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기기산업 발전 방향을 듣다
국내 전기기기산업 발전 방향을 듣다
  • 이훈 기자
  • 승인 2021.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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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일렉트릭’ 르네상스를 위한 공청회 열려
국내 전기산업계의 나아갈 방향과 비전 모색

전통적인 굴뚝산업인 전기기기산업계는 탄소중립 시대의 가속화와 급격한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이에 전기 관련 16개 기관(단체)이 참여하는 전기관련단체협의회(회장 김성관)는 한국전기산업진흥회(회장 구자균), 대한전기학회(회장 김철환), 한국전기연구원(원장 직무대행 유동욱)과 공동으로 지난달 14일 국내 전기산업계의 나아갈 방향과 비전을 모색하기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정 박사, 세계 5대 전기기기산업 강국 실현 비전 제시
조 상무, “차세대 소부장 기술 확보 중요"

정만태 산업연구원 박사는 ‘K-전기기기 산업의 발전 방향’이라는 주제 발제를 통해 세계 5대 전기기기산업 강국 실현의 비전을 제시했다. 정 박사에 따르면 세계 전기산업은 발전 9조 8,000억 달러, 송배전 7조 2,000억 달러, 신재생에너지 3조 6,000억 달러, 스마트그리드 1조 5,000억 달러 등 2035년까지 약 22조 달러 규모의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 박사는 “주요 국가들은 에너지안보 확대와 경기 부양을 위해 전기기기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전기기기산업의 중장기 육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기기 산업은 국가의 전력품질을 결정하는 핵심기자재를 공급하고 전력산업 생태계 전반의 변화와 연계한 비즈니스 모델 창출이 가능한 분야”라며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력인프라 운영 노하우와 ICT 경쟁력 등을 보유하고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내수정체와 원천기술 및 핵심부품의 해외 의존도가 높지만 그린뉴딜 사업의 글로벌화, 대 · 중소 상생협력 등 강건한 산업생태계를 구축하고 차세대 핵심기술 분야를 선점해 2030년 수출 250억 달러, 히든챔피언 10개사를 실현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박사에 이어 조한구 이플전기 상무가 ‘전기산업 글로벌 환경변화에 따른 부품소재 발전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조 상무는 소재 · 부품 · 장비(이하 소부장)산업 현황 및 경쟁력 강화 배경과 필요성을 제시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소부장 공급망 위기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세계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실례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활용도가 높은 첨단 소부장 분야의 경우 기술 경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조 상무는 “기존 소부장 산업의 국산화 전략을 넘어 미래 공급망 창출 및 선점을 위한 차세대 소부장에 대한 기술 확보가 중요하다”며 “기업의 단기 전략을 뒷받침하고 향후 5년 이후 중장기 미래를 전제적으로 대비하는 정부의 연구개발 전략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내비쳤다. 이어 전기기기 소재부품 개발 방향으로 △경사 기능성 3D 프린팅 기술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선박용 육상전원장치 개발 △초고압 스페이서 및 변성기 융합 기술 △환경에 부응하는 전력기기용 에폭시 수지의 고성능 등을 제시했다.

그는 “기업 간 협력모델을 통한 강력한 가치사슬을 구축해야 한다”며 “일본 수출규제 및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해 소부장 연구개발 투자 분야를 보다 다변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세계 공급망을 고려한 전기산업 발전전략도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 박사, “연구개발 센터 구축 필요”
허 교수,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 갖춘 인재 필요”

오연호 한국전기연구원 박사는 ‘전력기기 산업의 연구개발 현황과 발전방안’이라는 주제로 국내외 정책 및 시장변화와 연구개발 현황을 발표했다.

오 박사는 “세계 각국의 탄소중립 선언에 따라 친환경 전력기기는 대세로 떠오르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소재나 신기술보다 품목 위주의 개발에 치중하고 있다”면서 “국내 전력기기 산업의 인력 처우, 비전 취약, 전문인력 노후화 문제 등도 전력기기 발전의 장애물”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중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연구지원, 기업체의 원천소재 및 신기술 개발 투자와 중장기적 기업지원을 위한 연구개발 센터 구축을 해결책을 제시했다.

‘4차 산업혁명시대 전기공학 교육 및 인재육성’이란 주제로 발표에 나선 허견 연세대학교 교수는 인간, 사회, 경제, 산업발전에 공헌하는 공학인 3가지 핵심 목표로 △창조적 융합 인재 △사회에 공헌하는 차세대 리더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공학 인재 등을 내세웠다.

허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탄탄한 전공 지식과 과학 기초 지식으로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은 국내 대학 교육의 도전적인 이슈 도출과 우수한 전기공학 인력 유치를 위한 전략 공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방 기술만으로 충분한 시장 구조
협업 정착 통한 강소 · 글로벌 기업 육성 필요

주제발표 이후에는 구자윤 한양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아 산학연 전문가 토론도 진행됐다. 김태용 한전 디지털변환처장은 “구매자와 공급자의 인식개선을 통한 신시장 개척 방안이 필요하다”며 “K-일렉트릭 얼라이언스 활동을 통한 핵심가치를 공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기동 한국전기연구원 본부장은 “국내 시장규모보다 제조 업체가 많다”면서 “모방 기술만으로 충분한 시장 구조로 되어 있고 신기술 개발을 위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할 기관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학성 LS일렉트릭 고문은 “우리나라 전기산업 이해 당사자들 의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며 “갑을문화가 아닌 생태계 구축과 협업 정착을 통한 강소기업과 글로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동준 산일전기 전무는 “K-르네상스를 위한 목표 설정과 협업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면서 “전기가 아닌 환경으로 K-르네상스를 열자”고 강조했다.

이훈 기자 hoon@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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