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발전 삼천포 발전본부, 40년 역사 뒤로하고 새로운 시대 준비하다
남동발전 삼천포 발전본부, 40년 역사 뒤로하고 새로운 시대 준비하다
  • 이훈 기자
  • 승인 2021.07.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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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 2호기 공식 폐쇄 … 국내 급격한 경제성장의 든든한 뒷받침 역할
고용불안 · 지역경제 위축 등 현실 문제 직면 … “정의로운 전환보다 아름다운 전환 돼야”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이에 석탄화력 발전노동자들의 고용불안과 발전소 폐쇄에 따른 지역 경제 위축 등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4월 삼천포화력발전소 1,2호기가 공식 폐쇄됐다. 약 40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문을 닫은 것이다. 탈석탄 시대를 진행 중인 한국남동발전 삼천포발전본부를 다녀왔다.

1978년 건설 시작 … 1984년 준공
노후 된 설비 지속적인 개선 및 보강

1970년대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루며 전력수요 역시 증가세가 가파르게 치솟았다. 아울러 당시에는 높은 석유 의존도로 인해 석유파동 등 유가 등락에 따라 국내 산업경기가 심각한 영향을 받았다. 이에 정부는 석유에 의존하는 발전방식을 지양하고 발전연료를 다원화하는 차원에서 기존과는 다른 형식의 발전소가 필요했다. 이러한 정부의 제4차 전원개발 5개년 계획(1977~1981)에 따라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유연탄 대용량 발전소가 바로 삼천포화력 1,2호기다. 1978년 건설을 시작해 착공 6년 만인 1984년에 준공됐다. 1,2호기는 40여 년 운전하며 1980년대 이후 우리나라의 급격한 경제성장을 든든히 뒷받침했다.

1993년 3호기, 1994년 4호기, 그리고 1998년 5,6호기가 차례로 준공돼 발전을 개시했다. 1~4호기는 호기당 용량이 560MW급이고 5,6호기는 500MW급이다. 여기에 소수력 6MW, 태양광 13MW, ESS(에너지저장장치) 12MW를 더해 총 3,271MW급 설비용량을 갖췄었다. 이번 1,2호기 폐쇄로 삼천포발전본부 화력용량은 3,240MW에서 2,120MW로, 전체 설비용량도 2,151MW로 감소했다.

발전소의 오랜 역사만큼 설비도 노후화되면서 성능이 저하됐다. 이에 삼천포발전본부는 1,2호기를 포함한 전 호기에 대해 발전설비의 성능 및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성능이 저하된 설비의 지속적인 개선 및 보강을 통해 설계 효율에 근접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펼쳤다.

2012년에는 1,2호기에 대한 통풍설비 교체, 전기집진기 1단 증설, 발전기 고정자 재권선 등 수명 한계설비에 대한 대대적인 개조 및 교체를 시행, 설비 신뢰성 향상은 물론 환경 보존을 강화한 설비로 재탄생시켰다.

이와 함께 환경 관련 법적 규제치를 준수토록 탈황·탈질설비도 구축(2005~2010년)함으로써 발전소가 오래되면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세간의 우려를 말끔히 해소했다. 여기에 대용량 유연탄 석탄화력발전소 최초로 석탄회 정제공장을 건설해 매립 처리하던 비회(Fly Ash)를 재활용했다.

1,2호기 인력 고성하이화력발전소로 이동
에너지전환 거스를 수 없는 흐름 … 정부 차원의 지원 필요

삼천포발전본부의 1,2호기는 당초 2019년 12월 폐쇄 예정이었다. 남동발전은 전력수급 문제와 삼천포 5,6호기 탈황탈질 공사 등으로 2019년 12월, 2020년 4월께 삼천포 1,2호기 폐쇄를 두 차례 연장했다. 두 번의 연기 끝에 지난 4월 1,2호기를 폐쇄했다.

환경단체들은 “1,2호기 영구 폐쇄에 적극적으로 공감한다”며 “신규로 건설 중인 고성하이화력발전소 건설 중단도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폐쇄로 인한 전력수급은 국가 에너지 연료전환 등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할 계획이며, 삼천포 발전본부 1,2호기에서 근무하던 인력 대부분은 고성하이화력발전소 1,2호기로 자리를 옮겼다.
석탄화력발전소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근로자 A씨는 “에너지전환이라는 세계적인 큰 흐름에서 탈석탄 정책은 거스를 수 없다”면서 “대체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태양광, 풍력, 소수력 등 각 에너지원별 효율 향상 등 기술력 확보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18년 동안 석탄화력발전소에서 근무한 관계자 B씨도 “신재생에너지 분야 기술력 향상 및 기반시설 확대를 위해서 범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028년 6호기까지 폐지 계획 … 지역주민 ‘지역 자생 걱정’
회사, 실질적 도움 될 수 있는 분야 발굴

1,2호기 폐쇄를 시작한 삼천포발전본부는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24년 제3,4호기, 2027년 7월 제5호기, 2028년 6호기 등의 폐지가 계획돼 있다. 향후 3,4,5,6호기는 LNG로 대체 건설 예정이지만 지역 경제 위축, 노동자들의 고용불안 등 여러 문제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역주민 C씨는 “발전본부 폐지에 따른 지역경제 등을 고려해 불안해하는 지역주민들이 많다”며 “30여 년을 발전소와 함께 생활해 왔는데 6년 후 모두 폐지된다고 하니 발전소 없이 지역이 자생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전했다.

약 500명이 근무하고 있는 발전사 내부 분위기도 녹록치 않다. 직원들은 기존발전소 폐지일정에 맞춰 새로운 사업소로의 근무이동 등을 고려하고 있다. 회사 측에서도 지역대학 산학연계를 통한 협력사 현장근로자 재취업교육 등 현장근로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분야 발굴에 힘쓰고 있다.

근로자 A씨는 “폐지 계획에 따라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신재생에너지나 LNG발전소 등으로 옮겨 근무하고 싶지만 근무지가 부족해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했다. 이어 “직원 교육 등에 앞서 신재생 에너지발전소가 지금 직원들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기반시설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동자들의 고용불안 문제는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 국회, 관련업계 등에서는 ‘정의로운 전환’이 논의되고 있다. 정의로운 전환이란 산업 전환과정의 결과가 사회적으로 정의롭고 노동자에게도 바람직해야 한다는 것이다. 환경 노동운동가 브라이언 콜러는 △공정성 △재고용 △보상 △지속가능성 △프로그램 등 5가지 요소가 정의로운 전환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근로자 A씨는 “정의로운 전환이란 단어는 현장 근로자들에게는 아직 익숙지 않은 단어”라며 “신재생에너지로 기존 석탄화력발전 노동자들을 채우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근로자 B씨는 “정의로운 전환보다는 아름다운 전환이 돼야할 것”이라며 “심도 있고 깊이 있게 정책을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삼천포 발전본부 미래상
삼천포 발전본부 미래상

한편, 삼천포 발전본부는 2035년까지 3535 에너지 대전환로드맵에 따라 수상 및 육상 태양광, 해상풍력발전, LNG발전, 수소 · 천연가스 혼소 복합발전 등을 통해 친환경에너지 3,500MW를 확보할 방침이다.

이훈 기자 hoon@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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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islkk 2024-03-29 08:27:02
삼천포 마을 주민들 그동안 잘도 뜯어먹었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