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취향대로 즐기는 위스키
내 취향대로 즐기는 위스키
  • 성중용
  • 승인 2022.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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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위스키에 대한 생각이 많이 변하고 있다. 위스키를 업으로 삼고 있는 필자조차도 현재 위스키 시장에서 벌어지는 소비에 대해 가끔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특히 MZ세대의 위스키에 대한 취향은 독특하다. 갑자기 ‘아버지의 술’인 위스키를 소비하기 시작했고 신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오픈런’을 마다하지 않는다. 필자는 위스키가 커피나, 와인처럼 우리 일상에 함께 하는 것인지 착각에 빠지기 시작했다. 특히 위스키를 마시는 사람들이 위스키에 대해 찾아보기 시작했다. 위스키 관련 동호회의 회원수가 크게 늘었고 위스키 유튜버들은 일약 유명 스타가 됐다. 가격이 비싸고 위스키를 마시는 나의 존재 가치를 높여 주기 때문일까? 이유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일상다반사가 되는 위스키와의 공존을 위해서는 준비해야 하는 것이 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불패라고 했으니 ‘위스키에 대한 이해’이다. 재미없는 이야기이지만 어느 정도 알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위스키의 시작은 증류와 연관이 깊다. 위스키는 우리가 보통 스피릿(spirit)이라고 부르는 증류주이기 때문이다. 증류 기술이 어떻게 위스키의 원조인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등으로 전파됐는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무어인(Moors)에 의해 증류 기술이 유럽으로 전달됐다는 설과 432년경 기독교 전도자였던 세인트 패트릭(St. Partick)이 아일랜드인에게 증류 기술을 전수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 다른 설은 11~13세기 중세 십자군 전쟁을 통해 증류 기술이 유럽으로 전래돼 후에 아일랜드를 거쳐 스코틀랜드에 전파됐다고 한다.

증류 기술이 유럽 대륙에서 아일랜드를 거쳐 스코틀랜드로 전해지면서 보리 발효주인 맥주를 증류해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 술을 라틴어로 아쿠아 비테(aqua vitae)라고 불렀다. 즉 ‘생명의 물’이라는 뜻이다. 신비의 영약인 아쿠아 비테(aqua vitae)는 고대 켈트어인 게일어로 우스게 바하(usige beatha)라고 부르며 최초의 위스키 명칭으로 사용됐다. Uisge에서 Uisky로 불리다가 아일랜드와 미국에서는 Whiskey로 스코틀랜드와 캐나다는 Whisky로 사용하고 있다.

위스키 애호가들은 432년 아일랜드 성인으로 추앙을 받고 있는 세인트 패트릭이 432년 아일랜드로 귀국하면서 자신이 배워온 증류 기술을 가지고 우스게 바하를 생산했다고 알고 있다. 이로 인해 패트릭은 위스키의 아버지로 추앙받는다. 하지만 패트릭이 아일랜드인들에게 증류를 가르쳤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어떻게 증류에 대한 지식을 얻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위스키에 관련된 기록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1172년 영국 왕 헨리 2세가 아일랜드를 정복했을 당시 아일랜드 사람들이 증류한 술을 ‘아쿠아 비테이’라며 마시고 있었다는 기록이다.

위스키와 관련된 최초의 기록은 1491년 스코틀랜드 재무부의 문서 기록에 남아있다. 이 문서에는 ‘파이프(Fife) 의 린도레스(Lindores) 수도원의 수도사인 존 코어(John Cor)에게 아쿠아 비테를 만들기 위해 8불(bolls)의 맥아를 전달해 아쿠아 비테를 만들라고 했다’라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현재 위스키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생산되고 있다. 위스키를 생산하는 대표적인 5대 국가는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미국, 캐나다, 일본으로 알려져 있지만, 인도의 위스키 생산량과 소비는 스카치와 아메리칸 위스키를 능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80년대 중반부터 위스키를 생산하다 숙성 기간, 수입 위스키와의 가격 경쟁 등으로 위스키 생산을 중단했다. 이후 새롭게 증류소가 오픈하면서 국산 위스키의 경쟁이 시작됐다. 바로 쓰리소사이어티스 증류소와 김창수 위스키 증류소다. 한국 최초의 싱글몰트 위스키인 ‘기원’과 김창수 위스키는 발매와 동시에 판매가 완료됐다. 역사적인 이야기는 여기에서 마무리하고 위스키를 마시는 방법을 소개하려고 한다. 일반적으로 먹고 마시는데 무슨 방법이 필요하냐 의구심이 생기지만, 가치 있는 위스키를 제대로 경험하기 위해서는 습관처럼 배우면 좋다.

스트레이트(straight)나 니트(neat)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 으로 위스키를 그대로 마시는 방법이다. 위스키를 차갑게 하거나 얼음을 첨가하면 향이나 맛이 감소하므로 위스키를 그대로 마신다. 위스키의 강한 맛과 향을 부드럽게 즐기고 싶은 분들이 선택하는 방법이다. 사용하는 글라스는 셰리 코피타나 테이스팅용 글라스를 선호한다. 얼음을 넣어 마시면 위스키를 차갑게 즐길 수 있고, 얼음이 녹으면서 위스키와 희석되어 강한 알코올 도수도 서서히 떨어진다. 전통적인 위스키 텀블러(tumbler) 또는 올드 패션드 글라스(old fashioned)를 사용하여 온더락(on the rocks) 스타일이라고 한다.

요즘 하이볼이라고 알려진 믹스드 드링크(mixed drinks) 방법은 위스키에 탄산 음료를 넣어서 마시는 방법으로 MZ 세대들이 선호하는 방법이다. 탄산에 의한 청량감 덕분에 부드럽게 위스키를 즐길 수 있어 맥주펍이나 이자카야에서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전문적으로 하이볼을 취급하는 바 & 레스토랑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스카치 위스키인 조니워커 레드 라벨에 토닉워터를 넣은 조니 레몬 하이볼, 조니워커 블랙 라벨에 진저엘을 넣은 조니진저 하이볼 등이 있다. 버본 위스키의 경우 콜라를 첨가해서 마시면 보다 달콤하고 청량감까지 느낄 수 있다. 콜라 이외에도 첨가하는 탄산 음료로는 사이다, 소다 워터, 진저엘, 토닉 워터 등이 있다.

스카치 위스키의 탄생지인 스코틀랜드에서는 위스키를 즐기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스카치 위스키에 약간의 물을 첨가해서 마신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하지 않은 방법이지만 위스키에 물을 타서 마시면 위스키의 향을 더 잘 맡을 수 있다.

상기의 방법 이외에도 위스키를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방법불문하고 내 취향대로 즐기면 되고, 나만의 방법을 만 들 수도 있다. 중요한 한 가지는 취하지 않게 내 주량대로 즐기기를 추천한다.

성중용 디아지오 월드클래스 아카데미 원장 keaj@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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