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전의 도시에서 태양광의 도시로’
‘염전의 도시에서 태양광의 도시로’
  • 이훈 기자
  • 승인 2022.0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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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규모 신안태양광발전소 준공 … 연간 4만 9,000가구 사용
주민참여형 사업 중 최대 규모 … 발전소 인근 주민 3,000여 명 참여

전라남도 신안군은 염전의 도시로 유명하다. 국내 천일염 생산의 70%가 이뤄지고 천일염 중에서도 0.2%밖에 생산되지 않아 귀하다고 평가받는 갯벌천일염도 만들어진다. 천일염은 바닷물을 염전으로 끌어들여서 바람과 햇빛으로 수분을 증발시켜 생산한다. 바닷물의 평균 염도 3.4%가 25% 이상으로 높아져야 소금 결정체가 만들어지는데 햇빛과 바람만으로 모든 게 이뤄진다. 이에 햇빛이 중요한 이유다.

최근 신안에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가 준공됐다. 신안 지도읍 내에 있는 폐염전 부지를 활용한 신안태양광발전소는 150MW 규모로 우수한 일사량을 바탕으로 연간 209.7GWh의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이는 4인 가구 기준 연간 약 4만 9,000가구가 사용 가능한 수준이다. 이를 통해 석탄발전의 대체 효과로 발전소가 운영되는 20년 동안 약 180만t의 온실가스와 410t의 미세먼지를 감축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지난달 15일 전국적으로 겨울 끝자락을 붙잡으려는듯 오전부터 눈이 내렸다. 눈으로 인해 운전석의 시야가 가릴 정도였다. 서울에서 눈보라를 헤치며 신안으로 향했다. 출발한 지 4시간이 흘러 신안 주변에 도착하자 신기하게도 따뜻한 햇볕이 반갑게 인사했다.

신안태양광발전소 표지를 따라 차를 타고 이동했다. 이동하면서 지붕 위를 보자 태양의 도시답게 많은 태양광 패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신안태양광 발전단지 준공식이 열렸던 신안젓갈타운에 도착했다.

회사 관계자는 “신안태양광 사업은 발전사업허가를 획득했으나 계통 용량이 부족해 사업 추진에 애로를 겪던 신안 지도 · 사옥도 내의 소규모 발전사업을 통합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했다”며 “220MW급 민자변전소 건설 및 14km 해저케이블 등 신규 송전선로를 구축해 지역의 전력계통 문제를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신안태양광 발전단지는 여러 곳으로 분산돼 있어 차를 타고 이동을 해야 한다.

신안태양광 발전단지는 발전공기업인 한국남동발전, 국내 태양광 모듈 업체인 탑선(TOPSUN)이 참여한 사업으로 총 사업비 3,196억 원이 투자됐다. 이번 사업에 참여한 탑선은 2008년 전남 장성에 설립된 지역기업이다. 세계 최초로 450Wp 모듈을 개발 및 양산했고 전남 해남에 태양광발전소를 건립하는 등 태양광 에너지 부문에서 미래를 선도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탑선은 전라남도 유일의 태양광 모듈 생산업체”라며 “탑선에서 생산한 국내최고 출력을 자랑하는 모델을 사용해 동일면적 대비 최대용량, 타사 대비 30% 이상의 발전출력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금까지 추진된 주민참여형 사업 중 최대 규모의 128억 원의 주민 투자가 이뤄진 사업이다. 발전소 인근 주민 약 3,000명이 참여하는 협동조합을 구성해 채권 방식으로 총 사업비의 4%인 128억 원을 투자했다. 특히 정부에서 주민 참여사업 활성화를 위해 지원하는 주민참여자금을 통해 주민 투자금 총액의 90%인 116억 원을 조달하는 등 주민참여 활성화를 위한 정부와 민간의 대표적 협업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발전소의 전력판매 수익 중 연간 약 27억 원이 주민조합에 지급될 예정”이라며 “농어촌 공동체 소득원 증대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역사회 발전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신안은 식습관 변화에 따른 소금 소비 감소와 중국산 소금의 수입 증가에 따른 천일염 수익성 악화뿐만 아니라, 고령화와 농어촌 인구감소로 인한 노동력 부족을 겪고 있었다. 실제로 신안태양광발전소 주변으로 가동 중인 염전도 있었지만 폐염전 부지도 많이 있었다.

신안군 관계자는 “이익공유제가 시행되면서 햇빛연금(이익배당금)이 지급되는 지난해 해당지역에서는 7년 만에 처음으로 인구가 증가했다”며 “지도읍의 경우 지난해 약 300여 명이 전입신고를 했다”고 전했다.

김회천 남동발전 사장은 “신안태양광 발전사업의 성공적인 사례를 발판삼아 신안군에 추진 중인 1.3GW급 해상풍력발전사업과 향후 추진될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주민참여 이익공유제를 도입하겠다”며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에너지 공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훈 기자 hoon@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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