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안전 생활화, 국민 모두 자발적으로 나서야”
“전기안전 생활화, 국민 모두 자발적으로 나서야”
  • 이훈 기자
  • 승인 2020.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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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류인희 한국전기안전공사 안전이사

올해 여름 유례없이 긴 장마와 폭우로 최악의 물난리까지 겪게 됐다. 수해 복구를 위해 여러 기관들이 수해현장으로 달려가 복구를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한국전기안전공사 역시 수해현장에 내려가 피해 가옥에 대한 특별 전기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침수 주택 청소, 토사 제거 등 피해복구를 위해 힘을 쏟았다. 앞서 한국전기안전공사는 ‘2020 국가 재난관리 유공’ 정부포상 전수식에서 대통령 단체표창을 수상했다. 국가 재난안전 책임기관으로서 각종 재해 재난 사고 예방과 국가 안전정책을 적극 지원하고 재난 발생 시 신속한 대응으로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앞장 서온 공로다. 또한 시기별 전기안전 대책을 수립해 취약시설에 대한 특별점검은 물론, 소방청 화재안전특별조사 참여, 에너지 취약계층 안전복지망 구축 등 재난안전사고 예방에 힘써온 노력도 인정받았다. 

전기안전공사 직원들이 홀몸어르신가구 등 취약세대 대상 전기안전 현장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전기안전공사 제공

 

전기, 필수 에너지원 … 재해 피해 규모 점차 커져

전라북도 완주 한국전기안전공사 본사에서 만난 류인희 안전이사<사진>는 사장 주재 회의 참석을 시작으로 피해 복구를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잠깐 짬을 내 의자에 앉은 류 이사는 전기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말문을 열었다.

“전기는 오늘날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국민 삶의 질을 높여주는 일은 물론, 국가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과학기술 발전으로 산업 규모가 꾸준히 확대되면서 전기 · 전력 자원 의 수요와 공급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정전과 화재, 감전 등 전기로 인한 사고가 많아지고 재해 피해 규모 또한 갈수록 커지는 이유입니다. 전기의 유용성과 위험성을 늘 함께 인식하고, 전기안전의 생활화에 국민 모두가 자발적으로 함께 나서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국민은 ‘안전은 불편하고 비용이 드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안전은 의무와 책임을 전제로 한 보상입니다. 안전 확보를 위해 수반되는 불편이나 비용을 ‘손해’로 여기지 않고 나와 내 가족, 우리 공동체를 위한 ‘투자’로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류 이사는 전기안전의 중요성과 함께 일상생활에서 가장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안전요령들도 귀띔했다. 류 이사에 따르면 전기화재 예방을 위해서는 한 달에 한 번 씩 정기적으로 누전차단기를 점검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누전차단기는 집안 배선에서 전기가 샐 경우 이를 감지해 전기를 자동 차단해주는 장치로 현관 앞에 있는 분전반을 열고 차단기 시험버튼을 눌렀을 때 ‘딱’ 하는 소리가 나면서 스위치가 내려가야 정상이다.

또한 자주 사용하지 않는 전기제품의 전원 플러그는 항상 빼어놓고 콘센트에 쌓인 먼지를 정기적으로 청소해주는 습 관도 필요하다. 여름철 사용량이 많은 에어컨 등 냉방기기는 차단기의 정격용량을 초과해 과부하 되지 않도록 주의 해야 한다.

“특히 감전사고의 경우 전기안전수칙 생활화가 첫째가는 예방책입니다. 무엇보다 전기제품을 젖은 손으로 만지는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종종 가전기기에 손을 댈 때 찌릿찌릿해지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데 이는 기기나 전선에서 누전이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인 만큼 즉시 차단기를 열고 공사로 신고해주시기 바랍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ICT 기반 융복합 기술 활용

지난 7월 취임한 류 이사는 1987년 전기안전공사에 입사 한 후 30여 년을 재직하며 전기안전교육원장, 대전충남지 역본부장, 안전관리처장, 기획혁신처장 등의 요직을 두루 맡아왔다.

“평소 기관 임원의 역할이란 조직 구성원들이 일선 현장에서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 주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최고경영자가 합리적이며 효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보좌함으로서 경영성과를 극대화 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자 책임일 것입니다. 공사의 지속가능한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류 이사는 우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전기안전 서비스를 확대하고 공사 특성에 맞는 안전경영 체계를 확립해 나갈 예정이다.

“긴급출동 고충처리 대상의 전 국민 확대에 따라 조직과 예산을 정비하고 장애인 공동주거시설 전기설비 개선사업을 지속 추진하여 전기재해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확보해나갈 것입니다. 또한 안전관리 및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을 강화해 우리사회에 안전문화가 더욱 깊이 뿌리내리도록 힘쓰겠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정보기술(ICT) 기반 융복합 기술을 활용한다. 실례로 고객을 직접 방문해 점검하는 대면방식을 IoT(사물 인터넷) 기반의 실시간 감시체계로 전환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며 전기설비 검사 · 점검 빅데이터의 체계적 관리 및 대국민 정보 제공을 위한 ‘스마트 e-행정시스템’ 도 조기에 구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전기재해 예방 컨트롤타워 ‘전기재해종합분석센터’ 구축

이와 함께 국내 유일 전기재해 예방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 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현장중심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직원 직무역량도 강화한다. 전북 정읍에 전기재해종합 분석센터(실증단지)를 구축해 전기재해의 명확한 원인규명과 분석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라 급격히 늘어나는 태양광, 에너지저 장장치(ESS) 설비 등에서 최근 화재사고가 발생하고 있지만 전기재해 전문 분석기관이 없어 체계적인 대응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실제 전기화재의 30% 이상에 대한 원인규명이 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사고재발 대책수립이 곤란했습니다.”

국내 최초 전기재해 전문 분석기관인 전지재해종합분석센터는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 설비 등에서 발생하는 화재에 대한 정확한 원인규명 작업을 수행할 수 있어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읍실증단지는 크게 A~D존의 4개 구역으로 분리된다. A존에는 신재생에너지 전기안전 클러스터가 들어서 있으며 새로 만드는 전기재해종합분석센터는 B존에 위치하게 된다. 현재 설계 작업이 진행 중으로 연내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현장 니즈를 반영한 교육과정 설계, 다양한 실습 설비를 확충해 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정읍 新교육원 건립 도 차질 없이 준비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한국전기안전공사는 ‘가치 다하기 경영’을 토대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그동안 공사의 숙원사업이었던 전기 안전관리법이 제정됐고 국가 재난관리 추진 유공을 인정받아 대통령 단체표창 수상,  2019년 정부경영평가 등급 상향(B등급) 등 그간 공사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류 이사는 이 같은 성과에 안주하기에는 앞으로 풀어가야 할 일이 많다며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전기안전관리법 제정에 따른 시행령 등 후속조치 마련, 전기안전관리대행사업의 민간 이양, 정기점검 업무방식의 개 선, 검사업무 처리방법 개선,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조직문화 혁신 등 하나하나가 다 경영진과 노동조합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할 사안들입니다. 지난 34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심 없이 공사 발전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하겠습니다.” 

이훈 기자 hoon@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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