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노력
공급망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노력
  • 전봉걸
  • 승인 2022.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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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최근 천연가스, 원유 등의 가격이 매우 불안정해졌다. 러시아 국영가스기업인 가스프롬이 지난해 12월 벨라루스, 폴란드 등을 거쳐 독일로 연결되는 ‘야말-유럽 가스관’으로의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했는데 이는 갈등 중인 미국, EU 등 서방국가에 타격을 주기 위해 에너지를 무기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특정국가 의존도가 높은 에너지를 포함해 소재, 부품, 장비의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예컨대 국내 반도체 산업은 일본에 대한 소재의존도가 매우 높아 일본으로부터의 공급망 충격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 이러한 공급망 구조를 잘 아는 일본은 2019년 우리나라 대법원의 일제 강제 징용에 대한 배상판결에 대응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종에 대한 국내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

2020년 1월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수요가 폭등하면서 수급 불안정 문제가 발생했다. 마스크의 필수 원자재인 멜트블론 필터의 경우 30% 정도를 중국에 의존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의 공급부족이 국내 마스크 대란을 가중시켰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지난해 10월에는 중국이 자국 내 석탄부족으로 인해 요소를 비롯한 화학비료의 원료 수출을 제한함에 따라 국내에서 요소수 부족사태가 발생했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요소의 대중국 의존도가 95% 이상인 취약한 공급망 구조 때문이었다.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에너지의 경우, 특히 공급망 안정성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전기차 등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활용 기기의 생산에 필수적인 생산요소의 공급망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IEA에 의하면 전기차는 기존 자동차에 비해 다양한 종류의 광물자원이 더 많이 필요하며, 신재생 발전도 기존 화석연료 발전보다 더 많은 광물자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석유, 석탄, 천연가스는 특정지역에 대한 수입의존도를 낮추고, 수입국과의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다양한 외부 충격에 대한 대응능력도 일정수준 갖추고 있는 편이다. 반면, 희소자원의 매장량은 일부 국가에 집중돼 있으며, 정제/제련 과정은 비용 및 환경 이슈 등으로 중국에서 수행되는 비중이 높아 향후 공급망 불안정성이 높을 가능성이 있다. 희소자원의 안정적 공급이 확보되지 않으면 탄소중립 노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희소자원의 안정적 공급 관리를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전봉걸 편수위원장 keaj@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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