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는전기] 가상발전소
[들리는전기] 가상발전소
  • 이훈 기자
  • 승인 2021.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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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기 업계에서 가상이란 단어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바로 가상발전소(VPP ; Virtual Power Plant)입니다. 가상발전소란 가정용 태양광처럼 여러 군데 분산된 전원을 클라우드 기반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통합해서 하나의 발전소처럼 관리하는 시스템입니다.

업계에서는 미래 전력망을 책임질 기술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전 세계 국가들이 기존에는 석탄 화력발전소나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력을 중앙공급식으로 전달해왔다면, 앞으로는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면서 ‘분산형’으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한 경제지는 전 세계 가상발전소 시장 규모가 연평균 27%씩 성장해, 2027년에는 28억 5,000만 달러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돈으로 약 3조 2,100억 원의 규모인데요. 어마어마하죠?

다른 나라들도 가상발전소 사업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선 영국은 2019년 중개사업자의 도매시장 참여를 허용했습니다. 공급 면허를 취득한 전력 마케터, 에너지 판매업체, 중개사업자 등도 참여가 가능해진 겁니다.

미국은 전력시장에 참여할 능력이 있음에도 크기가 작아 시장에 참여하지 못하는 분산자원을 중개사업자를 통해 도매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수급조정(보조서비스) 시장에도 가상발전소가 참여할 수 있도록 시장이 확대되면서 중개사업자의 증가와 비즈니스 모델 확대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현재 해외의 경우 태양광, 풍력, 열병합, ESS, DR 등 다양한 분산자원을 VPP 자원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VPP가 다양한 시장에 참여해 수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사업 환경 및 기회도 제공하고 있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소규모 분산자원의 가시성을 높이고 효율적인 전력계통 운영을 도모하기 위해 2019년 소규모 전력중개시장(한국형 VPP제도)을 도입했습니다. 소규모 전력 자원에서 생산하거나 저장한 전력을 모아 거래하고자 중개사업자를 통해 소규모 분산자원을 모집하고, 전력시장 참여를 유도해 계통운영의 효율성을 개선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정부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분산자원의 보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가시성이 부족한 소규모 분산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가상발전소의 역할이 점차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조금은 낯설게만 느껴졌던 가상발전소. 가상발전소 활성화를 위해 해외 사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를 참고해 다양한 연구를 준비해나갈 필요가 있겠죠? 지금까지 들리는 전기였습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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