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웃이 에너지바우처 제도를 알길 바라며”
“많은 이웃이 에너지바우처 제도를 알길 바라며”
  • 김현재
  • 승인 2020.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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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재 에너지복지시민서포터즈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서 취약계층에게 식사를 배달하는 배달청년 봉사활동을 했었다. 옥탑방에서 선풍기 1대로 버티거나 지하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등 열악하고, 고독한 환경 속에서 거주하는 어르신이 많았다.

배달청년으로 활동하면서 우리 주위에는 도움이 필요한 이웃이 많다는 걸 체감했다. 이런 경험을 통해 평소 최대한 많은 이웃이 에너지바우처 제도에 관해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대한전기협회에서 주관하는 에너지복지시민서포터즈(이하 서포터즈)에 활동에 참여하게 됐다.

두 번으로 나뉘어 진행된 서포터즈 캠페인 활동은 항상 가지고 있던 생각과 일치했다. 쪽방촌에 거주하는 이웃을 위해 에너지바우처 제도를 소개하는 활동이었다. 쪽방촌 사람은 전기요금, 난방요금을 1/세대수로 나누어 계산하기 때문에 기존의 에너지바우처 제도 지원에 한계가 있었고 이걸 예방하고자 환급형 바우처 제도를 운영 중이라는 사실을 전하는 것이 목표였다.

문제는 코로나19였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대면홍보가 힘들어졌다. 낯선 사람과 대화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에너지바우처 제도의 사용 방법을 제대로 알릴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컸다. 또 쪽방촌 주민 중 서포터즈를 경계하는 경우라도 생긴다면 에너지바우처 제도를 설명하기도 전에 대화조차 힘들 거란 생각에 조금은 불안했다.

이날 처음만난 서포터즈들은 서로 인사하며 어색함을 풀어나가려 했고 짧은 순간이었지만 열심히 임해야겠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으며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물품 제작을 시작으로 박스 치우기, 봉투 열기, 수레 끌기, 물품 나눠주기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동료 서포터즈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본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곳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물품 제작을 위해 박스를 미리 준비해 줬으며 빠진 내용물이 있는 경우 직접 찾아서 다시 넣는 등 각자 잘하는 작업을 척척 해나갔다.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으면 도와줘서 빠르게 일을 진행할 수 있었다.

서울 창신동에서는 빵(2개), 부채, 두유, 수건, 팜플렛을 한 세트로, 지난 7월 23일 27일 서울 영등포에서는 물, 에너지 바우처 팜플렛, 부채, 수건을 한 세트로 넣어야 했다. 혼자 했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렸을 작업량이었다. 또 약 300명에게 나눠줄 것을 고려해 물품을 구성해 하나라도 잘못 들어가면 처음부터 다시 찾아야 했기에 꼼꼼하게 작업에 임했다.

쪽방촌은 고시원이나 여인숙처럼 긴 복도에 방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형태였다. 가파른 계단이 있어 사람 한 명 들어가기도 어려운 곳도 있었다. 모두 냉난방이 열악한 상황이었고 거동이 불편한 분도 많았다.

하지만 봉사활동 중 밝게 맞아주시는 분들이 많아 힘을 낼 수 있다. 물품을 전해드리자 근처의 이웃, 부부 등 서로의 물품을 챙겨야 한다면서 이웃의 수까지 알려주던 주민도 있었다. 심지어 음료수를 주시며 고생한다고 격려해주시는 어르신도 있었다.

에너지바우처 제도 홍보 중 ‘에너지바우처 제도를 안다, ‘자격이 안 된다’ 등 여러 가지 대답을 들었다. 에너지바우처 제도를 아신다고 대답한 주민들은 주로 자녀를 통해 신청했다고 응답했다.

에너지바우처 캠페인 활동은 솔직히 쉽지 않았다. 소나기가 내리면서 장시간 대화할 시간이 없었다. 우비를 입고 있었지만 오랫동안 서 있기에는 비가 들이닥치는 곳도 있어 물품을 전달하는 데만 급급했다.

영등포쪽방촌 활동은 인근의 쪽방 몇 군데를 돌아다니는 걸 제외하면 쪽방촌 주민이 차례로 한줄로 서서 물품을 받아가 설명할 시간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서포터즈들이 협력해 쪽방촌 주민분들께 물품을 지원하고 조금이나마 에너지바우처 제도를 설명할 수 있었다는데 의의를 두고 싶다.

날씨와 상황 모두 좋지 않았고 예상하지 못한 난관도 많았지만 이웃에게 따뜻한 마음은 잘 전달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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