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하고 깔끔한 라멘집 ‘멘야’
담백하고 깔끔한 라멘집 ‘멘야’
  • 양준환 기자
  • 승인 2020.09.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길고긴 장마와 태풍 그리고 코로나19 조용할 날이 없던 8월이 지나고 이제 가을을 준비해야 하는 반가운 9월이 왔다. 9월에 이어 또 한번의 반가움이 다가왔다. 바로 보고 싶었던 고등학교 친구로부터 점심약속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

사실 라멘 국물 특유의 느끼한 맛 때문에 일본식 라멘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오랜만에 연락한 친구의 요청을 거절할 수가 없어 친구가 추천한 서울 천호동 라멘집 ‘멘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식당은 생각보다 아담했다. 16㎡(5평) 남짓한 내부 면적에 좌석은 바 테이블 형식으로만 이루어져 있었다. 좌석배치 구조와 식당 분위기가 혼밥 족들도 눈치 보지 않고 식사를 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또한 마주보고 식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 예방에도 좋을 거 같았다. 주인 또한 주문, 조리 시 항상 마스크를 착용했다. 다소 외소한 가게 면적과 달리 식당 곳곳에는 주인의 세심한 관리로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상당히 많이 있었으며 위생상태도 상당히 깔끔했다.

메뉴판을 받아들자 ‘내 가족이 먹는 음식을 기본철칙으로 항상 청결하고 건강한 음식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
다. 일본에서 12년간 음식을 만들며 느꼈던 라멘은 짜고 느끼하다는 편견을 줄여보고자 직접 연구한 라멘을 선보입니다’라는 첫 장의 문구가 읽혔다. 이 문구를 통해 기본이 되어 있는 가게임을 확신했다. 

특히 주인이 일본에서 오랜 기간 생활했다고 하니 확신이 더욱 강해졌다. 메뉴를 고민하던 중 주인의 추천을 받아 가게의 대표메뉴인 돈고츠 라멘을 주문했다.

사장은 “돈코츠 라멘은 돼지 사골육수를 18시간 동안 우려내고 직접 개발한 특제소스와 함께 제공된다”고 귀띔했다.

사장의 빠른 손놀림 때문인지 길지 않은 시간이 지나자 돈코츠 라멘이 개인 쟁반에 나왔다. 뽀얀 라멘 국물에 돼지고기, 반숙계란, 김, 죽순절임 등이 정갈하게 올려져 있었고 직접절인 생강, 단무지, 김치가 곁들어 나왔다.

특이한 점은 라멘과 함께 참다랑어포, 쪽파 등 각종 고명이 올려져 있는 밥도 서비스로 같이 나왔다. 사장은 “밥은 따로 먼저 먹어도 되고 나중에 국물에 말아먹어도 된다”며 친절히 설명했다.

먼저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어 보니 느끼하지 않고 굉장히 담백하고 깔끔했다. 국물의 간 또한 짜지 않고 적당했으며 면발에 간이 적당히 배어 아주 인상적인 맛을 냈다. 고명으로 같이 있는 각종 볶음 야채들도 식감이 무르지 않고 아삭아삭 했으며 불향을 입혀 맛 또한 아주 깔끔했다.

좀 더 매콤한 맛을 좋아한다면 각 좌석마다 놓여있는 고추기름을 첨가하면 된다. 라멘을 일부 먹은 뒤 나머지 국물에 고추기름을 조금 타서 먹어보니 한층 더 국물의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다. 라멘을 다 먹을 동안 마지막까지 느끼한 맛을 전혀 느끼지 못했으며 오히려 시원한 맛에 해장으로도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멘에 대해 안 좋은 편견을 가지고 있다면 ‘멘야’를 꼭 한번 방문하길 권한다.

양준환 기자 yjh@kea.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