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B2B 기업들의 탄소중립 전략을 엿보다
세계 B2B 기업들의 탄소중립 전략을 엿보다
  • 이훈 기자
  • 승인 2021.08.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적 B2B기업,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세부 전략 추진
설비 에너지효율 개선 투자, 공동 이니셔티브 등 적극 활동 펼쳐

전 세계적인 이상기후 발생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캐나다, 북유럽, 러시아 등에서 폭염이 발생했으며 미국 텍사스에서는 한파로 인한 전력공급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각국 정부는 물론,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B2B기업들은 비즈니스 특성을 고려해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세부 전략을 추진 중이다. 독일 화학기업 바스프(BASF)는 2030년까지 탄소중립성장(Carbon Neutral Growth)을 우선 달성한 뒤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단계적 전략을 추진 중이다.

탄소중립성장이란 회사가 양적 성장을 지속하면서도 탄소배출량은 2018년 수준을 유지해 성장에 비례한 탄소배출량 증가가 없다는 것을 말한다. 생산량 및 매출 성장을 지속하면서도 탄소배출량이 늘어나지 않고 유지되려면 결국 적극적인 탄소관리 전략 아래 비즈니스 운영 방식에 큰 변화를 줘야 한다. 이를 위해 공장 내 에너지 효율성 개선에 중점적으로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공장 내 에너지 효율성 개선 관련 투자 규모를 기존의 연간 2억 5,000만 유로 수준에서 대폭 확대해 연간 4억 유로 규모로 약 60% 상향했다.

또한 신규 설비나 플랜트 건설 시 최대한 탄소배출이 감축되는 데 중점을 두고 설계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신설 아세틸렌 플랜트의 경우 단위 생산 CAPA당 천연가스 사용량을 약 10% 절감토록 설계했다. 특히 글로벌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신재생 발전으로 생산된 에너지로 최대한 구매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화학산업 내 온실가스 배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기초유분 생산 공정의 탄소감축 방안에 대한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다.

에너지기업 쉘(Shell)은 생산공정을 넘어 산업생태계 전체의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공동 이니셔티브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실례로 글로벌 컨설팅기업인 딜로이트사와 함께 탱커, 컨테이너, 크루즈, 선박금융, 조선, 부품사 등 다양한 고위 전문가 총 82명을 섭외해 해운업계의 2050 탄소중립을 위한 로드맵을 개발하고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해운산업이 현재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얼마나 잘 준비하고 있는가를 각종 지원제도 필요 기술 개발 수준, 제반 변화 여건 등의 관점에서 진단하고 6대 주요 장애요인을 도출하고 있다. 항공업계와는 지속가능한 항공유 개발을 목표로 세계경제포럼 산하 ‘Clean Skies for Tomorrow’ 이니셔티브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2035년까지 연간 2,500만 톤의 CO2를 포집, 저장하겠다는 목표로 탄소포집, 이송 및 저장 인프라 구축, CCS 설비 운영, 상용 솔루션 개발 등 CCS 전 밸류체인에 걸쳐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 실제로 세계 CCS 프로젝트 총 8곳에 참여하고 있으며 캐나다 퀘스트 지역에 세계 최초의 CCS 일관 플랜트를 건설, 연간 100만 톤 상당의 CO2를 포집해 지하에 저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공정 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저탄소 제품 비중을 지속 확대해 최대 50%의 탄소배출을 줄일 계획이다.

스웨덴 건설회사 스칸스카(Skanska)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50% 감축하고 2045년에는 넷제로(Net-Zero)를 달성한다는 방침으로 Embodied carbon(건축물의 생애 주기 동안 발생하는 탄소량)을 감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프로젝트별 Embodied carbon을 계량화해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관리할 수 있는 툴인 EC3를 개발했다. EC3란 콘크리트, 철강, 목재, 유리, 알루미늄, 석고, 단열재 등 2만 6,000여 종에 달하는 건설 자재의 탄소발자국 데이터를 디지털화한 클라우드 기반의 오픈소스 데이터베이스다.

자재 탐색 및 빌딩 계획 비교 등 두 가지 메인 기능을 통해 프로젝트에 소요되는 자재량 및 건설 공법을 근거로 Embodied carbon을 계산할 수 있으며 자재와 공법을 달리했을 때 탄소배출량 변화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본사 건물 리모델링 시 최초 적용해 총 탄소배출량을 약 30% 저감하는 효과를 달성했다.

지멘스(Siemens)는 2020년까지 배출량의 약 50%를 저감하고 2030년에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2015년 탄소중립 프로그램에 착수했다. 우선 전 세계 시설의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것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뿐 아니라 지멘스의 연간 에너지비용을 약 1,300만 유로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자체 분산에너지 사용으로 총 소요 전력의 10%를 감축하고 사업장 내 운행 차량이 내뿜는 배출량을 2025년까지 33% 줄일 계획이다. 여기에 총 소요 전력의 70%를 그린 에너지로 구매할 것을 발표했다.

특히 사업장 내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사내 부서별로 발생하는 탄소량을 측정하고 내부탄소가격을 부과한다. 이를 통해 조성한 기금은 탄소감축을 위한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투자한다.
또한 지능형 빌딩 시스템, 스마트 철도운송 솔루션 등 친환경 포트폴리오 개념을 2010년부터 도입했다. 지멘스의 친환경 포트폴리오 제품은 2020년 기준 180억 유로 매출을 달성하며 총 매출의 32%를 차지하고 있다.

민세주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세계 대표 B2B기업들은 회사의 상황에 따라 탄소중립 목표 시점과 추진 전략은 서로 다르지만 공통으로 업계 전반의 공동 노력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탄소중립이라는 원대한 목표는 특정 기업의 노력만으로 달성될 수 없으며 전후방 모든 영역에 속한 주체들이 함께 노력해야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훈 기자 hoon@kea.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