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선택 아닌 필수 … 순수 전기 학문 중요성 높아질 것”
“전기차, 선택 아닌 필수 … 순수 전기 학문 중요성 높아질 것”
  • 이훈 기자
  • 승인 2020.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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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내연기관 중심이었던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 중심으로 흘러가는 것은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현실이됐다. 실제 블룸버그 NEF(New Energy Finance)가 발표한 보고서 ‘2019 전기차 전망(Electric Vehicle Outlook 2019)’에 따르면 2010년 수천 대 판매에 불과했던 전기차가 2018년에는 200만대 이상 판매됐고 2025년에는 1,000만 대, 2030년에는 2,800만 대, 2040년에는 5,60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2040년 판매되는 승용차의 57%, 전 세계 승용차의 30% 이상이 전기차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국내 역시 전기차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발표한 ‘2020년 상반기 전기차·수소차 판매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전기차는 2만 2,267대가 판매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23%가 증가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를 만나 전기 산업계의 역할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동국대학교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김필수 교수는 충청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를 거쳐 1996년부터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를 맡고 있다. 김 교수는 전기공학 전공을 바탕으로 자동차 학문을 연구해 한국전기자동차협회 회장, 한국전기자동치기술인협회 회장 등을 맡으며 전기차 산업 활성화를 위해 바쁜 일상을 이어나가고 있다.

대림대학교 자동차관에서 만난 김 교수는 “전기차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며 “전기차 기반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최근 가성비 좋은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출시되면서 전기차 시대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김 교수는 “현재 전기차는 아직 업그레이드할 부분이 많다”면서도 “세계 제조업체들이 전용 플랫폼을 통해 전기차를 생산하는 시점인 내년 중반에는 본격적인 진검 승부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어지고 차량의 완성도가 좋아지면서 내년 중반 이후 전기차 선택에 가장 좋은 시기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현대차는 전용 전기차 플랫폼인 E-GMP를 장착해 생산 현장에서 전용 전기차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바닥에 무거운 배터리와 모터 등을 장착해 무게를 낮춰서 달리는 성능이나 회전 구간에서의 동적 특성이 우수해진다. 또한 여유 공간도 확보할 수 있어 수납공간도 넓어지게 된다.

김 교수는 “물론 보조금 감소로 소비자들의 선택이 어려울 수 있겠지만 2025년 이후에는 보조금 없이도 전기차가 내연기관 점유율을 뺏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전기차를 미래 먹거리 중 가장 핵심으로 꼽히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기반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기본인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의 약 40~50% 수준의 부품 수와 여유를 가지고 있다. 특히 가장 중요한 전기에너지가 기본적으로 풍부하다”며 “향후 최고의 먹거리인 자율주행 기술의 적용에 있어서도 전기차는 가장 바탕이 되는 기본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단, 전기차를 양쪽으로만 확대시킨다는 정부의 정책에는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김 교수는 “정부의 정책은 그림을 크게 그려놓고 핑크빛 목표만을 제시한다”며 “충전 방법이 통일되지 않았고 개인용 충전기 설치의 어려움을 겪는 등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고, 양적 팽창보다는 질적 관리를 통해 소비자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전용 플랫폼 통해 제품 생산 … 내년 본격적인 진검 승부 예상
양적 팽창보다 질적 관리 중요 … A/S 큰 문제
새로운 교육 중요 … “정부 산하기관 통해 이뤄져야

특히 전기차 사후관리(A/S) 어려움이 가장 큰 문제라고 제시했다. 김 교수는 “현재 서비스센터에서 전기차를 수리할 수 없어 직영 서비스센터로만 가야한다”며 “새로운 교육을 통해 일자리 창출(업종전환) 등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정부가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순수 전기 학문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맞이하지만 전기 전공자가 많이 부족하다”며 “전기와 자동차를 융합할 수 있는 인원이 필요하며 전기차 시대에는 전기공학과 출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순수 전기와 자동차 학문을 모두 아는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기차 관련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구조도 제안했다. 김 교수는 “전기차 산업에 대한 교육을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 없다”며 “충전기 관리 인원 부족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정부는 지원만 해주고 산하단체들이 전문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훈 기자 hoon@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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