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사전 준비,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한 국민 신뢰 제고
철저한 사전 준비,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한 국민 신뢰 제고
  • 전봉걸 편수위원장
  • 승인 2020.10.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봉걸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 전기저널 편수위원장

올해 들어 태풍 바비(8호), 마이삭(9호), 하이선(10호)이 연이어 한반도를 찾아왔다.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준 나리(2007년), 매미(2003년)와 유사한 위력을 가진 태풍 마이삭이 9월 3일 한반도를 강타한 이후 나흘 뒤 7일에는 하이선이 상륙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할수록 더 강한 태풍이 더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한다.

연이은 태풍으로 원자력 발전기가 줄줄이 가동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마이삭이 상륙하면서 고리 3, 4호기와 신고리 1, 2호기가 가동 중단되고, 하이선이 강타하면서 월성 2, 3호기의 운전도 중단됐다. 우리나라 원자력발전기 총 24기중 1/4에 해당하는 6기가 태풍의 영향으로 일주일도 되지 않는 기간에 가동이 예측하지 못한 상태에서 중단됐다.

2019년 원자력발전량은 전년대비 9.3% 증가한 14만 5,910GWh로 우리나라 총발전량 56만 3,040GWh의 26%를 담당했다. 그런데 현재 계획예방정비로 24기 원전중 한울 1, 6호기, 월성 4호기, 한빛 3~5호기, 고리 2호기 등 7개 원전이 멈춰있다. 이런 상황에서 원전 6기가 며칠 사이에 정지하면서 대규모 광역정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유발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태풍때 송·수전하는 설비의 이상으로 원전이 가동중단된 것으로 원전 안전시스템에 문제가 없다”며 “전력설비에 이상이 발생함에 따라 발전소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터빈발전기가 자동 정지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 하더라도 사전 계획을 통해 적절한 대체 발전원을 준비했어야 했다.

2017년 5월 출범한 현 정부는 그해 6월 원자력발전 안전기준 대폭 강화, 신규원전 건설계획 전면 백지화, 원전 설계수명 연장 금지 등을 발표했다.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에 탈원전 정책으로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 전환(60번)을 포함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원전 신규 건설계획을 백지화했다. 다만 신고리 5, 6호기의 경우 공론화위원회가 건설 재개를 권고함으로써 다시 건설되고 있지만 원자력발전의 안전성 문제는 휘발성이 매우 강하다.

원전에 대한 안전기준이 강화됨에 따라 강화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번과 같은 대규모 원전 가동 중단 사태는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 신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원전가동 중단의 원인과 대응방안에 대해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해야 할 것이다. 또한 초강력 태풍 등 자연재해에 대응한 원전 가동 중단 기준을 사전에 체계적으로 마련함으로써 전력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전봉걸 편수위원장 keaj@kea.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