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문화의 이해 및 기술수출의 중요성
베트남 문화의 이해 및 기술수출의 중요성
  • 김범구
  • 승인 2022.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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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구 스카이워커스 대표

베트남 전기산업의 미래

베트남의 전력 소비량은 2019년과 2020년 각각, 209.2TWh 와 214.3TWh를 기록했다. 만일 베트남 경제가 2021~2030년 연평균 6.6%를, 2031~2045년 5.7%의 경제 성장률을 유지한다면 2045년의 전력 소비량은 877.1TWh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풍력, LNG, 태양광 등을 중심으로 발전 설비용량을 2020년 69.3GW에서 2045년 276.6GW2)로 약 4배 확대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위해 2021~2045년까지 총 1만 8,742km에 이르는 500kV 초고압 송전망의 구축을 통해 전력 공급의 신뢰성을 제고하고 지역 간 송전 능력을 확대하며 변압량을 18만 9,750MVA까지 이르게 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2021년부터 2045년까지 총 2만 5,260km에 이르는 220kV 송전망의 구축을 통해 변압량을 20만 4,000MVA에 이르게 할 전망이다.

지역별로는 2020년 기준 호치민이 위치한 남부 지역의 전력 소비량이 47.6%로 가장 높았다. 하노이, 박닌와 하이퐁 등을 포함하는 북부지역은 43.4%를 기록하며 남부 지역보다 낮았지만, 기업의 신규 진출과 생산 확대로 인해 과거 10년간 11.2%의 높은 소비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2045년에는 북부의 전력 수요가 남부의 전력 수요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변압기, 계전기 내지 차단기 등의 전력기기, 발전기기 및 전선(절연전선 포함) 등 이미 시장점유율이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더욱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무역, 기술거래 및 현지 진출(공장, Warehouse) 등의 아이템으로 베트남을 경험했으며, 우수한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사업에 임해 큰 실패를 예방할 수 있었다. 지금은 당시의 경험을 교재에 담아 본업 이외의 강의 내지 컨설팅 등의 활동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오늘 소개하는 내용은 ①베트남 산업구조의 약점 ②기술수출의 어려움 ③문화(기업 및 법률) ④베트남 진출과정의 권장 사항의 일부 등이다.

이미 일부 노동집약적인 사업 분야는 Post 베트남을 찾아 인근의 미얀마 내지 인도네시아로의 이전을 계획하고 있지만 전기관련 기업은 기회가 많다.

베트남 산업구조의 약점

베트남은 부품, 원자재 산업 등이 취약한 구조를 보이고 있어 현지 진출 기업들의 기계에 문제가 발생하면 부품 내지 공구 조달 등의 어려움으로 생산 공정이 중단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이에 부품 내지 공구의 조달, 가공 및 수리 등의 효율적인 환경 조성이 필요하며, 전기산업진흥회가 설립한 베트남진출지원센터의 역할이 기대된다.

기술수출의 어려움

많은 사람이 기술이전의 부가가치를 알고 베트남 기업 대상의 기술수출에 관심을 두고 있다. 베트남은 중국과 더불어 한국산 기술의 최대 바이어다. 기술이전은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 방법 중의 하나로 개발도상국의 공업화 향상을 목적으로 UNCTAD에서 결의한 것이다. 우리 시장에서 Fade-Out된 제품이 다른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아 유상의 매매가 이뤄진다면 매도기업의 입장에서는 정말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베트남 기업과의 기술거래는 쉽지 않다. 결론적으로 기술을 엄청난 헐값에 팔고 기술사용을 전제로 하는 경상수익(Running Royalty)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거의 모든 베트남 기업이 자체적인 R&D 시설을 보유하지 못했기에(약 5% 내외만이 시설을 보유한 것으로 예측됨) 기술을 취득했지만 기술의 사용을 통한 개발 및 수익 창출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기술 혁신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기업 비율도 약 30%에 이른다는 예측도 있다.

그 배경으로 기술 정보를 공유하는 네트워크의 빈약함과 동시에 불완전한 법체계로 인한 현행법 시행이 엄격하지 못함도 지적되지만 이전된 기술의 대부분이 베트남 실정에 맞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필자의 친구는 관련 업무의 공무원으로 퇴직했다. 그의 업무는 베트남으로의 이전을 희망하는 외국기업의 기술 내용과 수준 등을 심사해 채택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었다. 그는 기술이전을 취급하는 필자에게 기술의 매도기업은 매수 기업의 입장에서 현지 시장을 검토하는 것이 중요함을 여러 번 강조했다.

기업 · 법률 문화

첫째, 사회주의 체제의 영향으로 노동법 효력이 강력하기에 야근, 잔무 등의 수행에 대한 근로자의 임금 청구가 일반적이며 권리의식이 강하다. 둘째, 법제와 행정규제 등의 불완전함이 많아 상대적으로 공무원의 재량 영역이 넓고 실무자의 견해 및 기존 관행 등을 중시하는 경향이 높아 결국 이는 기다리는 기업들의 비용 확대로 연결된다. 셋째, 소규모의 계약에도 꼼꼼한 계약서 작성을 요구(근로계약 역시)하며 공증을 요청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현지 사업에 있어서 문서화가 중요한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와 달리 Commission의 개념이 부정적이지 않고 일반적인 문화이기에 5~10%의 Commission 약정에 대한 계약서 삽입 요청이 이상한 것이 아니다. 아버지가 아들의 첫 월급날에 Commission으로 한 달 분의 월급을 대신 수령한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이다.

넷째, 사업, 무역 등에 대한 경험이 적어 자신의 귀책(예를 들어, 통관과정에서 발생한 손해 등)임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거나 혹은 상대방의 경제력을 거론하며 상대방과의 손해 분담 내지 상대방의 일방적인 부담을 요청하는 사례들이 많다. 호의로 한 번 수락하면 향후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다섯째, 약속시간을 지키지 못하고 많이 늦는 배경에 대해서는 아직 농경문화가 기본이며 ‘내 땅에 조금 늦게 가거나 혹은 가지 않는 것이 문제되지 않는다’는 개념이 작용하는 것 같다. 여섯째, 회의 중 얼핏 보이는 미소는 상대방의 제안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공손하게 표현하는 것이며, 50개 넘는 다민족 국가의 성격상 Harmony(화합)를 중시하기에 당황스러운 주제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는 모습이 많은 편이다. 조직 내에서도 다민족의 성격상, 의견 수합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일곱째, 상대방과의 대화에 대한 관심이 없더라도 먼저 회의를 끝내지 않아 상대방의 오해를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베트남 진출과정의 권장사항

권장사항 중 몇 가지를 말하자면,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불교와 유교가 혼합됐고 조상 숭배의식이 강함을 활용하면 좋다. 우리나라와 달리 식사 시 많이 대화하길 권장하며 음력을 기준으로 상대방 기업의 창립일 등을 기념하는 것도 좋다. 역사와 전통을 칭찬(특히 호치민의 일화 등) 하거나 대규모 거래면 사절단을 미리 보내 위신을 세워주는 것도 추천한다. 개신교 신자임을 드러내지 않고 장례식장에서는 불교예법을 보이는게 좋다.

마지막으로

한국산 제품이 미국, 일본 내지 유럽산과 비교해 품질 수준은 약 80%이지만 가격 수준은 비슷하다는 인식을 주는 반면에 중국산 제품은 한국산과 비교해 가격 수준은 약 60%이지만 품질 수준은 약 70%이상으로 인식된다는 통념을 전달하며 A/S 활동에 주력할 것을 권유하고 싶다.

김범구 스카이워커스 대표 keaj@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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