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신뢰를 바탕으로 전력산업 변화 선도해 나갈 것”
“대국민 신뢰를 바탕으로 전력산업 변화 선도해 나갈 것”
  • 배성수 기자
  • 승인 2022.0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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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동희 전력거래소 이사장

최근 국내외 전력산업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에너지전환을 시대적 과제로 인식하고 재생에너지 확 대와 수소산업 육성에 정책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기후위기 대응, 에너지전환 이행, 4차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에너지신산업 확산 등 전력산업을 둘러싼 새로운 사회적, 경제적 질서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전력거래소는 이러한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안정적 전력공급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전 력시장과 전력계통 운영,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설정하고 단계적으로 실현해 나감으로써 에너지전환 지원을 통 한 저탄소사회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창립 20주년과 동시에 취임한 정동희 전력거래소 이사장<사진>을 만나 올해 여름 전 력수급 대책부터 도매시장 개편,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극복해야 할 도전과제까지 전력거래소가 에너지전환을 선도하는 최고 전문기관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들어봤다. 

취임 후 1년 3개월이 지났는데, 그동안의 소회에 대 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난해 4월 전력거래소가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가운 데 취임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전력산업의 대전환기에 전력거래소 이사장으로 부임해 전력산업의 새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이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공부도 많이 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내부조 직을 어떻게 끌고 나가야 할지 고민하면서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간 것 같습니다.

취임 초기 내부적으로는 사내 노사관계도 좋지 않고 정부 경영평가 등급도 연속적으로 낮게 받아 전체적으 로 직원 사기가 많이 저하돼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조직 운영의 최우선 과제를 ‘활기찬 조직문화 만들기’와 ‘노사 간 신뢰회복’을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또한 부서 간, 직급 간 칸막이를 없애기 위해 지속적으로 소통 기회를 가짐으로써 노사관계 신뢰회복과 사내 협업 활성화 등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최근 정부경영평가 결과도 한 단계 도약함으로써 직원들의 자신감도 많이 회복된 것 같고 노사관계도 과거보다 좋은 평가를 받아 기쁘게 생각합니다. 전력거래소는 실시간 전력계통을 운영하는 기관으로써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수급운영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24시간 긴장태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런점에서 지난 3월 울진 산불로 인해 51차례나 송전선로 정 지와 재가동을 거듭하면서도 전력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국가적 전력위기를 막은데 대해 보람을 느끼며, 이 자리를 빌려 관련 직원과 협조해주신 회원사 관계자 분들께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취임 후 가장 중점을 둔 분야와 남은 기간 동안 중점 을 두고 추진할 분야는 무엇입니까?

취임 후 가장 중점을 둔 분야는 시장/계통/수급으로 나누어져 있던 칸막이를 허물어 앞으로 다가올 미래 전력산업 변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탄소중립 본 부를 신설한 것입니다. 또한 단순한 조직 신설에 그치지 않고 부서 간 지속적 협업 및 콜라보 미팅 등을 통해 실계통기반 하루전 시장, 실시간ㆍ보조서비스시장 도입 등 시장원칙에 기반한 에너지 시장구조 확립과 상응하는 시장제도 개편안 준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한편 정부의 탄소중립정책에 따라 우리나라 핵심 전력 운영기관인 전력거래소의 역할에 대한 국회, 언론, 국민의 기대가 매우 크다는 점도 절감하고 있습니다. 특히 새 정부의 에너지국정과제인 실현가능한 에너지 믹스, 신산업확대, 시장중심의 에너지 시장구조개편, 수요 효율화 등의 합리적인 이행방안 마련을 위해서는 전력거래소의 실무적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전력거래소가 앞으로도 중점을 둘 분야는 일차적으로 앞서 말씀드린 업무를 속도감이 있으면서도 일관되게 추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로 인한 계통 운영상의 문제점을 효율적이며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전력거래소가 적극적으로 해결방안과 소통의 기회를 제공하고, 제10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이 차질없이 잘 수립될 수 있도록 기관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정부와 주요 이해 관계자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수소발전 입찰시장(CHPS) 개설, 수요반응제도 고도화, 스마트그리드 생태계 활성화와 4차 산업과 연계한 에너지 신산업 육성, 전력관련 기상 시스템 선진화 등 중요한 과제가 남아 있으며,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운영 변동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미래형 전력계통 운영체제 구축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합리적이며 물리적으로 실현가능한 최적화 된 전원구성을 위해서는 전력산업계 뿐만 아니라 에너 지 업계 전체를 중심으로 활발한 소통과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기본적으로 발전회사, 한전 등 관련 기업들 간 이해관계와 요구가 다른 측면이 있고, 이러 상황에서도 궁극적으로는 시장원칙에 어긋나지 않으면서도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서두르지 말고 컨센서스에 기반해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에너지안보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에너지안보의 의미와 전력거래소의 역할 및 대응방 안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에너지안보의 핵심은 에너지의 안정적이고도 합리적인 공급이 전제가 돼야 합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 (EIA)은 에너지 안보(Energy Security)를 ‘적정가격 으로 중단없이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는 가용성(the uninterrupted availability of energy sources at an affordable price)’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에너지 안보의 핵심 요소는 에너지의 경제성과 공급의 연속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력거래소는 전력시장 제도혁신 등을 통해 전기에너지의 경제성을 높이고 전력계통 운영 및 장기수급 계획 수립 등을 통해 전력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함으로써 에너지 안보 위기에 대응하겠습니다.

올여름 평년 기온을 웃도는 무더위가 찾아올 것으로 예고됩니다.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번 여름철은 7월 4주에서 8월 3주 전력 피크시기에 전년도 여름철 최대인 91.1GW보다 증가한 최대전력 수요가 발생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공급측면에서는 전력수급 안정을 위해 100GW 이상의 공급능력을 확보해 상시 안정적 전력 예비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급작스러운 발전기 고장, 수요급증 등 돌발 상황 발생에 대비해 수요자원(DR, Demand Response), 석탄발전기 출력 상향 등 다양한 추가 예비자원들을 예비력 단계별로 사전 확보했습니다. 비상대비 측면에서는 전국 15개 지역별·설비별 전력망 안정 대책을 마련했고, 정부 합동 전력설비 특별점검 및 비상자원 가용능력 검증시험, 전력·가스 협의체 운영 등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도매전력시장 개편 작업을 착수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도매전력시장 개편 작업의 의미와 현 재 진행상황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도매 전력시장에서 운영되고 있는 변동비 반영 하루 전시장은 공급 변동성이 적은 전통 전원중심의 원전, 석탄, LNG 발전에 적합한 시장 체제입니다. 따라서 향후 탄소중립에 따른 재생에너지, 수소, ESS 등 다양한 전원 확대를 현재 시장이 수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2021년부터 현물시장과 계약 시장, 실시간·보조 서비스 시장 등 다양한 도매 전력시장 분야에서의 제도 개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루 전 현물시장은 실계통 기반 현물시장을 중심으로 전환하고, 가격입찰(PBP)제도에 기반한 실시간·보조 서비스 시장도 제주에 시범적으로 도입할 예정입니다. 이후 경과에 따라 이를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또한 향후 저탄소 전원이 참여하는 장기 계약시장의 개설과 기저발전원의 Vesting Contract 계약 도입을 통해 탄소중립 시대에 발맞춘 전원 다변화와 전기요금 국민부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9월부터 실계통기반 하루전시장 제도가 시행될 예 정입니다. 실계통기반 하루전시장 제도의 의미 등 전반적인 설명 부탁드립니다.

현재 운영하는 하루 전 시장은 전력계통의 안정 운영에 필수적인 예비력, 송전 제약 등을 고려하지 않고 연료비만을 고려해 시장가격을 결정하고 있어 실제 안정적인 계통운영 조건을 충족하기에는 괴리가 있다는 문제점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실제 계통운영과의 차이는 그동안 부가정산금(CON/COFF)으로 처리해왔는데 재생에너지 변동성 증가로 정산금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문제 해결이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이에 전력시장 입찰이 실제 계통 상황을 현실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송전 제약, 예비력 등 실제 계통 여건을 반영한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이 발전계획을 통해 시장가격이 결정되도록 개편했습니다.

또한 예비력을 실제로 공급한 발전기가 보상받을 수 있도록 예비력 용량가치 정산금을 신설해 재생에너지 변동성 대응에 중요한 유연성 자원 인센티브를 강화했습니다. 이러한 제도 개편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계통 안정성 과 유연성 전원 확보가 보다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하 고 있습니다.

최근 전력시장 5,000회원, REC 시장 10만 회원이 되며 전력시장 참여자의 수가 나날이 늘고 있습니다. 시장참여자 현황 및 의미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전력시장 회원 수는 2001년 10개 회원에서 1,000 회원이 되기까지 14년이 소요됐으나, 2015년 1,000 회원 돌파 후 불과 7년 만에 5,000 회원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설비용량 측면에서도, 2001년 전력거래소 출범 후 전력시장에 참여한 발전기의 설비용량은 20년 동안 약 2.7배 증가했지만 신재생전원 설비용량은 약 23배 증가했고, 이 기간 신재생전원의 설비용량 비중은 1.1%에서 10.2%로 급격히 늘어 우리나라 전력산업에 있어 재생에너지의 역할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또한 REC시장에 가입한 회원은 개설 첫해 2,360개 社에서 지난 5월에 10만 회원을 돌파해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습니다. 하지만 향후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도전 과제 또한 많습니다. 무엇보다도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예측의 어려움을 극복해야만 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용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전력거래소는 재생에너지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하여 재생에너지 예측정산금 제도, 플러스 DR·Fast DR 등 새로운 유연성 자원의 발굴 및 시장 편입을 위해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또한 추가적인 유연성 자원을 확보하 기 위한 새로운 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이를 시장에 편입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해 나갈 예정입니다.

앞으로의 계획 및 꼭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목표를 말씀드리자면 2가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전력거래소 조직문화 측면에서 활발한 상하 좌우 및 주요 이해관계자 소통을 통한 업무 주도성 확보입니다. 현재 전력산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기술 및 정책 변화와 그로 인한 이해 충돌 및 불확실성은 전문성에 기반한 중립기관인 전력거래소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경우가 많고 앞으로도 이러한 경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저는 CEO로서 전력거래소가 설립목적에 충실할 수 있도록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조직문화 구축에 적극 노력할 예정입니다.

두 번째는 전력거래소가 국민과 전력산업계의 신뢰를 받고, 전력산업의 변화를 선도하는 기관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조직 내부의 전력시장·전력계 통·정책지원 부문 간 유기적인 협력 체제를 일상화하는 것입니다. 이를 토대로 시장원칙에 기반한 에너지 시장구조를 확립하고,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효율적/효과적으로 기여하며,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통해 국민 여러분의 일상과 경제활동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배성수 기자 bss@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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