디자인 등에 대한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또한 울산시 ·강원도에서 진행 중인 수소연료전지 추진시스템 소형선박개발 및 제작 연구개발과제 2021년까지 진행 중이며 TIPS(민간투자 주도형기술 창업 지원프로그램)에서 진행 중인 ‘400마력(300kW) 이상 추진력을 가진 미래형친환경전기추진보트개발’에 대한 과제 등 다양한 과제를 수행 중에 있다.

효성, 2022년까지 밸류체인 구축 
수소연료전지 발전, 친환경 발전설비 증가

효성은 세계적인 산업용 가스 전문 기업 린데그룹과 손잡고 2022년까지 총 3,000억 원을 투자해 액화수소 생산, 운송 및 충전시설 설치와 운영을 망라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한다.

효성이 보유하고 있는 울산 용연공장 내 부지 약 3만㎡(약 1만 평)에 액화수소플랜트를 신설한다. 이는 연산 1만3,000톤 규모, 즉 승용차 10만 대가 사용 가능한 물량으로 단일 설비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완공된 이후 이곳에서 생산된 액화수소는 차량용뿐 아니라 드론, 선박, 지제차 등 다양한 모빌리티 분야에 사용된다.  또 완공 시점에 맞춰 전국 주요 거점지역에 120여 개의 수소충전소(신설 50곳, 액 화수소충전설비 확충 70곳)도 구축할 예정이다.

수소연료전지 발전도 친환경 발전설비로 떠오르고 있다. 연료전지 발전은 발전 과정에서 효율이 높고 소음이 적다. 또한 수소와 공기 중 산소의 전기화학적 반응으로 전기를 생 산해 미세먼지의 주요 물질인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 (SOx), 분진 등이 발생하지 않고 미세필터를 통해 초미세먼지까지 걸러낸다. 특히 태양광, 풍력 등 다른 신재생에너지에 비해 안정적으로 전기 생산이 가능하고 설치 면적당 발전량이 크다.

두산퓨얼셀과 한화에너지, 한국동서발전 등은 지난 2018년 1월 특수목적법인인 대산그린에너지를 설립하고 충남 서산시 대산산업단지에 50MW급 대산 수소연료전지발전소를 건설했다. 이 발전소는 지난 6월부터 본격적인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충남 지역의 약 16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연간 40만 MWh 규모의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한화토탈 대산공장의 방향족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활용하는 대산 수소연료전기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은 한화토탈 제2변전소를 통해 계통 연계된다. 전기 생산과정 중 부산물로 나오는 연간 약 4만 톤의 물은 한화토탈 공정에 사용된다.

두산퓨얼셀은 지난 2017년 5월부터 전라북도 익산에 생산 공장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440kW 연료전 지를 연간 168대(총 74MW)까지 생산할 수 있다. 특히 3년 여의 개발 기간 중 46개 협력사가 참여해 분리판, 슈퍼모듈 등 주요 부품을 98% 국산화했다.

수소연료전기 발전사업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동서발전은 지난 4월 현대자동차, 덕양과 ‘수소연료전 지 발전 시범사업 MOU’를 체결하고 울산 화력발전소 내에 1MW급 연료전지 발전설비를 구축해 시범사업을 진행하 기로 했다.

한국중부발전은 두산, SK건설과 함께 부생수소 연료전기 발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 석유화학단지에서 나오는 부생수소를 활용하며 시범설비를 1년간 운영하고 20MW 규모의 수소연료전지로 확대할 계획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전 세계적인 청정에너지로의 전환 추 세에 따라 본격적인 수소경제 성장기 진입을 앞둔 지금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정부도 수소경제 컨트롤타워 역할 을 하는 ‘수소경제위원회’를 조기 출범하는 등 필요한 조처 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훈 기자 hoon@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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