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력회사의 탄소중립을 위한 연대·협력 전략
글로벌 전력회사의 탄소중립을 위한 연대·협력 전략
  • 강대영
  • 승인 2022.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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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영 한국전력공사 경영연구원 일반연구원

기업 간 연대·협력 추진 배경

근래 범국가적인 탄소중립 추진으로 세계 경제와 사회는 급속한 변화에 직면해있다. 전력산업은 탈탄소화 이행의 중심으로 다른 분야보다 광범위한 충격이 가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이해관계자들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더 큰 위기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 전력회사는 선택의 갈림길에 있으며, 어떤 경영전략을 선택하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없었던 불확실한 도전과제를 달성하고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이종·동종 기업 간 역량 결집이 필요하다. 수소, 탄소포집 및 저장활용 등 새롭게 형성중인 시장은 이종 업종 기업 간의 전문분야를 결합할 때 온전한 가치사슬 구현이 가능하다.

기존의 이익 창출 중심의 경쟁적 협력관계와는 다르게 사회적 가치에 기반한 협력관계에서는 상대적으로 갈등의 소지가 적고 자발적이며 지속가능한 협력이 가능하다.

정부 또한 탄소중립 대응과 미래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기업 간 연대·협력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는 ‘연대·협력 산업전략 추진방안’을 통해 기업의 연대와 협력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며 공공기관에도 관련 실행체계 마련을 권고하고 있다.

해외 연대·협력 사례 및 전력회사의 역할

가. 공급망(전력 기자재) 온실가스 감축

해외사례 : US EUISSCA는 PG&E 등 미국 전역의 23개 전력회사와 기자재·재활용 업체가 참여하는 연맹으로 전력회사가 구매 및 사용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008년에 설립됐다. 기자재 생산기업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연구개발 등 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신규 개발된 재활용 및 친환경 제품을 우선 구매하는 등 온실가스 감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프로젝트(SF6 배출 감축, 노후 풍력 기자재 재활용 등)를 진행 중이다.

전력회사의 역할 및 편익 : 공급망 온실가스 감축 협력체에서 전력회사는 공급망 탄소중립 전략을 수립해 지속적인 추진력을 제고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기술을 공동 연구하고 있다. 또한 친환경 기자재를 우선 구매해 Scope3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탄소중립 대응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다.

나. 청정수소 기술개발 및 사업화

해외사례 : GET H2는 2019년 EU 집행위원회의 기획과 지원으로 RWE, Salzgitter, Thyssen 등 13개의 기업이 참여하는 협력체로 독일·네덜란드의 청정수소경제의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유럽 북해연안의 풍부한 풍력에너지를 바탕으로 그린수소의 생산·이송·저장 인프라를 구축해 발전·산업·수송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할 계획이다. 프로젝트 초기(~2026년)에는 수전해 생산설비 구축 등의 수소생산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중기(~2030년)에는 수소환원 제철 적용을 위한 이송·활용 등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전력회사의 역할 및 편익 : 수소 사업 관련 협력체에서 전력회사는 육·해상풍력으로 생산한 청정 전기에너지를 수전해 설비를 보유한 기업에 저렴하게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전에는 빈번하게 발생하던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감소 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수전해 운영 기술을 이전받아 2026년부터 300MW 규모의 수전해 플랜트 실증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며, 이후 그린수소 판매사업 진출을 추진하는 등 새로운 시장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다. 탄소 포집·저장·활용 기술개발 및 사업화

해외사례 : Petra Nova는 미국 에너지부(DOE)의 지원을 받아 NER 에너지, Hilcorp 에너지, 석유회사 JX, Mitubishi 중공업 등이 참여해 2016년 발족한 협력체다. 탄소 포집장치를 활용해 석탄발전소 탄소배출을 저감하고 포집된 탄소를 원유회수증진에 사용하기 위한 실증사업이다.

전력회사의 역할 및 편익 : CCUS 협력체에서 전력회사는 천연가스 저장 인프라, 발전소 설비·부지 등을 제공하고 연구개발에 협력하고 있으며, 포집된 탄소를 원유회수 증진에 활용하거나 폐유전·가스전에 저장하는 등 탄소 저장공간을 제공받고 있다. 또한 향후 협력기업의 기술을 이전받고 탄소저장·이송 인프라를 활용할 계획이다.

라.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

해외사례 : Offshore Energy Alliance는 영국 정부의 지원으로 전력회사인 E·on, RWE 등과 전력 기자재 업체인 지멘스 등의 기업이 참여하는 해상에너지 협력체로, 웨이즈 북서 해역에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 보급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다.

전력회사의 역할 및 편익 :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 협력체에서 전력회사는 탄소중립에 대응해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 개발 및 운영을 위해 전력 기자재 업체들과 장기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하며,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의 안정적 확산과 기자재 조달 비용 절감을 도모한다. 장기적으로는 운영 기술 이전을 통해 자체 관리역량을 제고할 계획이다.

마. 전기화 및 에너지효율 향상

해외사례 : NEEA는 미국 북서부지역의 140개의 전기·난방 회사로 구성된 에너지효율 향상 연대로, 기업 간 협력을 통한 에너지효율 향상을 통한 지역사회 온실가스 감축, 투자비 절감 및 일자리 창출 등을 목표로 한다.

전력회사의 역할 및 편익 : 전력회사는 타 전력회사 및 기업 고객들과 연대해 에너지효율 향상 사업을 추진 중이며 이를 통해 에너지효율 향상 관련 기술개발, 고효율 기자재구입 비용 절감, 온실가스 감축, 투자비 절감 등의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바. 해외사례 요약

국내 현황 진단 및 검토

가. 국내 현황 진단

최근 국내에도 민관 합동의 ‘수소 융합 얼라이언스’, 민간 에너지 탈탄소 동맹인 ‘에너지 얼라이언스’와 같은 탄소중립에 대응하기 위한 연대·협력 모델이 출현하고 있다. 아직은 해외와 같은 가시적인 사업 추진이 시행되고 있지는 않으나, 향후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활성화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은 선진국 대비 폐쇄성이 높아 외부 기업에 필요한 협력을 구하기보다는 보유한 역량을 중심으로 추진하는 경향이 강하다. WEF와 IMD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산락 연구 협력 정도’와 ‘기업 간 기술 협력 강도’는 세계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다. 단기 성과주의로 인해 실패를 두려워하는 문화와 재부 정보 유출에 대한 지나친 우려에 따른 폐쇄적인 경영이 이에 대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나. 전력회사 이행방안 제언

협력에 대비한 내부역량 강화

핵심 인력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력산업 전반에 걸친 역량 교육을 시행하고 수행업무의 기간 연속성을 보장해야 한다. 또한 회사 내 협력 네트워크 체계를 강화하여 공동업무 수행 경험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공급망 기업에 지원자·중재자 역할 수행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현하고 전력산업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공급망 기업과의 협력에 호혜적 자세로 참여하고 참여 주체 간 신뢰를 바탕으로 성과가 창출될 수 있도록 지원자·중재자 역할을 제공해야 한다.

수요를 고려한 현안 발굴 및 역할 정립

그룹사를 비롯한 공급망 기업과 교류하고 기획 단계부터 참여기업의 의견을 수렴한 미래 이슈에 대한 탐색과 분석이 필요하다. 또한 탄소중립 관련 미래수요와 시장수요, 기술 트랜드에 대해 상시 정보를 수집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정부·지자체와도 협력 강화(필요시 규제 특례, 예산 지원 등 건의)

정부 및 지자체와 협력을 강화해 예산 보조 및 규제 완화 등의 편익을 확보하고 사회적 효용 향상을 위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다자 간 협력모델 추진

양자 간 명확한 협력관계가 나타나지 않으면 다자 간 협력모델의 추진을 검토할 수 있다. 다자 간 협력은 양자 간 연대보다 협업 영역이 넓어지고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강대영 한국전력공사 경영연구원 일반연구원 keaj@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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