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경제를 위한 차분한 준비
수소경제를 위한 차분한 준비
  • 전봉걸
  • 승인 202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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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0월 7일 수소경제 핵심 거점으로 기대되는 인천에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수소선도국가 비전’을 발표했다. 향후 국내외 청정수소 생산 주도 및 수소 활용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수소경제 기반의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2000년대 들어 미국 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수소경제 추진을 시도했지만 큰 성과를 내진 못했다. 수소 생산에 있어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생산 단계에서도 최종 에너지원으로 전환되는 중에 에너지 손실이 발생하는 등 시스템 효율이 낮다는 문제가 있다. 특히 초기에 대규모의 투자가 필요하고 안전과 사회적 수용성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필요한 점 등 수소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가 상당하다.

그럼에도 수소는 탄소가 포함되지 않은 깨끗한 물질로, 적은 양으로도 에너지 생산이 가능하기에 꿈의 물질로 여겨진다. 세계적인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수소 관련 각종 프로젝트가 이전과는 다른 차원에서 진행 중이다. 세계적 컨설팅 업체에 의하면 2050년에는 수소가 글로벌 에너지의 18%를 차지하고 수소경제 시장 규모가 2조 5,000억 달러에 이르며 3,000만개 이상의 누적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2019년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2020년에는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8개부서 장관과 산업계, 학계 등이 참여하는 수소경제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지난 7월에는 세계 최초로 수소경제 육성법을 공포하는 등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정비와 투자 계획을 마련해 오고 있다.

지난 3월 개최된 수소경제위원회에서는 민간 기업은 2030년까지 43조 원을 투자하는 한편, 정부는 수소충전소, 수소생산기지 등을 구축하고 핵심기술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 9월에는 현대차, SK, 포스코, 효성 등 4대 기업의 주도로 국내 10개 대기업이 참여하는 수소기업 협의체가 출범했다.

수소경제가 활성화되면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활용 등과 같은 전 주기에서 연관산업이 형성될 수 있다. 국내 기업이 수소와 연계한 자동차, 석유화학, 전력 등 관련 부분의 기술력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관심과 투자를 지속한다면 수소가 신성장산업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언급한 바와 같이 수소경제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상당하므로 충분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에 단계적 계획에 따라 차분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정부와 민간기업의 투자가 좋은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신중하고 일관된 정책의 설계가 필요할 것이다.

전봉걸 편수위원장 keaj@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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