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화두 ‘ESG 경영’, 전력공기업들도 강화나서
뜨거운 화두 ‘ESG 경영’, 전력공기업들도 강화나서
  • 이훈 기자
  • 승인 2021.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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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영국에서 시작 … 정부, 2024년까지 자율적 공시
기업 · 협단체, 조직 신설 등 적극 대응

ESG가 기업 경영에 뜨거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칭으로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환경은 기후변화 영향, 사업장 환경오염물질 저감, 친환경 제품 개발 둥이 포함되며 사회의 경우 인적 자원 관리, 산업안전, 하도급 거래, 제품 · 서비스의 안전성, 공정경쟁 등이 포함된다. 지배구조는 주주 권리, 이사회 구성과 활동, 감사제도, 배당과 같은 요소가 해당된다.

ESG는 2000년 영국을 시작으로 스웨덴, 독일, 벨기에 등이 ESG 정보공시 의무제를 차례로 도입하면서 개념이 정립됐다. 최근 코로나19와 탄소중립 등으로 인해 가치가 급등했다. 특히 2018년부터는 ESG 활동을 하는 기업에만 투자하는 ‘ESG 투자’가 전체 운용자산의 20~40%를 차지했다.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합(Global Sustainable Investment Alliance, GSIA)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ESG투자 규모는 40조 5,000억 달러(4경 4,400조 원)로 2018년 30조 6,800억 달러(3경 3,600조 원)와 비교하면 1년 반 만에 무려 31% 증가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ESG 공시를 의무화한 국가는 세계 20개국 안팎이다. 노르웨이 등과 같이 지속가능보고서를 별도로 발간하는 국가도 있고 사업보고서나 별도 서식 내부에 ESG 공시를 의무화하는 국가도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우선 2024년까지는 자율적으로 공시할 계획이다. 2025년부터 자산 2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는 환경 및 사회적 활동을 담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공시해야 한다. 2026년부터는 모든 코스피 상장사에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를 의무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기업들은 사내 전담 조직을 만드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대한상의, 한국경영자총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들도 ESG 전담 조직을 만들고 있다. 한국전력 및 발전사들도 ESG 기반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우선 한전은 ESG 경영 강화을 위해 ‘2030 중장기 전략’을 수립했다. 올해 ‘2050년 탄소중립 이행과제’를 발굴하고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도 직접 참여를 추진할 예정이다. 지배구조 분야에서는 ESG 거버넌스를 강화하고 윤리준법경영의 강도를 높인다. 이와 함께 ESG 정보공개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이사회 의장을 위원장으로 비상임이사 3인으로 구성된 ESG위원회를 신설하기도 했다.
발전공기업들도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 일제히 ESG 경영을 강조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에 2030년까지 신규 설비 7.5GW를 추가 확보, 총 8.4GW의 설비를 갖출 계획이다. 앞서 2018년 ESG 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한국남동발전은 전체 발전비율의 95%를 차지하는 석탄 화력발전 비중을 줄이고 LNG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남동발전이 발표한 ‘KOEN 뉴딜 중장기 추진계획’에 따르면 KOEN 뉴딜을 통해 2025년까지 5조 7,000억 원을 투자해 4만 9,000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특히 ‘2050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Net Zero)’를 기관 목표로 설정, 석탄화력 출구전략을 통한 미세먼지 및 온실가스 감축에도 앞장선다. 실례로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집해 광물화하는 기술개발 실증을 통해 탄소감축에 한 발짝 다가서고 있다.
이 밖에도 지난 1월에는 무보증 회사채 3,000억 원을 ESG(녹색)채권으로 발행했다. 이번 발행금액 전액은 신재생에너지 REC 인증서 구매에 투입될 계획이다. REC의 경우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정부가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프로젝트를 간접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RPS제도의 일환이며, REC 구입을 통해 민간 신재생에너지사업 추진을 가능하게 한다.

한국중부발전은 폐염전 태양광발전에서부터 해상풍력, 그린수소 생산 실증에 이르기까지 공격적 재생에너지 확대에 나서고 있다. 2030년까지 발전량의 3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임직원의 부적정 재산증식을 원천차단하기 위한 중부발전 고유의 ‘KOMIPO家 윤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위반행위를 강력히 통제하는 감시체계를 더욱 가속화할 예정이다.

또한 CEO 중심의 윤리 · 준법경영으로 ESG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이해관계자에 대한 청렴문화 확산을 위해 제2회 충남지역 청렴 골든벨을 시행하며 중부발전 특화형 공정거래 자율준수프로그램(Compliance Program)을 운영하는 등 투명하고 공정한 KOMIPO를 구현하는데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한국서부발전은 온실가스 감축 노력과 더불어 일자리 창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 등을 통해 ESG경영을 적극 실천하고 있다. 서부발전은 2015년 8월 충남 태안으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지역 사회와의 상생발전을 위해 5년 간 충남지역 농가를 대상으로 온실가스 감축 사업을 추진해 왔다. 농가나 농업법인이 지열을 비롯해 바이오가스, 공기열 히트펌프, 다겹보온커튼, 목재펠릿 등의 저탄소 기술을 활용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면 온실가스 감축 실적에 해당하는 만큼의 지원금을 받는 형태다. 이 사업을 통해 향후 10년간 총 11만 6,000톤의 온실가스가 감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대형 산불 피해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강원도 고성군 주민들을 위해 ‘탄소상쇄 평화의 숲’ 제1호 사업을 추진했다. 지난해 4월 송지호 해변에 해송 2500본을 심었고 향후 이곳에서 확보될 탄소배출권을 강원도에 기부했다. 최근에는 한화종합화학과 ‘수소 혼소 발전기술’을 개발 · 실증하는 사업을 추진,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이기로 했다. 수소 비중이 높을수록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줄일 수 있어 탄소중립과 더불어 수소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발전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남부발전은 2025년까지 총사업비 3조 8,000억 원을 투입하는 그린뉴딜 종합 계획을 추진한다. 지속가능한 미래 에너지 확산을 위해 '국산 풍력 100기 건설 프로젝트'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또한 공공 주도로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하고 공공기관 유휴 부지를 활용한 ‘공공협업형 대용량 태양광 사업’도 발굴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풍력 · 태양광 설비 규모를 3,23MW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노사 협력 체계와 청렴한 기업문화 만들기에도 힘을 쏟고 있다. 앞서 남부발전 노사는 회사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국민을 위한 사회적 가치 창출을 목표로 ESG 경영에 동참하기로 선언한 바 있다. 임직원 윤리 의식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반부패 · 갑질 근절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한국동서발전은 ESG 경영 선포식을 개최하며 ESG 경영의 의지를 다졌다. 이날 행사에서 ESG 경영 실천을 다짐하는 의미로 경영진을 비롯한 임직원이 환경, 사회문제 등 ESG 경영과 연계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쳤다.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경영진 등 임직원 30명이 영양식, 지역농산물, 안전용품으로 구성된 꾸러미를 지역 취약계층 200가구에 직접 전달했다. 지원 물품은 지역 소상공인에게 구매했으며, 포장재 대신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에코백을 활용했다. 또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상쇄 숲 조성 식목행사와 환경 정화활동을 시행했다. 임직원 60명이 울산 동천강 주변과 황방산 산책로에서 정화활동을 펼치고 편백나무 300그루를 심었다.

이 밖에도 캐릭터 ‘빼꼼’과 손을 잡고 ESG 경영 소식을 홍보한다. 홍보콘텐츠에는 ‘생활형SOC 신재생에너지 사업’, ‘시민가상발전소 구축 사업’ 등 회사의 다양한 친환경에너지 사업을 응원하는 빼꼼의 긍정 에너지가 담길 예정이다.

이훈 기자 hoon@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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