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시대 크게 주목받는 양수발전, 기대 부응 위해 최선 다할 것”
“탄소중립 시대 크게 주목받는 양수발전, 기대 부응 위해 최선 다할 것”
  • 배성수 기자
  • 승인 2022.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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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서용관 한국수력원자력 양수건설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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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양수발전소가 확대돼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탄소중립에 필수적인 재생에너지 발전의 변동성 보완 등 그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양수발전은 3분 이내의 빠른 기동과 넓은 범위의 출력조절로 대규모 전력을 신속히 생산하고 흡수할 수 있으며, 안정적인 장시간 운전이 가능하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양수발전이 확대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3곳의 신규 양수발전소 건설을 앞두고 있다. 신규 양수발전소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청정에너지의 안정적 확대를 위한 필수설비로써 향후 지속적인 경제발전과 국민생활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여진다. 영동, 홍천, 포천 등 3개 지역의 신규 양수건설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서용관 한국수력원자력 양수건설처장<사진>을 만나 탄소중립을 위한 양수발전의 역할과 신규발전소 건설에 임하는 각오 등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양수발전의 개념과 운영 현황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양수발전은 상부댐과 하부댐에 저장된 물의 낙차를 이용해 물을 내리거나 퍼 올려서 전력을 생산하거나 저장합니다. 과거에는 원자력 · 화력 등 기저전원의 보조역할을 수행했습니다. 현재는 대표적 유연성 전원으로써 재생에너지 출력 변동성 대응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으며, 향후 양수발전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수원은 정부의 2010년 ‘전력산업구조 발전방안’에 따라 국내 7개 양수발전소를 통합해 전체 전력계통의 3.5%인 설비용량 4.7GW규모(2022년 4월 기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약 30년 주기로 양수발전소 현대화 사업을 통해 전력설비의 효율과 성능을 향상시켜 전력계통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양수발전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해외 주요국가의 대규모 양수발전 사례와 운영 현황 등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전 세계적으로 운영 중인 양수발전소는 약 160GW 이며, 계획 및 건설 중인 발전소는 약 140GW 규모입니다. 주요 국가로는 중국이 약 31GW, 일본 28GW, 미국 23GW로 각각 운영 중에 있으며, 중국은 86GW 규모의 추가건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설비용량이 가장 큰 발전소는 2021년 준공된 중국의 Fengning이며 규모는 3.6GW(300MW×12기)입니다. 세계적으로도 설비용량 1GW를 상회하는 약 57개소의 양수발전소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양수발전소가 유럽 내 설치된 국가뿐만 아니라 연계된 EU 전력계통의 유연성 확보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205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325GW의 양수발전이 필요하다고 전망했습니다.

탄소중립을 위해 양수발전이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양수발전의 역할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풍력 및 태양광 발전 중심의 에너지 전환이 추진되고 있지만 간헐성 및 변동성이 전력계통에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양수발전이 효과적인 대응수단이라는 것은 국내 전력계통과 유사한 일본 규슈지역의 재생에너지 출력제한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규슈지역은 원자력 · 화력 15.1GW, 수력 · 양수 3.6GW, 재생에너지 8.9GW 규모로 구성되어 있고 재생에너지는 전체 설비 중 32% 수준입니다. 지난 2018년 11월 4일 전력수요가 감소하고 일조량이 증가하자 재생에너지 발전량 증가로 인해 양수발전소 2.3GW를 전부 양수운전 하고, 인접한 주고쿠 지역에 2GW를 역외 송전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생에너지 접속량의 21%에 해당하는 1.2GW의 출력을 제한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제주도에서 출력제한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초고압 직류 송전선로(HVDC) 연계선으로 대응을 하고 있지만 전송방향의 전환 시간, 고장빈도 및 내륙의 재생에너지 확대 계획을 고려하면 지역 내에서 변동성에 즉시 대응이 가능한 소규모 양수발전소 필요성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양수발전의 경우 재생에너지 출력 변동성에 효과적 대응이 가능합니다. 3분 이내의 빠른 기동과 넓은 범위의 출력조절로 대규모 전력을 신속히 생산하고 흡수할 수 있으며, 안정적으로 장시간 운전이 가능합니다. 또한 전력계통 총 소요연료비를 절감합니다.

양수운전을 통한 부하 평준화 효과로 원자력 등 저원가 발전소의 이용률 증가에 기여하며, 발전운전을 통해 값비싼 발전원 투입을 대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청정에너지원으로 에너지 안보에도 기여합니다. 물을 이용하기 때문에 다른 전원 대비 온실가스 배출이 거의 없으며, 에너지 공급망 위험에서도 자유롭습니다. 이와 함께 전력계통 위기 발생 시 전력수급 안정화에도 기여합니다. 실제로 지난 3월 동해안 산불 발생 시 송전계통 보호를 위해 원자력과 화력 등 대용량 발전소의 출력이 감발되자, 양수발전소가 전력을 공급해 전력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향후 지속 확대될 재생에너지는 기존 발전기보다 전력계통 사고 등에 취약하기 때문에 전력계통 안정성 확보에서도 양수발전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영동 · 홍천 · 포천에 신규 양수발전소 건설을 앞두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신규양수는 2017년 12월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처음 언급됐습니다. 이에 수용성 확보를 위하여 지자체 자율유치공모 방식을 통해 2019년 6월에 영동, 홍천, 포천 3개 지역을 선정했습니다. 2020년 12월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신규양수 1.8GW, 3개소가 반영됐고, 2021년 5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신규양수 우선 사업자 지위를 얻었습니다. 지난 2월에는 공공기관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및 전기사업허가를 취득했습니다.

향후 추진계획으로 5월 신규양수 건설사업 건설기본계획을 확정하고, 종합설계 및 인허가 용역을 통해 2024년 6월 실시계획을 승인받아 2024년 9월부터 공사를 착공할 예정입니다. 2030년 12월 500MW 규모의 영동양수 준공을 시작으로 2032년 12월 600MW의 홍천양수, 2034년 12월 700MW의 포천양수 준공을 목표로 추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신규 양수발전소 건설에 있어 가장 중점을 두실 부분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첫 번째는 지역 수용성 확보입니다. 양수 건설 사업과 같은 대형 국책사업은 수용성 확보가 사업 성공의 관건입니다. 주민에게 가슴으로 말하는 밀착형 소통뿐만 아니라, 양수발전과 연계한 지속가능한 지역개발 비전 제시를 통해 양수 사업이 지역 미래 발전을 위한 최고의 선택임을 이해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두 번째 안전한 양수건설입니다. 안전은 한수원의 가장 중요한 핵심가치이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의사결정에 있어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설정하고 업무를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내 최초로 도입하는 가변속 양수발전 최적화입니다. 해외 제작사와 설계사를 적극 활용하여 설계 및 시공품질을 향상하고, 기존 양수발전소의 개선사항 등을 반영해 설비 신뢰성을 확보하겠습니다.

신규 발전소 건설에 국내 최초로 설치 예정인 차세대 수차발전기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신규 양수발전소에는 국내 최초로 발전기 회전속도 조절이 가능한 가변속 모델이 적용됩니다.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양수운전 중 출력조절이 가능한 양수발전 1.8GW가 반영됐고, 이를 충족하면서 전력계통 기여도가 우수한 가변속 모델을 채택했습니다. 이를 통해 기존 양수발전소 대비 발전운전 범위가 약 20% 확대되며 양수 운전 시 약 30% 범위의 출력조절이 가능합니다.

또한 전력설비인 컨버터를 통해 전기적으로 출력을 제어해 배터리 수준의 빠른 응답이 가능합니다. 가변속 모델은 전 세계적으로 11GW 규모로 운영되고 있으며 5GW가 건설 추진 중에 있습니다. 출력조절 특성이 우수해 인도에서는 2023년 착공을 목표로 태양광 및 풍력발전과 연계하는 통합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운영도 가능합니다.

발전소 준공에 있어 주민수용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과 소통 활동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신규양수 건설사업은 수용성 문제를 극복하는 것이 사업성공의 최우선과제로 설정하고 지자체 자율유치공모방식 채택을 통해 부지선정단계부터 수용성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2019년 2월 기술적 검증이 완료된 전국 7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신규 양수사업에 대한 유치의사를 물었고 2019년 6월 부지선정의 객관성 확보를 위해 외부인사로 구성된 부지선정위원회를 통해 신규양수건설지역 3개소를 선정했습니다. 부지선정 이후 안심가로등, 안심카 등 한수원의 대표적인 사회공헌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해가면서 유치지역의 수용성 향상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건설 및 운영단계에서 예상하지 못한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과거 국민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한 대규모 국책사업에서 발생한 사회적 갈등을 반면교사로 삼아, 갈등요인을 미리 예측하고 예방활동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기존 양수발전소의 경우 발전소 주변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앞선 사례와 함께 신규 건설부지 3곳 준공 시 기대되는 기대효과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2018년 경주대학교에서 수행한 양수발전소 건설에 따른 지역 경제파급 효과분석보고서 따르면, 7년의 건설기간동안 지역별로 연평균 2,000억 원 내외의 생산유발효과, 400억 원 내외의 소득유발효과, 1,000명 이상의 고용유발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발전소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건설 및 운영기간 동안 지역별로 약 451억 원에서 610억 원의 지원금이 지원됩니다. 이와 함께 지자체와 협업을 통해 양수발전소의 수변공간과 연계한 지역 맞춤형 관광자원개발로 지속 가능한 지역발전의 새로운 지평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신규 양수발전소 건설에 임하는 각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양수발전은 기저부하의 보조 역할에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변동성 대응설비로 중요도가 커짐에 따라 한수원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고 있습니다. 신규 양수발전소는 탄소중립의 조건인 청정에너지의 안정적 확대를 위한 필수 설비로써 향후 지속적인 경제발전과 국민생활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수원 양수건설처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기간시설을 건설하는 주체로써 기술역량을 집중해 신규양수 건설사업이 성공적으로 완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배성수 기자 bss@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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