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관점에서 바라본 전력구매계약(PPA)
RE100관점에서 바라본 전력구매계약(PPA)
  • 서지원
  • 승인 2021.0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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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RE100은 기업이 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하겠다고 선언하는 자발적인 캠페인으로 현재 300여 개의 글로벌 기업이 참여 중이다. 국내에서는 SK계열사 6개, 아모레퍼시픽, LG 에너지솔루션 등 8개 기업이 참여를 선언했다(2021. 4 기준).

애플, 구글과 같은 글로벌 기업은 이미 재생에너지 100%를 달성했으며 기업의 RE100 참여 여부는 ESG 경영과 맞물리면서 필수사항이 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에 맞춰 국내기업이 자가용 설치 방법 외에 재생에너지를 구매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형 RE100이 도입됐다.

한국형 RE100은 국내 전기 소비자가 재생에너지 전기를 사용하고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서’를 발급받아 RE100 이행, 마케팅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참여대상은 일반용, 산업용 전기소비자로 전기사용량 수준과 무관하게 재생에너지를 구매하고 싶은 기업은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RE100에 참여하고자 하는 기업은 한국에너지공단에 기업 등록 후 재생에너지 전기를 사용하고 에너지공단으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확인서를 발급받아 RE100 이행 등에 활용할 수 있다.

기업이 재생에너지 사용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수단은 총 다섯 가지다.

전기소비자가 기존 전기요금과 별도의 녹색프리미엄을 한전에 납부해 재생에너지 전기를 구매하는 녹색프리미엄, 전기소비자가 RPS 의무이행에 활용되지 않는 재생에너지 REC를 플랫폼을 통해 구매하는 REC 거래, 한전 중개로 전기소비자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 간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해 전력과 REC를 구매하는 제3자 PPA, 전기소비자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일정 지분을 투자하고 해당 발전사와 제3자 PPA 또는 REC 계약을 별도로 체결하는 지분참여, 전기소비자가 자기 소유의 자가용 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하고 직접 사용하는 자가발전 방식이다.

이 중 제3자 PPA는 계약 당사자 간 가격 협상이 가능하고 대규모 장기계약을 통해 가격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기에 기업들이 대체로 선호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한전의 중개를 통해 재생에너지를 구매해야하기 때문에 기업이 제3자 PPA를 통해 사업을 수행할 유인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CDP(Carbon Disclosure Project)가 발표한 ‘RE100 Annual Report 2020’에 따르면 이행수단별 조달비율은 2019년 기준 공급인증서 구매 42%, 녹색요금제 30%, PPA 방식 26%, 자체건설을 포함한 기타 방식 2.5%로, PPA 비중의 경우 2016년부터 3년간 13%에서 26%로 두배 가량 증가했다.

또한 RE100 참여 기업 중 40%의 기업들이 PPA 참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이에 따라 향후 PPA 비중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에서는 이미 PPA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RE100 주요 참여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2020년 기준 구글은 PPA 계약으로 2.7GW를 구매했으며 페이스북(1.1GW), 아마존(0.9GW), 마이크로소프트(0.8GW)순으로 PPA계약을 체결했다. 이들 4개사의 계약규모
(5.5GW)는 전 세계 계약 규모의 약 30%를 차지했다.

이처럼 PPA가 기업들이 선호하는 방식인 만큼 국내에서의 한계점을 극복해야할 필요성이 또한 대두되고 있다. 지난 3월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발의한 직접PPA 허용 등의 내용을 담은 신재생에너지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직접 PPA는 한전을 경유하지 않고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전기소비자가 직접 전력구매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직접 PPA가 도입됨으로써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구매 선택 폭이 넓어지고 RE100 이행 및 참여유인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
안 전력시장에서는 기업의 발전과 판매사업의 겸업을 금지하고 있었지만 이번 전기사업법 개정을 통해 발전사업자의 직접 전력 판매가 가능하게 됐고 기업 역시 재생에너지를 직접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해외에서는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TSMC가 2020년 한 해에만 1.2GW의 해상풍력 직접PPA를 체결한 사례가 있다. 대만의 경우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발전 원가가 높은 편이지만 실질적인 직접 PPA법이 시행된 지 2년 만에 TSMC를 비롯한 많은 회사들이 대규모로 PPA를 체결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직접PPA가 시행된다면 많은 기업들이 직접PPA를 통해 재생에너지를 구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의 재생에너지 구매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직접 PPA가 허용된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 있으나 업계 관계자들은 직접PPA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대규모의 직접 계약체결이 가능한 일부 대기업에게만 유리한 방향으로 제도가 설계될 경우 PPA 활성화의 저해요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렇기에 다양한 규모의 전기소비자가 참여할 수 있고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세밀한 정책 지원과 규제가 필요하다.

기업과 재생에너지 생산자 모두에게 편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제도 완성을 위해 리스크 완화, 전력 비용 감축 등 실질적인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 또한 금융조달이 어려운 중소기업이나 계약 안정성을 고려하는 기업들을 위해서 제3자 PPA 지원도 필요할 것이다. RE100 참여 기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기후변화 대응과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RE100 참여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직접 PPA의 도입으로 인해 국내 전력시장 구조의 큰 변화가 예상됨에 따라 더 많은 기업과 발전사업자가 RE100에 참여할 수 있게 됐으며 직접 전력구매계약을 맺음으로써 재생에너지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생에너지 시장 확대와 안정적인 RE100 도입을 통해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서지원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새에너지정책실 RE100팀장 keaj@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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