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형·실전형 인재 육성 통해 작지만 강한 대학 만들 것”
“탐구형·실전형 인재 육성 통해 작지만 강한 대학 만들 것”
  • 배성수 기자
  • 승인 2021.0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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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선진국들은 탄소배출의 단계적 감축을 시도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에너지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 국가경쟁력은 탄소배출 없는 청정에너지를 만드는 기술 확보 여부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하지만 에너지 신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신기술 혁신이 절실하나 국내 연구성과는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정부는 실전형 인재 양성으로 미래 에너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이하 한국에너지공대, KENTECH)를 설립하기로 했다. 내년 3월 개교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윤의준 한국에너지공대 초대 총장<사진>을 만나 앞으로의 세부적인 운영 방안과 미래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의 설립 배경 및 의의,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기후변화와 에너지전환으로 대변되는 세계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에너지 신산업은 국가 미래 먹거리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에너지 신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신기술 혁신이 절실하나 국내 연구성과는 저조한 상황입니다. 에너지기술 수준 또한 선도국 대비 최대 약 4년의 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그린뉴딜 · 탄소중립 등 전 세계적인 에너지 산업 대전환기를 맞아 글로벌시장 선점을 위해 에너지 분야의 고급 · 핵심인재 양성이 절실합니다.

한국에너지공대는 미래 에너지 기술과 인재 육성을 통한 신사업과 일자리 창출, 국가 · 지역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라는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에너지 분야 특화, 학제 간 융합으로 혁신적 연구와 교육을 시도하는 작지만 강한 대학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학문 간 장벽을 넘는 융복합 연구가 가능한 대학, 아이디어와 연구성과가 창업으로 연계돼 혁신가치를 창출하는 대학을 지향합니다. 이에 대학 혁신교육을 도입해 학생이 학습의 중심이 되어 자유롭게 교육 커리큘럼을 선택하고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학습 환경을 제공할 것입니다.

건물 없이 개교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내년 3월 개교를 위한 진행 상황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캠퍼스는 교지 40만㎡, 교사 15만 5,000㎡로 구성되며, 최첨단 시설을 갖춘 스마트 캠퍼스로 구성되며 제로(0)에너지 및 친환경 기술을 도입할 계획입니다. 캠퍼스 설계 주요 특징으로는 연구 · 교육에 소통과 상호작용 촉진이 가능하게 하는 중정형 건물배치와 기숙사형 교육을 위한 레지덴셜 칼리지(Residential College, 기숙형 대학), 캠퍼스 내 어디서든 온라인 학습이 가능한 ICT 교육 인프라 등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또한 주요 강의시설로 역량 향상을 위한 실습과 토론중심 교과과정에 최적화된 오픈형 PBL 강의실, 다학제 교수의 융합티칭이 가능한 시그니처 클래스룸 (Signature Classroom), 자기주도 프로젝트 수행공간인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 열린 제작실) 등 교육과정에 특화된 강의실을 구성해 대학의 역량중심 교육과정을 지원한다는 방침입니다.

캠퍼스는 2025년까지 순차적 준공 계획이며 2022년 3월 개교 전까지 행정실, 학부교육을 위한 강의실 등을 포함한 개교 핵심시(5,200㎡)을 확보하고 임시사용 승인을 받아 사용할 예정입니다. 대학원 연구실은 오는 10월 완공되는 한전 에너지신기술연구소 중 일부(3,300㎡)를 임대교사로 확보해 활용할 계획입니다.

내년 입학을 원하는 학생들의 관심도가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교수진 초빙과 학생 선발 및 수업 과정 등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세계 석학급 교수, 스타 교수, 젊고 유능한 교수 등을 초빙하는데 투자와 열의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글로벌 수준의 대학과 연구기관 그리고 산업체에서 경험을 쌓은 우수한 역량을 보유한 교원들을 초빙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대학 내 에너지 특화 5개 연구소의 소장과 약 27명의 교원을 채용했습니다. 개교 전까지 50명의 교수를 모실 예정입니다. 학생은 정원의 90%를 수시로 10%를 정시로 선발예정이며, 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수시의 경우 1단계 서류평가(학생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에서 50%, 2단계 면접 전형에서 50% 반영되며, 면접은 일반면접과 창의성 면접의 비중을 30 : 70으로 진행할 것입니다.

특히 창의성 면접은 본교 인재상에 맞는 학생 선발을 위해 학생의 발산적 사고력, 문제해결능력, 인문적 통찰 역량 등을 평가할 예정입니다.
커리큘럼은 학생이 지식습득을 넘어 스스로 개념과 의미를 이해하고 실제 상황에 적용하도록 전 과정 역량기반 교육을 시행합니다. 기존 전공과 교양 모델에서 탈피해 전공 선택 없이 5개의 에너지 트랙과정 내에서 학생이 자기 주도적으로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학생의 단계별 성장을 지원하는 역량기반 커리큘럼을 제공할 방침입니다.

교육방법은 강의실 · 이론형 중심이 아닌 현상 속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역량을 배양하기 위해 에너지 프로젝트 기반 IBL(Inquiry Based Learning) 학습으로 탐구형 인재를 양성하며, 전 학년 생활과 학습이 공존하는 기숙사형 교육 특성화 프로그램 운영해 공동체 의식 함양에 이바지한다는 계획입니다.

이 밖에도 학생 맞춤형으로 학습과 생활을 지원하고 연구개발 · 창업형 인재 양성을 위한 다양한 대외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글로벌화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에너지 특화 강소대학 특성상 활용가능한 자원의 분야와 규모에 한계가 있으므로 개방-공유-협력형 글로벌화 추진은 필수적입니다. 이에 연구역량과 인적자원국내외 대학, 기업 등에 모두 개방하고 지구 온난화와 같은 전 지구적 에너지 난제를 해결하고자 다양한 글로벌 주체들과 협력할 것입니다. 또한 에너지 분야의 모든 글로벌 주체(대학/기업/연구소 등)가 참여해 인류 에너지 난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체계)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특히 외국인 학생 비율은 2025년까지 정원의 약 30%, 외국인 교원 비율은 국내 최고수준인 15%로 하여 글로벌 인재양성, 세계적 연구성과 창출 등 교육 · 연구 글로벌화를 도모할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학생 국제교류 프로그램 운영 활성화를 통해 재학생들의 해외 프로그램 참여(교육, 연구, 인턴십 등)를 적극 장려할 것입니다. 더불어 다양한 국제 교류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고 한국어 · 영어 이중 언어를 행정, 강의 등 캠퍼스 내 모든 언어로 공식화할 계획입니다.

지역인재전형이 입시요강에 포함되지 않아 일각에서는 지역사회 공헌 활동이 낮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지역인재전형 제외 이유와 앞으로의 지역사회 공헌 활동 계획에 대해 설명해주십시오.

한국에너지공대는 정원 외 인원을 포함해 총 110명을 뽑을 계획으로 세계에서 손꼽히는 작지만 강한 대학이 될 것입니다. 정원 자체가 작기 때문에 전형방법을 여러 개로 분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교육적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대신 단일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학생들이 창의적이며 발산적 사고를 할 수 있는지, 어떤 문제가 주어졌을 때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 남들과 소통하면서 협력할 수 있는지 등이 저희 대학에서 학생들로부터 면접을 통해서 알고자 하는 점입니다. 훌륭한 인재들을 발굴해서 세계적인 명문 에너지공과대학을 만드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판단을 했습니다.

지역에 수많은 인재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너지공대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대학이 되고, 아울러 산학연 클러스터가 구축되고 교육 및 정주여건이 개선되면 졸업생들이 성공기회가 많은 우리 대학 주변에 정착하게 될 것입니다. 즉, 에너지밸리가 미국의 실리콘밸리처럼 활성화되고 지역사회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긴 호흡으로 우리대학의 발전을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최근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조합과 공동연구센터 설립을 위한 상호 협력의향서(Letter Of Intent)를 교환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린수소 공동연구센터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그린수소 공동연구센터는 그린 수소를 생산해내는 수전해, 저장 및 이송을 위한 수소액화, 수소합성 및 수소 고체화 원천 기술 개발 및 이를 상용화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전주기 그린수소 에너지 연구는 국내 기술 인력 및 산업 육성이 시급한 저장과 운송 분야 중 하나인 수소액화, 수소 합성(암모니아, 메탄올), 수소 고체, 수전해 분야의 핵심 기술입니다.

한국에너지공대는 켄텍-프라운호퍼 수소 공동연구소 설립을 통해 수소 전주기 연구와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게 됐습니다. 공동 수소연구센터는 기술성숙도 차원에서 장벽이 가장 높은 그린수소에너지기술 연구를 위한 소규모 연구설비인 Lab-Scale 설비를 공동 구축하고, 나아가 상용화 검증을 위한 설비인 Pilot-Scale 플랜트까지 구축할 계획입니다.

산학연 생태계 조성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말씀 부탁드립니다.

미국 코넬텍, 이스라엘 테크니온 공대처럼 연구 성과물을 바탕으로 취업형이 아닌 연구개발 및 창업 중심의 실전형 인재를 육성하고 이들이 클러스터 정착하도록 지원할 방침입니다. 이에 클러스터 개발과 운영을 담당할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창업과 산학협력을 통한 사회 · 경제적 가치(신산업 · 일자리)를 창출할 것입니다.

초대 총장으로서 꿈꾸는 한국에너지공대의 미래와 그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새롭게 설립되는 대학의 제대로 된 초석을 놓는 것이 총장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초기에 학교의 틀을 만들고 제도와 문화,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시대가 진정 필요로 하는 인재를 키워내고 미래를 선도할 기술을 개발해 미래 에너지 시장을 선도하는 오픈 플랫폼이자 혁신대학으로서 기존 대학과 차별화되는 새로운 대학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배성수 기자 bss@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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