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 에너지자립은 선택 아닌 생존 문제 … 안전하고 깨끗한 글로벌 녹색도시로 도약할 것”
“탄소중립 · 에너지자립은 선택 아닌 생존 문제 … 안전하고 깨끗한 글로벌 녹색도시로 도약할 것”
  • 배성수 기자
  • 승인 2021.04.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이용섭 광주광역시장

한국판 그린뉴딜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를 비롯한 전 국민적인 참여가 뒷받침돼야 한다. 이에 지자체들은 각각의 특성에 맞는 그린뉴딜 정책을 앞 다퉈 발표하며 추진해나가고 있다. 이 중 광주광역시(시장 이용섭)는 국내 최초로 ‘2045 탄소중립 에너지 자립도시 광주’로의 대전환을 선언함과 동시에 3대 광주형 뉴딜정책 비전을 발표하며 가장 발 빠른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미세먼지 걱정 없는 친환경 청정도시’, ‘떠나는 도시에서 사람과 기업이 찾아오는 도시’ 실현을 위해 숨 가쁘게 달려가고 있는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사진>을 만나 뉴딜정책에 대한 전략과 추진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광주시가 발표한 광주형 3대 뉴딜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지금 세계는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위기와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흔들면서 세계 경제사회 시스템과 인류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14일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한국판 뉴딜을 발표했습니다.

광주는 정부의 한국판 뉴딜 발표 이전부터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끄는 글로벌 선도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소위 광주형 3대 뉴딜을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광주형 3대 뉴딜은 △인공지능 중심의 디지털 뉴딜 △2045년까지 국내 최초로 탄소중립 에너지자립도시 광주를 실현하기 위한 그린뉴딜 △상생과 안전의 사람중심 휴먼뉴딜로 ‘광주의 대전환’을 이끌어 내는 광주시의 담대한 구상이며 장기 종합발전계획입니다.

‘2045 탄소중립 에너지자립도시 실현’을 위한 그린뉴딜이 눈에 띕니다. ‘그린뉴딜’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코로나19와 지난 여름 50일 넘게 지속된 긴 장마, 그리고 집중호우는 인간에게는 재난이고 재앙이지만 자연 입장에서는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고 인류에게 보내는 강력한 경고입니다. 광주는 이런 자연의 엄중한 경고를 교훈으로 받아들여 국내 최초로 2045년까지 탄소중립 에너지자립도시 광주를 선언했습니다.

이는 EU 등 국제사회, 그리고 정부방침보다 5년이나 빠른 매우 도전적이고 담대한 목표입니다. 탄소중립은 어렵지만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입니다.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시대정신과 대의를 좇아 자기희생을 통해 역사의 물꼬를 바로 돌렸던 우리 광주가 또 한번 변화와 혁신의 선두에 서야할 때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지방정부의 그린뉴딜 정책과의 차별점에 대해 설명해주십시오.

광주가 추진하는 그린뉴딜은 ‘광주형 AI-그린뉴딜’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고 150만 광주시민이 함께 참여한다는 점에서 다른 지자체와 차별화됩니다.

특히 광주형 그린뉴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실천의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시민 모두가 ‘내가 사용하는 전기는 내가 만들어 쓴다’는 생각으로 녹색에너지를 생산하고 이용하는 녹색전환도시, 재난재해로부터 안전한 기후안심도시, 친환경 신산업 중심의 녹색산업도시를 만드는 것입니다.

광주형 그린뉴딜의 또 다른 경쟁력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과 연계해 녹색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광주시 62만 가구의 전력사용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처리하는 빅데이터 시스템인 ‘에너지AI 클라우드’를 구축해 에너지를 절약하고 새로운 에너지 융복합산업의 기틀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2045 탄소중립 에너지 자립도시’ 추진의 구체적인 실행계획과 기대효과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가장 먼저 1단계로 2030년까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전력을 전량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2030 기업 RE100’을 달성해 온실가스 45%를 감축할 것입니다. 이미 지역 에너지 유관기관과 기업 등이 참여하는 ‘2030 기업 RE100 추진협의체’를 발족시켰습니다.

2단계로 2035년까지 광주가 사용하는 모든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2035 광주 RE100’을 이루고 최종 3단계로 2045년까지는 외부로부터 전력에너지를 공급받지 않는 에너지자립도시 광주를 실현할 것입니다.

탄소중립 에너지자립도시 원년인 올해는 온실가스 100만t 감축을 목표로 총 7,589억 원을 투입해 에너지전환, 건물, 수송 및 교통, 자원순환, 농축산, 흡수원 6개 부문에서 94개 사업을 진행합니다.

구체적으로 시민 참여형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대폭 확대를 위해 시민들이 직접 참여 · 출자하는 ‘시민햇빛발전소’ 설치 확대, 마을단위 에너지 자립을 위한 ‘에너지 전환마을 조성’을 본격 추진합니다.

또한 하수처리장 등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고 온실가스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하는 ‘환경시설 탄소중립 프로그램’ 운영, 친환경 녹색건축물 전환을 위해 국 · 공립 어린이집과 노후 공공임대아파트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그린 리모델링’사업을 실시할 것입니다.

아울러 선도적인 ‘에너지 목표관리제’를 실시해 올해 기준 배출량 대비 32%를 감축해 나가며 ‘무인공공자전거 시스템’ 시범 운영, 수소 · 전기차 보급 확대 및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지원 등 친환경 교통수단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만약 이러한 선제적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2045년까지 광주시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823만 6,000t으로 예상됩니다. 이 중 42.8%를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해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나갈 것입니다. 세계적인 경제학자이자 미래학자인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에너지 효율과 태양광, 전기자동차 등 에너지전환의 그린뉴딜 고용은 화석연료산업보다 고용이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AI-그린뉴딜은 기후위기 대응과 일자리 창출, 그리고 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위한 프로젝트로 시민들의 삶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지난 2월 출범한 민관 거버넌스 ‘탄소중립도시 추진위원회’에 대한 주요역할 및 추진전략 등 구체적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탄소중립도시 추진위원회는 광주형 AI-그린뉴딜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행정과 정치권, 시민사회단체를 총 망라한 거버넌스 추진체계입니다. 광주 공동체가 AI-그린뉴딜 협치 체계를 중심으로 정책 수립에서 실행까지 한마음 한뜻이 되어 참여하고 있습니다.

탄소중립도시 추진위원회는 온실가스 감축과 저탄소 친환경에너지 전환 등 다양한 탄소중립 에너지 정책을 마련하고 추진하는 컨트롤 역할을 하며 에너지 대전환과 함께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어갈 것입니다.

행정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탄소중립도시 추진단이 정책 실행력을 담보할 것이며 추진위원회는 115개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기후위기 비상행동, 광주광역시의회 그린뉴딜특별위원회와 함께 범시민기후변화 실천운동을 적극 펼쳐나갈 예정입니다.

광주가 그린에너지 ESS발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됐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설명 부탁드립니다.

지난해 11월 ‘그린에너지 ESS(에너지저장장치)발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됐습니다. 첨단과학산업단지 일원 2.5km2가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돼 올해 인프라 구축과 시스템 설계에 들어갑니다.

그동안 개별 사업자만 전기를 생산해 공급할 수 있었지만 이제 ESS를 구축한 일반 시민들도 발전 사업자가 돼 전기 충전사업자 등과 직거래가 가능해집니다.

기업과 시민들이 자동차와 태양광 건물 등을 통해 신재생에너지를 직접 생산해 비싼 가격에 팔고 싼 가격에 다시 구입하는 민간 중심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빛고을 수소연료전지발전소’는 세계 최초로 LPG-LNG 듀얼 시스템을 적용해 국내 첫 그린 뉴딜 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광주시는 도서산간 지역과 달리 인구밀도가 높은 내륙도시 특성상 설치면적과 소음 걱정이 없고 발전효율이 높은 친환경연료전지 발전사업이 탄소중립으로 가는 중요한 관문입니다.

지난 2월 국내 처음으로 액화석유가스(LPG)와 액화천연가스(LNG)를 함께 사용하는 친환경 발전소인 ‘빛고을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 건립을 위한 착수식을 진행했습니다. 설치면적이 태양광 50분의 1에 불과하고 소음이 적으며 발전효율도 상당히 높습니다.

또한 24시간 구애받지 않고 가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2022년 준공되면 시 전체 연간 전력소비량의 1.1%에 해당되는 9만 5,000MWh의 전력을 생산하게 되며, 약 3만 3,000여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에 해당됩니다. 기존 화력발전소 대비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으며 온실가스 감축 효과와 공기 중 미세먼지 제거 등으로 공기 정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기존 화력발전소 대비 약 1만 2,588t의 온실가스 감축효과와 성인 13만 여명이 호흡할 수 있는 공기 정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공기산업 클러스터 지정을 환경부로부터는 청정대기산업 클러스터 지정을 받았습니다. 이를 통해 첨단 녹색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하며 일자리 창출과 함께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나갈 예정입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헤쳐나 갈 각오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애플,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RE100 선언’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기업들은 친환경 무역 동맹을 넘지 못해 수출길이 막히게 될 것입니다. 그만큼 탄소중립과 에너지자립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됐습니다.

올해를 2045년 탄소중립 에너지 자립도시로 가는 원년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계획을 본격 추진하며 무엇보다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를 대폭 확대할 것입니다. 이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도시경쟁력의 핵심은 안전과 환경이 되고 있습니다. 각종 질병, 재난재해, 사고로부터 안전한 도시, 친환경 생태도시 여부가 사람들이 도시를 찾는 주요 기준이 될 것입니다.

탄소중립 에너지자립도시 실현을 통해 가장 안전하고 깨끗한 살기 좋은 글로벌 녹색도시로 도약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대한민국의 그린뉴딜 성공을 뒷받침 하겠습니다.

배성수 기자 bss@kea.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