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의 국내 경쟁력 현황 및 제고방향
해상풍력의 국내 경쟁력 현황 및 제고방향
  • 이창호
  • 승인 2020.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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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한국전기연구원 연구위원

❶ 풍력발전 현황

2018년 기준 국내 풍력 발전설비는 1.42GW로 태양광 7.18GW의 20% 수준이며 이중 해상풍력은 40MW로 미미한 실정이다.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 따르면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설치용량은 56.5GW로 우리나라 총 발전용량 173.5GW의 약 34%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해상풍력은 12GW로 신규 풍력발전시스템 설치용량 16.5GW의 73%를 차지할 것으로 계획되고 있다. 국내 풍력 발전 산업은 정책적 지원과 함께 풍력터빈 등의 제품가격 하락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20%를 목표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과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30∼35%로 정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바탕으로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GWEC(Global Wind Energy Council)에 따르면 해상풍력의 경우 2016년까지 세계적으로 14.4GW의 용량이 보급됐으며 연평균 신규용량 증가율은 28% 수준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세계 해상풍력 설비의 대부분인 12.63GW가 유럽지역에 설치됐다. 이 중 72%가 북해연안에 설치된 것으로 조사됐다. 북해 및 지중해는 연간평균풍속 9m/s 이상의 영역을 보유하고 있어 풍력자원이 아주 우수하며 북해 주변의 유럽 서북부지역 국가들이 유전기술 및 경험 등을 활용하여 해상풍력발전 시장을 선점함으로써 영국, 독일 등의 국가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풍력단지 개발이 급격히 증가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현황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2017년 기준 국가별 풍력 설치규모는 ①중국(19.5GW) ②미국(7.0GW) ③독일(6.6GW) ④영국(4.3GW) ⑤인도(4.1GW)이며 한국은 1.4GW로 7위 수준이다. 해상풍력 확대 추세에 따라 2022년까지 년 5%의 증가율로 840.9GW가 설치될 것으로 보여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풍력시스템의 대형화로 10MW급 이상의 시스템이 해상풍력 중심으로 보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풍력시장은 현재 유럽, 미국 업체들이 풍력터빈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베스타스(덴마크), 지멘스(독일), GE(미국) 등 주요 업체들이 세계 시장점유율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기업도 원가절감과 기술격차 축소에 힘입어 세계시장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주요 업체로는 두산중공업, 유니슨, 한진, 효성중공업 등이 있으나 아직 세계시장에서의 점유율은 크지 않다.

❷ 해상풍력 정책동향

정부는 최근 ‘재생에너지발전 경쟁력 강화방안’과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 및 보급실행계획을 통해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의욕적인 목표를 설정해 발표한바 있다. 계획에 따르면 향후 3년간 6조 3,000억 원을 투자해 해상풍력 19개 단지 640MW를 포함한 풍력설비를 설치하고 최대 8MW급 부유식 해상풍력시스템을 개발한다. 특히 풍력타워부문 세계점유율 1위를 목표로 하는 등 산업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예정이다. 아울러 현재 5.5MW 수준에서 2030년에는 12MW급 이상의 초대형 해상풍력터빈을 개발하고 부품 패키지 국산화 기 술과 스마트 O&M 기술을 개발하며 운영비용을 30% 절감하고자 한다. 풍력부품 중 초대형 블레이드(길이 100m 8MW급), 카본 복합재 부품, 증속기, 발전기, 전력변환기 및 제어시스템 국산화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2022년까지 4대 핵심부품(블레이드, 발전기, 증속기 등) 국산화 및 풍력서비스(단지시공 O&M 등) 핵심기술 조기 개발을 목표로 정했다.

글로벌 풍력터빈 제조업체는 블레이드, 타워, 발전기 등 주요부품 공급을 위해 수직계열화 전략을 채택해 주요부품의 자체 제작기술을 강화하며 독점계약을 통해 기술유출 방지를 꾀하고 있다. 풍력터빈 가격은 기술발전과 주요 업체 간의 가격경쟁 심화로 평균 터빈가격이 하락 추세로 3MW급 풍력터빈을 기준으로 2008년 약 48억 원에서 2017년에는 약 10억 원으로 크게 하락했다. 풍력발전의 가격경쟁력을 주요국과 비교해 보면 터빈은 EU에 비해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고 블레이드는 중국에 비해 낮으며 발전기도 독일에 비해 낮은 상태이다.

❸ 해상풍력 투자비 추이

해상풍력의 단위 투자비는 그림 2에 나타난 바와 같이 2010년까지 지속적인 상승추세를 보여 왔으며 2012~2013년을 정점으로 하향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육지로부터의 이격 거리가 증가하고 수심이 깊은 곳으로 이동함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최근 구조물 단가하락과 기술진보에 따른 영향으로 비용의 점진적 하락이 이뤄지고 있다.

전문가 국제 네트워크인 REN21(Renewable Energy Policy Network for the 21st Century)의 ‘2017 재생에너지 현황 보고서(Renewable 2017 Global Status Report’에서는 그림 3과 같이 세계 주요국 및 지역별 해상풍력 발전의 균등화 발전비용과 설비투자비, 이용률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해상풍력의 경우 유럽지역과 중국 등 아시아지역을 중심으로 설치가 이루어짐에 따라 타 지역의 사례는 없는 상황이며 유럽과 아시아 모두 가중평균 발전비용이 0.15$/kWh 수준으로 육상풍력 대비 2배 이상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발전비용은 비슷한 수준이나 중국의 경우 이용률이 평균 26% 수준에 설비투자비가 낮은 반면, 유럽의 경우 설비이용률이 높음에 따른 영향이 주효하여 양국가가 서로 다른 특징을 보인다.

해외 풍력발전 설비비 동향을 살펴보면, 국가별 입지여건이나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2014년 기준 IRENA에서 발표한 평균 설비투자비 조사결과에 따르면 유럽의 경우 1,874~2,452$/kW 수준이며 미국 1,657$/kW, 일본 2,900$/kW, 중국의 경우 1,310$/kW로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 자료에 의거 설비투자비의 각 항목별 비중을 살펴보면 풍력터빈 등 주설비 비중이 64~84%, 계통 연계비 9~14%, 공사비 4~10%, 기타 설계/인허가 비용 등이 4~10%로 발전시스템, 블레이드, 타워 등으로 구성된 주설비의 비중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에서 운용중인 풍력발전시스템의 발전원가를 살펴보면, 2014년 기준 6~12Cents/kWh로 일부 국가에서는 기존 일반전원 대비 발전원가가 저렴해져서 이미 Gridparity를 달성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BNEF에서 조사한 미국과 중국의 풍력터빈 최근 가격추이에 대한 결과에 따르면 2009년을 정점으로 하향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중국의 풍력터빈 가격수준은 기타 아시아 국가의 약 절반 수준으로 세계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❹ 우리나라 해상풍력의 경제성

우리나라 해상풍력에 대한 보급정책 수립을 위해서는 기술 및 가격경쟁력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여기서는 우리나라 해상풍력의 공급비용을 통해 해상풍력의 가격경쟁력을 가늠해 보고자 한다. 본 분석에서는 이미 2011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던 서남해 해상풍력 2.5GW 사업 등 계획되고 있는 단지와 현재 설치됐거나 설치가 계획 진행 중에 있는 단지의 규모를 고려해 단지규모 100~300MW, 단위기 용량 3~5MW급을 표준규모로 하여 설비투자비 단가를 산정한다.

해상풍력 발전설비의 설비투자비는 직접비용과 간접비용으로 구성되며, 직접비용의 경우 터빈, 기자재, 공사비, 연계비로 구성된다. 일반적으로 해상풍력의 경우 육상풍력과는 달리 해상 기초구조물과 해상변전소 등에 소요되는 비용이 크기 때문에 터빈과 기자재 비용을 분리해 산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해상풍력 건설실적이 미미하므로 해상풍력 발전설비의 투자비 단가를 산정하기 위해서는 사업자 조사와 해외 주요연구기관에서 발표한 해상풍력 투자비 단가를 인용하기로 한다. 해상풍력 설비투자비 항목별 조사결과는 다음과 같다. 국내외 조사결과 해상풍력 설비 투자비 단가는 약 445~549만 원/kW 수준으로 파악됐으며 각 항목별로 세분화 할 경우 조사자료 별로 분류기준이 상이해 세부항목별로 정확히 분류하고 각 항목별 비용수준을 비교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따라서 대안으로 비용항목을 터빈과 비터빈의 두 개 항목으로 구분하여 국내 표준 설비투자비를 산정한다. 해상풍력의 설비투자비를 터빈과 비터빈으로 분류해 국내자료 3건과 해외자료 3건을 평균해 설비투자비 단가를 산정했으며 터빈의 경우 187만 원/kW, 비터빈의 경우 320만 원/kW로 총 설비투자비는 507만 원/kW으로 산정됐다.

국내 해상풍력은 아직까지 발전설비의 실적이 미미한 관계로 여기서는 기존의 선행연구 결과를 준용한다. 먼저 표준 설비이용률의 경우 기존연구사례와 향후 계획된 사업의 목표수준인 30%를 기준으로 하고자 한다. 다음으로 해상풍력 설비의 수명은 기존연구와 해외사례에서 적용하고 있는 20년을 적용하고자 한다. 운전유지비의 경우 국가별로 다소 상이하긴 하나 설비투자비 대비 2.5~2.8% 수준인 것으 로 파악되는 바, 여기서는 국내외 연구사례를 준용해 표준 운전유지비율 2.5%를 적용하고자 한다.

❺ 문제점 및 개선방향

우리나라 풍력발전은 육상의 경우 입지제약으로 인해 물리적으로 보급 확대가 어려우나 해상풍력은 상대적으로 삼면이 바다다. 특히 서남해안은 수심이 낮아 입지조건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단, 해상풍력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풍력 밀도가 높은 양질의 바람이 필수적이나 이러한 측면에서는 제주, 동남해안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우량입지가 부족한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현재까지는 선진국에 비해 기술경쟁력이 상당히 뒤떨어져있다. 이로 인해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일부 단품을 제외하고는 비중도 높지 않다. 더욱이 국내시장 시장규모가 작고 설비 및 운용분야의 기술적 노하우가 축적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설치비용이 높은 실정이다. 이처럼 높은 설치비용과 낮은 설비이용율은 결국 높은 발전단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태양광 등 타 재생에너지는 물론 육상풍력에 비해서도 공급비용이 매우 높아 보급의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해상풍력의 균등화단가는 전술한 요인 즉, 불리한 입지와 기술격차로 인해 영국, 독일, 덴마크 등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는 잠재량에 해당하는 풍력 자원의 상대적 저하에 따른 입지조건의 차이는 물론 구조물 등의 비표준화에 따른 설치비용 상승, 환경문제와 다양한 규제에 따른 인허가과정의 장기화로 인한 비용, 단기의 설계 유지보수, 계통연계 등 운영 및 계통비용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들어 태양광 보급 확대 등으로 인한 재생에너지발전의 일시적 공급과잉에 따른 REC 거래시장의 수급불균형, 사업구조 등에 따른 상대적으로 높은 기대수익율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의욕적인 해상풍력 확대계획을 추진 중이고 부유식 풍력 등 새로운 기술적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아직도 해상풍력의 사업성은 상당히 낮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보다 높은 보조금의 제공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일부 프로 젝트의 사업성을 높여서 단기적인 보급 확대에는 기여할 수 있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취약한 국내 해상풍력 경쟁력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가격경쟁력 즉, 공급비용의 하락이 수반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의 공급비용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상풍력은 태양광에서와 같은 시장확대로 인한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낮고 설치비의 비중이 높아서 공급비용의 하락이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의 대형화, 입지설계의 최적화, 공정 및 운전관리 표준화를 통해 지속적인 비용감소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국내시장에서의 수급정상화, 인허가 등 관련 비용의 축소, 사업경험 부족으로 인한 프로젝트 리스크가 줄어들 경우 초기단계에서 비정상적으로 높아져있는 요인들이 제거되면서 추가적인 가격하락 요인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기술 경쟁력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우리가 경쟁력을 갖고 있는 조선·해양플랜트 ICT 등 연관 산업을 접목하고 안정적 내수 시장 창출이 필요하며 이렇게 된다면 핵심기술의 확보를 앞당겨서 선진국과의 기술경쟁력 격차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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