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즐거움을 찾다’ … 전주로 떠나는 식도락 여행
‘먹는 즐거움을 찾다’ … 전주로 떠나는 식도락 여행
  • 이훈 기자
  • 승인 2020.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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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순대 · 콩나물국밥 등 먹거리 즐비
한옥마을 · 가맥 등 문화 체험

의식주(衣食住)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특히 식(食)은 하루를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게 해준다. 
음식은 여행에서도 활기차게 움직이게 해주며 맛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 맛의 고향 전라북도 전주로 먹거리 여행을 떠나봤다. 

지역 주민, 비빔밥보다는 국밥 선호
콩나물국밥, 순대국밥 유명 … 피순대 별미

전주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바로 비빔밥이다. 전주에 가면 꼭 먹어야할 음식으로 꼽히지만 가격도 비싸고 
높은 기대감에 실망감을 더 크게 얻는 경우가 많다. 지역 주민들은 비빔밥보다 뜨끈한 국물에 밥을 말아먹는 콩나물국밥과 순대국밥을 더 많이 선호한다.

우선 콩나물국밥은 콩나물국에 밥을 넣고 말아먹는 것으로 콩나물에는 간 보호 기능의 아스파라긴산과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되는 아르기닌이 들어있어 해장국으로 좋다고 한다.

특히 전주식 콩나물국밥에는 수란이 같이 나온다. 거의 날계란 수준으로 먹는 방법도 제각각이다. 펄펄 끓는 콩나물 국밥의 국물을 수란 그릇에 두세 숟갈 붓고 김과 같이 먹는 방식, 국밥에 넣어 풀어먹는 방식 등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 정답은 없어 먹고 싶은 사람 마음대로 먹으면 된다.

한 잔에 1,000원 내외인 모주와 함께 먹으면 맛이 배가 된다. 모주는 막걸리에 약재와 흑설탕을 넣고 끓여 알코올을 날린 음료로 뜨끈하게 먹으면 맛있다. 콩나물국밥집은 24시간 영업하거나 아침 일찍 문을 열어 오후 2~3시면 닫기 때문에 아침식사로 먹는 것을 추천한다.

 피순대국밥
 피순대국밥

또 하나의 유명한 국밥은 바로 순대국밥이다. 순대국에 피순대를 몇 개 넣어주거나 피순대만 들어간 피순대국밥을 팔기도 한다. 피순대는 선지가 주 재료인 순대로 당면은 넣지 않는다. 찍어먹는 소스 또한 소금, 새우젓, 막장이 아닌 초장에 찍어먹는다.

피순대 하나와 초장을 찍어 먹으면 선지의 부드러움과 초장의 매콤한 맛이 조화를 이뤄 젓가락을 놓을 수 없게 된다. 

전주 남부시장에 조점례 남문피순대, 지역 프랜차이즈 원평피순대 등 다양한 가게가 많고 동네에서도 피순대를 쉽게 접할 수 있으니 전주에 갔다면 꼭 한 번 먹어보길 바란다.

한옥마을, 길거리음식 천국
풍년제과 쵸코파이도 구매 가능

전주로 여행을 갔다면 꼭 들리는 곳이 있다. 바로 한옥마을이다. 연 1,100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전주 한옥마을은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의 세력 확장에 대한 반발로 한국인들이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근대식 한옥들을 짓기 시작하면서 발전했다. 

오랜 시간을 거쳐 쇠퇴하던 한옥마을은 2002년 월드컵 개최도시로 전주가 선정되면서 다시 한 번 발전을 꿈꾸게 된
다.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보여줌으로써 전통문화도시 전주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자는 의도로 1999년 전통문화특구 
기본 및 사업계획이 작성되었기 때문이다.

그 계기로 보기 좋은 한옥들과 다양한 체험시설이 늘어나고 은행로에 실개천이 놓이는 등 크고 작은 변화를 거치면서 전주 한옥마을은 오늘에 이르렀다.

전주 한옥마을에는 다양한 길거리음식이 있다. 한복을 입고 걸어 다니며 사진을 촬영하는 관광객이 식사보다는 간
단하게 먹기 때문인 것 같다. 제일 유명한 건 유튜브 채널 와썹맨에 나왔던 교동육전이다. 마약육전으로도 유명한 이 
곳은 6,000~8,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두명정도 배를 든든히 채울 수 있다. 게다가 새콤달콤한 파무침은 고기육전을 더 주문하게 만든다. 또한 호떡당, 닭꼬치 등 걸어다니며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들이 많다.

한옥마을에서는 풍년제과 초코파이도 구매할 수 있다. 본사와 똑같은 제품이니 사람이 많은 본사보다는 이 곳이나 전주를 떠나기 전 전주역에서 사는 것을 추천한다.

 

가맥,병맥주2,800원…참치전 · 황태포술안주‘최고’
현지인 맛집 ‘번지농장돌판아구찜’ … 스트레스 ‘훌훌’

황태포

전주에 와서 저녁에 안가보면 섭섭한 문화가 있다. 바로 ‘가맥’이다. 가맥은 가게 맥주의 줄임 말로 돈이 없던 시절 동네 슈퍼에서 맥주와 간단한 안주를 사서 가게 옆에 놓인 평상이나 간이탁자에서 마시던 것이 오늘날 가맥으로 발전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소주는 다른 가게와 똑같은 가격인 4,000원을 받지만 병맥주만은 2,800원으로 저렴하다.

가맥집에서 유명한 안주는 갑오징어, 황태포, 참치전 등이다. 가맥집의 백미는 바로 간장에 마요네즈, 청양고추 등을 넣은 소스다. 이 소스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간장의 경우 끓이는 비법을 배우려면 몇백 만 원의 전수비
가 든다고 한다.

특히 이 소스는 케찹이 주 소스인 참치전과도 어울릴 정도로 어떤 음식과 곁들여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전주에는 약 300개의 가맥집이 있으며 전일 슈퍼, 슬기 슈퍼 등이 유명하다.

현지인들의 맛집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아구찜하면 마산이 유명하지만 전주에는 번지농장돌판아구찜이라는 곳이 
있다. 지역주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곳으로 효자동 신시가지에도 체인점이 있다. 본점은 시골 골짜기에 있어 찾기도 힘들지만 많은 손님으로 가게가 시끌벅적하다고 한다.

전주의 식당들은 밑반찬이 많이 나오기로 유명하다. 혹자는 전주에는 김밥천국만 가도 기본 반찬 3개 이상은 나온다고말 한다. 이 식당 역시 주메뉴인 아구찜이 나오기 전 다양한 밑반찬으로 상이 가득 찬다. 돌판에 담겨 등장한 아구찜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라 식욕을 자극시킨다.

빨간 아귀와 콩나물을 같이 먹으면 아귀의 부드러운 맛과 매콤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으며 콩나물을 아삭아삭 씹는 재미도 추가된다. 아구찜 가격에 1만 원을 더하면 낙지도 추가할 수 있다. 끝으로 한국인의 후식인 볶음밥을 먹으면 땀과 동시에 그동안 쌓여있던 스트레스도 훌훌 털어버려 개운함이 느껴진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나와 편안한 사람과 함께 전주를 찾아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면 행복한 여행이 될 것이다.

이훈 기자 hoon@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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