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발전기, 날개 파손부터 화재까지 안전성 ‘비상’
해상풍력발전기, 날개 파손부터 화재까지 안전성 ‘비상’
  • 이훈 기자
  • 승인 2021.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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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이어 인천 영흥 풍력발전기 화재 발생 … 약 9억 5,000만 원 재산피해
초기 진압 어려워 … “양적 성장만큼 질적 성장 필요”
제공=인천소방본부
인천소방본부 제공

해상풍력발전기에 부러짐, 화재 등의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안전성 강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인천 옹진 영흥화력발전소 내 3MW급 풍력발전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번 화재로 약 9억 5,000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상풍력발전기의 화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제주 해상에 설치된 해상풍력발전기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며 2010년, 2017년에 행원풍력발전단지, 한경면 국제풍력센터 등에서 불이 난 바 있다.

해상풍력발전기의 화재는 국내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독일에서도 2007년 스나부뤽(Osnabrueck) 인근에 설치된 풍력발전기의 2개 로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차가 출동했으나 100m 높이의 풍력발전기가 전소할 때까지 속수무책으로 방치됐다. 미국 역시 연간 2,000개의 터빈 당 평균 1회의 화재가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상풍력 발전기의 경우 육지에서 원거리에 위치해 초기 진압이 어렵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함께 풍력발전기의 블레이드(날개) 부러짐 사고도 발생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이후 서남해 해상풍력단지 내 20기 중 4기의 발전기 블레이드가 운영 도중 부러졌다.
블레이드 파손은 육상풍력 발전기에서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이 발표한 해외 풍력발전기 사고 예방 안전 점검 기술에 따르면 블레이드 파손은 2000년부터 2017년 5월까지 총 370건으로 가장 많은 사고가 발생했다.

또한 풍력발전기를 지지하고 있는 몸체가 기술적으로 간단한 콘크리트 구조물로 만들어진 것이 많아 잦은 진동과 하중변화에 균열이 가고 그 안에 물이 스며들면서 철근이 부식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심지어 현재 운영되고 있는 몇 개의 풍력발전기도 이미 이런 문제점이 발생된 것으로 파악되지만 기술적으로 해결하기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풍력발전기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풍력설비에 대해 전기사업법에 따라 4년에 한번 점검을 받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2016년 전기설비기술기준의 판단기준 개정과 함께 풍력터빈 내 자동소화설비 설치를 의무화했다.

하지만 2016년 이후 정부는 뚜렷한 안전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설비 확대에만 힘을 쏟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다양한 정책적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그 결과 올해 접수된 풍력 준공 계획만 1.7GW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누적 설비 용량인 1.5GW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국내에는 풍력설비를 전문으로 하는 유지보수 및 안전 인력을 육성할 수 있는 인프라가 전혀 없다는 점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해상풍력의 경우 발전기 제조기서 설치까지 육상풍력발전 대비 고도의 기술을 요하고 있어 더욱 큰 위험성을 내재하고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며 “교체부품을 적기에 확보하기 위한 국내 관련기업들 간의 협력은 물론 발전설비를 유지 관리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한국에너지공단, 지자체, 대한전기협회 등과 함께 국내 해상풍력 산업 종합 지원 및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정부, 한국에너지공단, 지자체 등과 함께 2024년까지 해상풍력 산업지원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체 및 산업 표준이 있으면 제조부터 관리가 시작되어 안전성이 더욱 강화되고 해상풍력산업지원센터를 통해 유지보수 전문인력이 양성되면 사고가 감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훈 기자 hoon@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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