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시대, 발전공기업의 현재와 미래를 논하다
탄소중립 시대, 발전공기업의 현재와 미래를 논하다
  • 이훈 기자
  • 승인 2021.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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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영 의원 · 대한전기협회, 제56회 전기의 날 기념 특별포럼 개최
전문가들, 에너지시스템 전반의 변혁과 공정한 전환 강조

탄소중립은 먼 미래에 벌어질 남의 일이 아닌 ‘지금 우리’가 꼭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이에 저렴한 비용으로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던 발전공기업의 역할도 변화에 직면했다. 특히 국내 전력공급의 약 40%를 차지하는 석탄발전의 과감한 감축은 탄소중립 비전 실현을 위한 중요한 과제가 됐다. 이에 이학영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실과 대한전기협회(회장 김종갑)는 탄소중립을 위한 발전공기업의 역할을 찾아보는 토론의 장을 마련했다.

제 56회 전기의 날 기념 특별포럼
‘탄소중립시대 발전공기업의 역할과 미래’

포럼에 참석한 내·외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5일 서울 켄싱턴호텔 여의도 센트럴파크홀에서 ‘탄소중립시대 발전공기업의 역할과 미래’란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종로 네거리에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점등(1990.4.10.)이 이뤄진 ‘전기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의미를 더했다.

김종갑 대한전기협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앞으로는 전기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넘어 전기의 친환경성과 안전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탄소중립은 지금 우리가 꼭 해결해야 할 문제로 전기인의 역량과 마음을 모아 잘 해결해 나가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학영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든든한 경제발전의 역군이었던 전기산업은 지금 역사적 전환점에 서 있다”며 “이번 포럼은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발전사업의 질서 있는 퇴진을 준비하고 검토하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심성희 본부장 “탄소중립, 세계적 추세 …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온실가스 배출의 감소세 전환 필요”

이날 포럼에서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심성희 에너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글로벌 탄소중립 추진 동향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심 본부장은 “탄소중립은 OECD 37개국 중 32개 국가, G20 국가 중 12개 국가가 선언할 만큼 전 세계적 추세로 자리매김 했다”며 발표를 시작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지만 에너지 다소비업종 중심의 산업구조 등으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계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탄소중립 및 2030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이행을 위해서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온실가스 배출의 감소세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심 본부장은 성공적인 탄소중립을 위해 “전원 구성의 변화와 더불어 에너지 소비, 공급, 전달체계 등 에너지시스템 전반의 변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승훈 교수 “공정한 전환 중요 … 탈석탄 얼라이언스검토해야”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발전공기업의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 확대와 ‘공정한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 교수는 “발전공기업은 탄소중립 대응을 위해 전력수급기본계획, 석탄발전 상한제 등에 따라 기존설비 폐지 및 연료전환을 차질 없이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RPS의무를 이행한다는 관점 이상으로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CCUS(탄소 포집 · 활용 · 저장) 등 새로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전은 경영연구원, 한국가스공사는 경제경영연구소, 한국수력원자력은 중앙연구원 등을 보유하고 있어서 효과적으로 발전전략을 마련하는 데 도움을 받고 있다”라며 “화력발전 5개 공기업은 이러한 연구조직이 없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므로 ‘한전+화력발전 5개 공기업’의 탈석탄 얼라이언스를 만드는 방안을 고려해 봐야 한다”고 전했다.

발전공기업 “다각적 노력 기울이는 중 … 정책지원 등 필요”

강승진 전기위원회 위원장이 좌장을 맡은 토론회에서는 우리나라 6개 발전공기업의 현황과 탄소중립을 위한 구체적인 해법과 노력, 정책 목표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김민철 한국수력원자력 HSE실장은 “한수원은 안전한 원전운영, 신재생발전 비중 확대, 수소 전 주기 기술 및 에너지융복합사업 등 신사업 및 기술개발 등을 추진 중”이라며 “이를 통해 국가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고 한수원 탄소중립을 조기 달성함으로써 글로벌 종합에너지기업으로 재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상규 한국남동발전 환경품질처장은 “남동발전은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 2020년 온실가스 배출량(4,252만 톤)을 2017년에 비해 26.9% 감축하는데 성공했다”며 “단계적 에너지 대전환으로 2017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을 88% 감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오동훈 한국중부발전 환경정책실장은 “중부발전은 탄소감축 예산인지제도 도입, 사내외 위원으로 구성된 탄소중립위원회 설치 등 탄소중립을 위한 다각적인 제도를 도입·운영하고 있다”며 “발전연료전환,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는 물론 CCUS와 산림조림, 외부감축사업 등 수단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 700만 톤도 상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상용 한국서부발전 발전운영처장은 “서부발전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세계 최고수준의 습식포집기술 실증을 완료했고, LNG 복합발전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해 수소혼소 실증 연구 등도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권달정 한국남부발전 기후대책부장은 “남부발전은 고탄소배출원에 대한 연료전환 추진과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그린뉴딜 투자 확대, 청정수소 활용 사업 추진 등을 위해 약 11조 원을 투자할 계획 이라며 “태양광 폐모듈 재활용, 재생에너지의 수소변환 및 저장, CCS 기술의 LNG 발전기 적용 등 미래기술 R&D 역시 지속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강수 한국동서발전 기후환경실장은 “동서발전은 기존 석탄발전의 연료전환 추진을 비롯해 바이오연료 혼소 확대, 수소혼소가스터빈 실증을 통한 노후복합발전소 대체 등 탄소배출 저감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2030년까지 25%로 정부 목표 대비 5%p 더 늘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옥헌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과장은 “석탄화력발전 폐지와 관련한 정당한 보상을 뒷받침하기 위해 국회가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며 “정부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최적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수급과 계통 안정성을 답보하는 가운데 노동자 및 지역 이슈, 발전회사의 재무적 여건을 다 함께 해결해나가면서 탄소중립을 이행할 수 있도록 많은 지혜를 모아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이훈 기자 hoon@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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