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석탄발전 건설사업 금지는 신중해야
해외 석탄발전 건설사업 금지는 신중해야
  • 전봉걸
  • 승인 2020.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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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봉걸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 전기저널 편수위원장

문재인 대통령은 9월 7일 유엔(UN)이 지정한 제1회 ‘푸른 하늘의 날’ 기념식에서 2034년까지 국내 석탄발전소 20기를 추가로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푸른 하늘의 날’은 우리나라가 기념일 제정을 제안해 지난해 유엔총회에서 채택되어 유엔의 공식기념일이자 국가 기념일이다.

현 정부가 출범한 이후 영동 1·2호기, 서천 1·2호기 등 석탄화력 4기가 폐쇄됐다. 국내 기업 및 금융권이 해외에서 석탄발전의 건설 또는 투자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도 추진 중이다. 실제로 수출입은행이 해외 석탄발전 건설에 자금을 공급할 수 없도록 ‘수출입은행법 개정안’과 한국전력,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등이 해외 석탄발전소에 투자를 금지하는 ‘해외 석탄발전 투지금지법’이 발의됐다.

주요 선진국 또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석탄화력발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선진국 투자은행, 자산운영사 등도 화석연료와 관련된 프로젝트에 투자를 축소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인 추세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한전 역시 앞으로 신규 해외 석탄화력발전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한국전력은 지난 6월과 10월에 각각 인도네시아 자바 9·10호기와 베트남의 붕앙2의 석탄발전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자바 9·10호기는 인도네시아가 국가전략인프라 사업으로 추진하는 발전사업이며 붕앙2는 베트남이 장기전력수급계획에 의해 추진하는 사업으로 한전에 참여를 요청한 사업이다.

자바 9·10호기를 추진하는 인도네시아의 경우 1년의 절반이 우기인 관계로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다. 반면 석탄 생산량이 많아 석탄화력에 의존해 전력공급 확대를 꾀하고 있다. 붕앙2 사업을 추진하는 베트남도 낮은 일조량 등 기후적 특성으로 재생에너지 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한다.

한전이 수출하는 석탄발전은 초초임계압 기술이라는 가장 앞선 기술을 적용해 미세먼지를 최소화하는 등 국제환경기준보다 엄격한 배출기준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한다. 국내 기업은 베트남, 필리핀 등과 같은 동남아시아 뿐만 아니라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나이지리아 등 중동 및 아프리카 등으로부터 석탄화력을 수주, 건설한 경험을 축적했다.

개발도상국은 석탄화력이 필요하고 우리 기업은 석탄발전기술을 선도하며 가장 친환경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한전이 건설하기로 한 해외 사업에는 두산중공업, 삼성물산 등 대기업은 물론 500여 중소·중견 협력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해외 석탄발전 사업의 무조건적인 철수나 수출을 금지시키기 보다는 현실을 고려한 사회적 논의를 선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전봉걸 편수위원장 keaj@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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