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지원을 위한 전기협회의 역할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지원을 위한 전기협회의 역할
  • 주현재
  • 승인 2021.0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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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s & Standards의 필요성

KEPIC(전력산업기술기준)은 1987년 한국전력공사에서 수행한 국내 원전의 산업기술기준 제정 타당성 조사를 시작(1단계)으로 1992년 본
격적으로 개발(2단계)했고, 1995년 원자력과 화력 발전 위주의 초판(총 33권)을 발행했다. 이후 한국전력공사에서 수행하던 개발 업무를 대
한전기협회로 이관해 참조표준(ASME B&PV Code 등) 반영 등 매년 추록 및 5년 주기 판을 발행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내 원전 및 Barakah 수출원전과 같이 경수로를 중심으로 적용되어 온 KEPIC은 중수로 운영단계에 적용하기 위한 신규 표준 개발을 2021년에 완료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금속 적층제조(AM 또는 3DP), 핵융합로 관련 미래 Codes & Standards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특별위원회 및 워킹그룹을 운영해 Code 체계(Structure)를 개발 중에 있다.

이와 더불어 두산중공업이 미국 뉴스케일 개발에 참여하고 지난 4월에 혁신형 SMR 국회포럼이 출범하는 등 SMR 개발이 국내외에서 추진 동력을 얻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한수원 중앙연구원, 한국전력기술 등에서 다양한 노형의 SMR을 개발 중에 있으므로 시의 적절하게 적용할 수 있는 SMR 관련 KEPIC 코드 체계를 개발하기 위한 활동이 필요한 시기다.

원자력안전위원회 고시 제2018-6호, ‘원자로시설의 안전등급과 등급별 규격에 관한 규정’에서 안전등급이 부여된 원자력 설비는 KEPIC-MN, EN, SN에 적합하도록 요구하는 것과 같이 KEPIC은 다수의 원안위 고시에서 원자력안전법령의 이행에 필요한 상세 기술기준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SMR도 파일럿 또는 상용 원자로를 설계 및 건설하기 위해서는 원자력안전법령과 함께 KEPIC을 적용해야 한다. 만약 적기에 KEPIC을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SMR 개발공정의 지연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한국원자력학회 등을 통해 소개된 혁신 SMR은 4개 모듈 원자로(170MWe×4), 중대사고 제로, 완전 피동 안전계통 적용, 신재생에너지 연계 자율 탄력운전, 기기모듈화/공장제작/내륙수송과 같이 기존의 대용량 원전과 비교할 때 혁신적인 설계 개념이 적용될 예정이다. 이러한 설계 개념들을 Codes & Standards 관점에서 분석해 기 발행 KEPIC을 수정하거나 새로이 요구되는 KEPIC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18개국에서 72종류의 SMR이 개발중(초소형원자로 포함)일 정도로 혁신 아이디어의 경연장으로 불리는 상황에서 러시아, 미국 등 SMR 개발 선도국가와의 미래 수출경쟁이 도래하게 되면 국가별로 개발한 SMR에 적용하는 Codes & Standards의 존재 유무도 경쟁력 판단의 척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

SMR 개발 지원을 위한 KEPIC의 역할

러시아를 제외한 서방국가 중에서 개발이 가장 앞선 SMR 중의 하나로 평가받는 미국의 뉴스케일(NuScale) 원자로는 60MWe 원자로를 하나의 모듈로 최대 12개 모듈로 구성할 계획이며 기존 경수로형 원전의 일체형 설계개념을 도입했다. 2020년 미국 NRC(Nuclear Regulatory
Commission)로부터 설계인증을 취득했으며 2027년 유타 주에서 첫 상업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발사인 NuScale Power, LLC은 건설단계 적용 Code인 ASME BPVC Sec.III를 NuScale 원자로에 적용 가능함을 확인했으며 2020년에 ASME의 원자력 기기제조자 인증서를 취득했다.

ASME는 NuScale 운영단계에 적용될 Code인 ASME BPVC Sec.XI은 기존 요건에 대한 예외 요건을 개발해야함을 확인하고 요건 개정 및 신규 Code Case 개발을 작업하고 있다. 미국은 NuScale 뿐만 아니라 Terrapower, Westinghouse 등에서 우리나라에 비해 더 많은 종류의 SMR을 개발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다양한 Codes & Standards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DOE, NRC, NEI, ANS, ASME, IEEE, ACI, ASTM 등 정부기관, SDO(표준개발기관), 개발회사들이 Joint Committee 운영 및 공동 워크숍을 개최하며 그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대한전기협회는 SMR 개발 지원을 위해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KEPIC 관련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첫째, SMR에 특화된 기술기준 개발을 위한 기초조사 연구를 시작했다. 이를 위해 2022년 1/4분기까지 SMR 개발현황 및 시장현황을 파악하고 SMR에 적용 가능한 국내 ·외 법령 및 Codes & Standards를 조사할 예정이다. 또한 국내 SMR 혁신기술을 분석해 SMR 분야의 KEPIC 적용방안 및 개선안을 도출하고 KEPIC 개발목록을 도출할 계획이다.

둘째, 기존의 허용 재료규격(KEPIC-MN/MD)에 등재되지 않은 신규 재료를 SMR 기기 건조에 사용할 가능성에 대비해 2021년 말까지 KEPIC 고유의 신규재료 등재절차를 수립하고 2022년부터 신규재료 등재 신청을 접수해 심사 및 등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SMR용 기기별 기본 정보가 공개되는 시기에 맞춰 현재의 KEPIC 인증제도를 검토해 필요시 인증관련 KEPIC 요건의 개정작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2021 KEPICWeek(2021.8 예정)에서 SMR 관련 워크숍을 개최하기 위해 한수원 중앙연구원과 협력하고 있으며 혁신 SMR 개발계획, KEPIC 준비현황 등을 산업계에 공유할 계획이다.

맺음말

대한전기협회는 앞에서 설명한 KEPIC 제 · 개정, 인증제도 정비와 같은 기존의 역할 외에도 SMR의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국제표준화, 인력양성, 국제행사 개최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나아가서는 SMR 도입 유망국가의 규제기준 및 Codes & Standards 정보를 분석해 산업계에 제공하는 등 수출지원 사업을 발굴하고 co-generation(수소 생산 등)과 같은 SMR 관련 정책 수립을 지원하며 국민 수용성 제고에도 기여하고자 한다.

주현재 대한전기협회 KEPIC본부 인증제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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