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수소, 미래 먹거리 될까?
삼중수소, 미래 먹거리 될까?
  • 이훈 기자
  • 승인 2022.0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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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의 한 종류 … 반감기 12.3년
야광시계, 의료기기 등 실생활에 활용

지난해 1월 월성원전 3호기 지하수 배수로 맨홀의 고인 물에서 삼중수소가 1리터당 71만 3,000베크렐이 검출됐다는 한국수력원자력의 보고서가 공개됐다. 삼중수소란 수소의 한 종류로 방사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물질이다. 방사능 세기는 약하지만 물의 구성 성분으로 흡수돼 인체피해를 유발하는 삼중수소는 물질의 양이 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12.3년으로 완전히 사라지려면 최소한 수십 년이 걸린다. 하지만 삼중수소 제거 설비(TRF)를 거치면 실생활에 사용될 수 있다. 야광시계 등에세 쉽게 접할 수 있으며 권총이나 K2 소총 등 군사 분야와 백혈구 검사, 의료용 추적자 등 의료 분야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삼중수소 제거 설비, 중수로 원전 방사선 영향 ↓
캐나다, 작업자 보호 위해 최초 건설

한수원에 따르면 중수로원전에서는 중성자 방사화 반응에 의해 삼중수소가 생성된다. 이렇게 생성된 삼중수소는 일부가 계통에서 작업공간으로 누설되며 방사선 작업과정에서 호흡이나 피부를 통해 원전종사자의 체내로 유임돼 내부피복을 일으킨다. 이에 삼중수소 제거 설비(TRF)가 중수로 원전의 방사선 영향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으로 운영되고 있다.

세계 최초의 TRF는 프랑스 그레노블에 위치한 Laue-Paul Lanevin 연구소의 연구로에 설치됐다. 상업용 원자력발전소의 TRF는 캐나다 달링톤 원전이 최초로 작업자 보호 및 삼중수소 환경 방출량 저감을 위해 건설키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설비는 프랑스 그레노블 TRF를 참조 설비로 설계했다. 설계용량은 360kg/hr로 연간 2,500톤의 중수를 처리할 수 있으며 연간 20MCi(약 2kg)의 고순도 삼중수소(99.9%)를 분리할 수 있다. OPG 소유 원전뿐만 아니라 캐나다 내 다른 발전소의 중수도 위탁 처리했다.

월성 원전 2007년 설치 … 3개 주요 시설 구역
누술 개연성 없도록 설계 … 시간당 100kg씩 처리 가능

국내 월성 원전에는 2007년 캐나다에 이어 두 번째로 삼중수소 제거 설비(TRF)가 설치됐다. 월성 원전의 삼중수소 설비의 설치 위치는 준공 후 중수의 배관이송, 운전에 필요한 보조 계통의 운전 편의성과 건물 시공성을 고려해 월성 2호기와 3호기 사이의 중간 지점에 설치된 것이다. 건물 규모는 34m×33m의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의 지상 높이 25m에 연건평 4,130m2의 규모로 지어졌으며 구조물은 지상부는 철골조, 지하부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설계됐다.

건물 내부는 서비스 구역, 운전 구역, 공정 구역 등 3개의 주요 시설 구역으로 나눠지며 이들 각각의 구역은 서로 격리돼 있다. 수소를 함유한 공정 계통의 대디가 다른 계통의 대기와 혼합되는 것을 격리시키기 위한 것이다. 특히 기존 호기 중수 공급 설비와 월성 TRF로 오가는 중수 급수 및 냉각수 등 각종 보조 설비와의 연결 배관은 새로운 전용 터널을 만들어 설치되며 운전 시는 인라인(In-Line)으로 중수가 이송되므로 중수의 누술 개연성이 없도록 설계된 것으로 전해졌다.


월성 삼중수소 제거 설비의 처리용량은 중수를 시간당 100kg씩 처리가 가능하며 1회 처리를 통해 중수로의 삼중수소 농도는 처음 농도의 97%가 제거되고 3% 정도가 잔류하게 된다. 또한 정상 운전 시 80% 이상의 가동률로 운전되며 감속재 및 냉각재 삼중수소 농도는 각각 10Ci/kg 및 1Ci/kg 이내로 유지시킬 수 있게 돼 월성 1호기의 삼중수소 농도를 현재 수치의 약1/6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월성 삼중수소 제거 설비는 크게 3단계로 구성돼 있다. 1단계는 삼중수소에 오염된 중수로부터 삼중수소 기체 및 중수를 분리하는 삼중수소 분리 공정-액상 촉매 교환 공정, 2단계는 분리된 삼중수소 기체에서 중수소 및 삼중수소를 분리해 순수한 삼중수소로 분리해 순수한 삼중수소로 농축시키는 삼중수소 농축 공정, 3단계는 농축된 삼중수소 기체를 안전하게 장기 저장하는 삼중수소 취급 및 저장 공정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한수원, 삼중수소 상업화 추진
최대 2,000억 원 수익 예상

최근 한수원이 핵융합 발전에 필요한 원료인 삼중수소의 상업화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7년 삼중수소 생산 허가를 취득했으나 그간 삼중수소 제거 설비(TRF)를 통해 생산만 해왔을 뿐 판매실적은 전무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한무경 의원실(국민의힘)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해부터 삼중수소 상업화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수원이 월성 원전 내 삼중수소제거설비(TRF)에서 확보한 삼중수소는 지난 4월 기준 5.7kg(용기 기준 198개)이다. 한수원에 따르면 삼중수소 판매단가 추정치는 최대 1g당 3,500만 원으로 한수원이 가지고 있는 삼중수소를 모두 판매하면 최대 약 2,000억 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이에 한수원은 민간 업체와 함께 삼중수소를 안전하게 저장·운반하기 위한 용기 제막 및 안정성 시험, 판매 계약조건 협의 등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올해 하반기 민간 업체와 삼중수소 판매 계약을 체결,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의원은 “삼중수소는 방사성 동위 원소로서 인체에 해롭기도 하지만 안전하게만 사용하면 인류에 아주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면서 “향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훈 기자 hoon@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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