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증으로 시작해 한국판 애플 꿈 꾼다”
“궁금증으로 시작해 한국판 애플 꿈 꾼다”
  • 이훈 기자
  • 승인 2021.0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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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여운남 다원디엔에스 대표

“제가 사용하는 컴퓨터의 전력사용량이 궁금해 개발하게 됐습니다.”

경기 광명에 위치한 다원디엔에스 연구소에서 만난 여운남 대표<사진>는 스마트플러그 개발 배경에 대해 궁금증에서부터 시작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과거 컴퓨터의 파워가 각기 달라 성능의 차이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그 말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당시에는 전력사용량을 측정할 만한 제품이 없어 궁금증만 계속 가지고 있던 찰나 여 대표는 우연히 대학교수에게 외국에서 전력사용량을 측정할 때 사용되고 있는 제품을 받게 됐다.

“제품을 살펴봤는데 너무 복잡했습니다. 그때부터 일반인도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여 대표는 바로 청계천으로 달려갔다. 제작비가 없어 기존에 출시돼 있던 타이머와 전력량계를 체크할 수 있는 제품을 결합해 시제품을 만들었다.

“어떤 가전기기의 전력사용량이 많은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상업성이 있다고 판단한 여 대표는 정식으로 제품을 디자인한 후 금형을 제작해 상품을 출시했다. 제품을 출시하기까지 과정은 쉽지 않았다. 시장에 없던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규제 샌드박스가 있어 새로운 제품이 과거보다 쉽게 출시될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관련 제도와 기준이 없어 인증받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나온 제품은 LCD를 통해 전력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다 보니 크기가 클 수밖에 없었다. 제품은 만들었지만 판매가 막막했던 여 대표는 제품을 인터넷 카페에 올리기 시작했다.

“인터넷 카페에서 반응이 좋았습니다. 구매 문의는 물론 제품에 대한 의견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여 대표는 시장의 목소리를 받아들여 제품을 조금씩 개선해 나갔다. 약 8년에 걸쳐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스마트플러그가 출시됐다.
현재 스마트플러그는 자체 판매몰, 오픈마켓 등 온라인을 통해 구매가 가능하다.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판매하면 유통 마진으로 인해 소비자 구매 가격이 높아지게 됩니다. 회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좋은 결과가 아니라고 판단돼 아직은 온라인 판매만 고집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플러그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매출까지 이어졌지만 여 대표는 제조만으로는 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플랫폼, 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 국내보다 저렴하게 제조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서비스를 공급하는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방향성을 가져가야 합니다. 물론 중소기업이 하드웨어 개발부터 서버, 플랫폼, 서비스까지 하는 건 어렵습니다. 단거리 육상 선수에게 장거리를 달리라는 말과 똑같습니다. 하지만 다원디엔에스는 작은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제품 생산부터 플랫폼, 서비스까지 다 해내고 있습니다. 애플처럼 유니콘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홀몸 어르신 돌봄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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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여 대표는 정부에 직접적인 자금 지원보다 실증사업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줄 것을 요구했다.
“현장에서 정부의 과제를 수주하지 못해 없어지는 회사를 많이 봤습니다. 직접적인 기술개발 지원보다는 기업이 제품 개발 후 실증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야 합니다. 개발 후에 판매까지 했지만 실증이 부족하다 보니 리콜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기업이 실증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면 좀 더 나은 제품이 출시될 수 있습니다. 좋은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유통에도 다양한 정책을 마련했으면 좋겠습니다.”

이훈 기자 hoon@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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