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건설 · 운영 · 수출 노하우 통해 해체산업 선도해 나갈 것"
“원전 건설 · 운영 · 수출 노하우 통해 해체산업 선도해 나갈 것"
  • 배성수 기자
  • 승인 2020.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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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호 한국수력원자력 기술혁신본부장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그동안 원자력발전소만 잘 운영하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했다. 하지만 친환경과 안전을 점점 더 중요시 하는 세계 에너지 환경의 변화에 따라 변화가 필요해졌다. 이에 한수원은 ‘친환경’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종합에너지기업으로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신사업 기술역량 확보, 원전 안전성 강화 등 기술업무 전반에 대한 혁신이 요구된다. 특히 2030년까지 최대 549조 원까지 성장이 예상되는 원전해체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사업경험과 검증된 기술 보유가 필수적이다. 국내에서 원전해체는 아무도 경험해보지 못한 미지의 영역이다. 이 미지의 영역에 성공적인 진입을 위해 착실히 준비하고 있는 김윤호 한수원 기술혁신본부장<사진>을 만나 국내 원전해체 기술의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 앞으로의 각오에 대해 들어봤다.

기술혁신본부의 구성 및 역할 등에 대해 설명부탁드립니다.

한수원 기술혁신본부는 본사 3개 처 · 실과 사업소 중앙연구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현재 한수원은 종합에너지기업으로의 도약, 신사업 기술역량 확보, 원전 안전성 강화 등 기술업무 전반에 대한 혁신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본부는 미래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에너지 정책 개발, 중장기 R&D전략 수립 및 추진, 발전소 현안해결을 위한 맞춤형 기술지원, 국내외 유관기관 기술협력 및 연구성과 확산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신성장사업으로 원전해체사업을 육성해 글로벌 해체시장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원전해체연구소 법인설립 · 운영을 통한 해체산업육성, 기술실증 · 고도화, 현장인력양성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중앙연구원장 근무 시절 다양한 원전해체 연구 활동을 펼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본부장 부임 후 직접 느끼신 연구활동과 실제 현장의 차이점 등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고리1호기 해체가 결정된 2015년부터 중앙연구원에서는 원전해체에 대비한 상용화 기술개발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방사선평가, 제염, 절단, 부지복원 등 해체 전반에 대한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오는 2021년 말까지 완료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원전 해체 인허가에 필수적인 고리1호기 최종해체계획서를 자체 개발 완료하여 발전소 주변 주민 공람을 마친 상태로 올해 말에 인허가 신청을 앞두고 있습니다.

또한 중수로원전 중 세계 최초 해체 예정인 월성1호기 해체기반기술 확보를 위해 자체적으로 인허가문서 개발, 칼란드리아 절단 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으며 캐나다 중수로 원전 소유자 그룹(COG) 등과의 기술협력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와 같이 중앙연구원장으로서 원전해체기술 개발을 추진해오다 지난 6월 기술혁신본부장으로 부임하면서 개발한 해체기술의 현장적용성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여러 사업주체간 긴밀한 협조 및 활발한 노하우 공유를 적극 독려하고 있으며개발된 해체기술들이 체계적으로 현장에서 실현되도록 하여 한수원 주도의 동반성장 원자력 생태계를 조성할 것입니다.

향후에는 고리1호기 및 월성1호기 해체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도 적극적으로 주도해 나갈 예정입니다.

전 세계적인 원전해체 산업의 현황과 전망에 대한 견해를 말씀해주십시오.

2020년 9월 기준,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21개국의 총 189기 원전이 영구정지 되어 있습니다. 이 중 미국 16기, 독일 3기, 일본 1기, 스위스 1기의 총 21기의 원전이 해체가 완료됐으며, 이를 제외한 168기는 해체가 예정되었거나 진행 중에 있습니다.

국내는 총 26기 원전 중 고리1호기 및 월성1호기의 두 개 호기가 영구정지 됐고 2030년까지 총 10기 원전의 설계수명이 만료되어 추가적인 영구정지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의 ‘원전해체산업 육성전략’에 따르면 2020년대 중반부터 설계수명 만료원전이 증가하여 국내 해체시장은 2030년까지 22조 5,000억 원 이상, 글로벌 해체시장 규모는 최대 549조 원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국내 · 외 해체시장의 확대에 대비해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를 통한 해체경험 축적과 국내 해체산업 육성을 착실히 준비해야 합니다.

국내 원전해체 기술의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원전 해체기술은 방사선 안전관리, 기계, 화학, 제어 등 여러 분야의 지식과 기술이 복합된 융 · 복합 기술입니다. 다시말해 상용화된 일반 산업 분야 기술을 응용해 방사선환경 하에서 현장적용성이 높은 최적화된 기술로 변형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해체 경험을 보유한 국가(미국, 유럽, 일본 등)를 중심으로 기술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국내에서도 2015년 정부 원전해체 육성정책 이후 한수원 주도로 산 · 학 · 연 협력을 통해 원전해체 기술 개발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2019년 에너지기술평가원에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국내 원전해체 기술 수준은 선진국 대비 약 82% 수준까지 도달한 것으로 평가 되었습니다. 2021년까지 미확보 상용화기술 확보를 통해 약 90% 이상의 기술수준을 달성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나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은 많습니다.

우선, 원전해체연구소 설립을 통해 개발된 기술을 실증하고 국내 해체사업에 적용 후 기술 고도화에 앞장 설 계획입니다. 또한 월성1호기 해체사업을 통해 세계 최초 중수로 해체기술도 확보할 것입니다.

앞으로 원전 해체시장 선점을 위한 각 국의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며, 이에 한수원은 국내 강소기업과 협력하여 다가올 미래사업을 준비하겠습니다.

세계 원전해체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자리 잡기 위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할 부분은 무엇입니까

원전해체는 사업경험과 검증된 기술을 보유한 기업만이 진입 가능한 특징이 있습니다. 따라서 세계 원전해체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해체경험 축적, 양질의 전문인력 육성, 탄탄한 해체산업 강소기업 양성이 필수적입니다.

한수원은 착실하게 해체경험을 쌓기 위해 고리1호기 해체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려고 합니다. 적극적인 해체인허가 준비, 해체 착수 전 빈틈없는 사업준비, 철저한 공정관리 등을 통해 원전해체를 적기완료 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양질의 해체전문인력을 지속적으로 양성하여 해체사업의 근간을 마련하고 현재 추진 중인 해체기술(2021년까지 상용화기술 58개 확보)과 장비(2028년까지 11개 장비 확보)의 개발을 적기에 완료한 후 이를 원전해체 현장에 적용하여 실증 및 고도화로 경쟁력을 확보겠습니다.

원전해체연구소의 설립 배경과 역할에 대해 설명해주십시오.

한수원은 원자력안전법상의 원전해체사업자로서 고리1호기, 월성1호기 등 영구정지 된 원전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해체와 해외 해체시장 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유관 공공기관의 출연과 정부, 지자체의 지원으로 원전해체연구소 설립을 추진 중이며 위치는 고리원전 인근과 월성원전 인근 두 곳입니다.

원전해체연구소 건립을 위해 8월 27일 법인설립을 완료했으며 현재 주요시설에 대한 설계를 추진 중으로 2021년 하반기 착공, 2024년 준공을 목표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원전해체연구소가 건설되면 해체기술 실증과 고도화를 통해 원전해체 분야의 기술자립을 주도하고 국내 해체산업 육성의 허브 역할을 할 것입니다.

고리1호기 최종해체계획서 초안을 주민들에게 공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종해체계획서 과정 및 예상 완료 시점,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원자력안전법에 따라 원전사업자는 원전의 영구정지 후 5년 이내에 해체인허가를 신청해야 하며, 이때 같이 제출되어야 하는 인허가 문서가 최종해체계획서입니다.

고리1호기는 2017년 6월 18일에 영구정지됐으며 최종해체계획서 작성을 위한 사전준비 등을 거친 후 2018년 1월부터 실질적인 작성이 시작되었습니다.

안전성평가 및 환경영향평가 등의 입력 데이터 생산을 위한 각종 용역과 연구과제, 국제협력을 통한 자문 등을 통하여 최종해체계획서 초안이 2020년 2월에 완성되었습니다.

최종해체계획서 초안은 원자력안전법에 따라 주민의견수렴 과정을 거쳐야 하며 지난 7월 1일부터 8월 29일까지 의견수렴을 위한 주민공람을 완료하고 현재는 주민공청회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주민공청회가 완료되면 수렴된 주민의견이 반영된 최종해체계획서 최종본을 원안위에 제출하여 연내에 해체인허가를 신청할 예정입니다.

제출된 최종해체계획서는 규제기관의 안전성과 적합성의 검증을 거친 후 인허가를 취득하게 되면 실질적인 고리1호기 해체를 착수할 수 있게 됩니다.

국내에서 원전해체 분야는 아직까지 미지의 영역입니다. 앞으로 각오와 향후 비전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는 원전 불모지에서 40여년 만에 원전 수출국이 된 저력이 있습니다. 따라서, 원전건설과 운영 기기교체 등 다양한 기술이 사내와 산업계에 축적되어 있어 해체산업의 선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한수원은 그동안 경험해보지 않았던 원전해체 분야로의 성공적 진입을 위해 임직원 모두가 한 마음으로 착실히 준비하고 있으며, 원전해체시장에서 우리 모두가 염원하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춤으로써 새로운 미래 국가성장 동력을 창출해 가겠습니다.

배성수 기자 bss@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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