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블러 시대의 생존해법, 디지털 전환
디지털 전환이 시대적 화두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빅블러(Big Blur) 시대, 즉 기술 간 융합을 통해 이종 산업 간 경계가 사라지는 시대가 열리면서 빅블러 시대의 생존 및 성장의 해법으로 ‘디지털 전환’이 제시되고 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에서 발간한 ‘글로벌 기업의 디지털 전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글로벌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그 내용과 범위에 따라 ‘제품/서비스 혁신’ , ‘프로세스 혁신’ , ‘마케팅 혁신’ 유형으로 분류했다.
‘제품/서비스 혁신’ 관련해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제품과 서비스를 연결(Servitization 또는 Product Service System)한 뒤 판매하는 ‘제조업의 서비스화’ , 디지털 기술 접목을 통해 고부가가치 사업영역으로의 기업 외연 확장을 모색하는 ‘신사업 진출’ , 마지막으로 ‘AI · 데이터 활용의 전산업 확장’을 각각 언급하며 AI와 데이터의 활용 목적과 범위는 기존의 신제품 개발 및 서비스 효율성 제고에서 수요예측, 품질 제고, 재고관리 최적화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음으로 ‘프로세스 혁신’ 관련해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탄소중립 실현’과 수요처 확대 및 요구사항 복잡화에 대응한 ‘스마트 제조 플랫폼 구축’ , 그리고 ‘디지털 전문기업과의 협업’이 주요 특징으로 언급됐다.
마지막으로 ‘마케팅 혁신’에서는 ‘개인화된 고객 니즈 및 비대면 수요 대응’을 주요 특징으로 언급했다. 또한 보고서는 ‘글로벌 기업들은 데이터를 활용해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는 등 적극적인 디지털 전환 추진 노력을 통해 자국의 4차 산업혁명 · 기후변화 등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대한 대응을 주도함과 동시에 자사의 경쟁력 제고를 모색하고 있다’고 정리했다.
디지털 전환의 여정
생존 및 성장의 해법으로서의 디지털 전환은 LS ELECTRIC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전력 · 자동화 · 스마트에너지 영역도 예외가 아니며, 선진경쟁사인 ABB, Siemens, Schneider 등의 사업모델 혁신, 운영 혁신 측면의 디지털 전환을 보면 예전보다 더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위기감과 절박함 속에서 자사는 최고 경영자의 강력한 의지 하에 CDO(Chief Digital Officer) 선임,
DX(Digital Transformation) 전담조직 구성 등 긴호흡 하에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그림 2는 LS ELECTRIC의 디지털 전환 여정을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애자일(Agile) 방법론에 따라 ‘전사 Digital Trans - formation’을 추진 중이며, PoC(Proof of Concept: 실현 가능성을 입증하기 위해 Pilot 형태로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검증하는 활동)를 통한 분석 가치 증명 이후 실제 성과 창출을 위한 ‘현업 적용’ 및 ‘Scale-up’을 진행하고 있다.
LS ELECTRIC은 ‘디지털 전환’에 대해 기업 관점에서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 Digital 기술을 접목/활용해 회사의 경영 전반을 근본적으로 변혁, 매출, 수익성 등을 포함한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것
또한 ‘디지털 매출 확대 및 전사 비용 절감’이라는 명확한 DX Vision 하에 ‘디지털 LS ELECTRIC(디지털 경영, 디지털 제품 / 서비스 및 디지털 제조로 디지털 사업모델을 확보한 선도회사)’으로 2023년 시장 선도 그룹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림 4는 이러한 LS ELECTRIC의 DX 비전하우스를 보여주고 있다.
디지털 전환의 주요 내용 및 성과
LS ELECTRIC은 ‘DX 비전하우스’ 기반 하에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과 성과를 인정 받아 IT 및 통신, 컨슈머 테크놀로지 부문 세계 최고의 시장 분석 및 컨설팅 기관인 IDC (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가 아태지역 최고의 디지털 리더 기업을 선정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IDC Digital Transformation Awards’에서 2020년 DX Leader 부문 한국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디지털 경영’ , ‘디지털 사업모델’ , ‘DX Enabler’ 관점에서 체계적인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여러 성과를 내고 있지만, 그중 ‘디지털 제품/서비스’ , ‘디지털 제조’ 부문의 디지털 전환 추진의 주요 내용 및 성과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디지털 제품/서비스’ 관점에서 LS ELECTRIC은 기존 제품을 ‘Smart, Connected Product’ , ‘Advanced Service Enable Product’ , ‘System of Systems’로 진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진화의 결과물인 GridSol CARE(Connectivity, Analysis, Reliability, Efficiency)는 모든 전력 설비에 대해 IoT(Internet of Things) 기반의 Smart 기기와 AI, Big-data, Cloud 등 최신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신뢰성, 편의성, 효율성이 강화된 디지털 전력설비 통합관리 플랫폼/서비스를 제안하고 있다.
그림 6은 자사가 제안하는 GridSol CARE에 대한 전체적인 콘셉트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디지털 제품/서비스’의 진화형인 Platform Biz 관점에서도 ‘Smart Factory 생태계 플랫폼’인 ‘Tech-Square’를 운영하고 있다. ‘Tech-Square’는 수요자와 공급자는 물론 산학 전문가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으로 ▲생애주기 밀착형 멘토링 ▲최적 공급기업 매칭 ▲프
로젝트 관리 ▲유지보수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이 플랫폼은 솔루션 일괄 공급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고객 현황 및 요구사항을 기반으로 밀착형 멘토링 서비스를 통해 플랫폼에 참여한 각 분야별 최적 기업을 고객과 매칭함으로써 구축 비용이 절감되는 등 경제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또한 각 분야 전문 기업이 도입 초기부터 구축, 유지보수에 이르는 스마트 공장 생애주기에 따른 맞춤형 정보와 솔루션을 멘토링 형태로 제공해 확장성은 물론 서비스 만족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제조기업이 생존을 넘어 지속 성장하기 위해 스마트 공장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여러 어려운 여건 때문에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기업은 ‘Tech-Square’를 통해 그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제조’ 부문에서도 이미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전력/자동화/스마트에너지 전문기업인 자사는 이미 모든 공장을 스마트 공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청주스마트공장은 ▲ 다품종 대량 생산이 가능한 IIoT(Industrial IoT) 기반의 자동 설비 모델 변경 시스템 ▲ 자율주행 가능한 사내물류 로봇 ▲ AI 기반 실시간 자동 용접 시스템 ▲ 머신러닝 기반의 소음 진동 검사 시스템 등 스마트 공장 핵심 기술이 대거 적용돼 있으며, 협력회사의 원부자재, 생산, 품질 등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분석해 이를 제공함으로써 제조 강국 생태계 조성을 위한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생산성 167% 증가, 에너지 사용량 60% 저감, 불량률 97% 감소 등 획기적인 성과를 만들어 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청주스마트공장은 ‘2021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 다보스포럼) 등대공장 연차회의’에서 등‘ 대공장(Lighthouse Factory)’으로 선정됐다. 등대공장이란 어두운 바다에 ‘등대’가 불을 비춰 배들의 길을 안내하듯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할 핵심 기술을 적극 활용해 새로운 제조업의 성과 모델을 만들어 내는 공장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2019년 포스코가 처음 선정된 이후 두 번째다.
맺음말
탄소중립 및 디지털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며, 이 대세에 편승하지 않으면 기업은 결국 도태되고 생존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다. 기업의 디지털 전환은 Top Management의 강력한 의지하에 중장기 목표와 전략을 가지고 전담조직 또는 인력이 끈기 있게 추진해야 한다. 사업의 관성, 업무의 관성, 조직의 관성이 있기 때문에 전환, 즉 Transformation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기산업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중소규모이다 보니 디지털 전환을 추진할 수 있는 여력이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정부 정책 및 대기업의 상생프로그램 등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예를 들어 제조기업들의 제조 혁신, 즉 스마트 공장 관련 정부의 많은 지원책이 있으며, 앞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자사에
서도 스마트공장 생태계 플랫폼인 ‘Tech-Square’를 운영하고 있으니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겠다.
전기산업에 종사하는 기업들이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한순간의 유행이 아닌 기업의 생존의 이슈로 생각하고, Thing Big, Start Small, Act Fast 전략으로 빠르게 대응해 생존을 넘어 가속성장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한다.
서장철 LS ELECTRIC TS&엔지니어링 센터장(이사) keaj@k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