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유연성 시장 해외동향 및 국내 도입 시사점 연구
지역 유연성 시장 해외동향 및 국내 도입 시사점 연구
  • 홍은일
  • 승인 2022.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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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재생에너지 증가 및 전기화 확산

국가 에너지 정책을 통해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정책이 지속적으로 제시됐고 2016년 10월 소규모 재생에너지의 배전망 접속보장 정책 이후 1MW 이하 소규모 재생에너지 확대로 대부분의 태양광 발전설비는 배전계통에 연계되고 있다. 그로 인해 전력(배전)계통 흐름이 양방향으로 변화되고 배전망 혼잡 및 전압 변동성 증가 등 배전계통 연계와 관련된 문제점이 야기될 수 있어 안정적 전력계통 운영과 재생에너지 수용 능력 확대가 필요하게 됐다.

또한 배전망 연계 전기자동차, 히트펌프 보급 확대 등 전 세계적인 타부문의 전기화로 2050년 국내 전력수요는 2018년 대비 최대 230.7% 증가한 1,213TWh 수준으로 전망되고 있어 배전망 수용용량 확보 및 제약 상황에 대응해 배전망의 효율적 관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배전망 연계 소규모 재생에너지 증가 및 전기화로 인한 수요로 전력계통 안정성 제고, 망 보강 지연 등 망 운영 효율성 향상을 위해 지역 유연성 시장의 필요성이 증가할 전망이다.

지역 유연성 시장 정의 및 특징

지역 유연성 시장은 특정 지역의 망 제약 해소 및 운영 효율화를 위해 시장원리 기반으로 전력공급과 수요를 조절할 수 있고 배전망 연계 유연성 자원을 거래할 수 있는 유연성 시장으로 유연성 자원 구매자는 특정 지역의 계통 혼잡 등 제약 상황에 대응하고 망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기존 전력망 투자비와 비교해 지역 유연성 자원이 경제성 있는 경우 지역 유연성 시장에 입찰해 유연성 자원을 확보하고 유연성 자원 공급자는 공급 가능한 유연성 자원을 지역 유연성 시장에 제공가능 용량 및 가격을 입찰해 구매자에게 유연성 자원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며 지역 유연성 시장 플랫폼은 지역 유연성 시장 내 유연성 자원 공급자와 구매자와의 연결을 통해 유연성 자원을 거래하는 에너지 생태계를 구성한다.

지역 유연성은 특정 지역의 선로제약을 해결하기 위해 공급 및 수요를 조절하는 능력으로 주 목적은 전압 및 선로한계 등의 지역적 제약 해소이며 주로 EVC(전기차 충전), 소규모 DR · ESS, 소규모 분산전원(태양광, 가스터빈) 등의 자원을 활용해 DSO 또는 필요시 TSO가 운영한다. 반면 계통 유연성은 전력 계통의 수급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공급 및 수요를 조절하는 능력으로 지역 유연성과 차이점이 있으며 주 목적은 주파수 등 전체 전력계통의 안정적 운영이고 운영 예비력, 대규모 DR · ESS, 국가 간 연계(HVDC), 섹터커플링 등의 자원을 활용해 TSO가 운영한다. 현재 지역 유연성 시장이 유럽 주요국에서 상업적 또는 실증단계로 운영 중이며 유럽 외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호주에서 검토 중이나 국내의 경우 구체적 방안이 지금까지는 없는 실정이다.

지역 유연성 시장 운영방법 및 효과

유연성 자원의 활용은 TSO-DSO 간의 협조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유럽에서는 다양한 운영 방법이 연구 · 실증 중이다. TSO가 중심이 되는 운영방식은 TSO가 분산에너지 자원들의 망과 시장을 운영하며 DSO는 망 제약에 따른 사전심사가 가능하지만 제한된 역할만을 수행하고 분산에너지 자원을 DSO가 우선적으로 활용하지 못한다. 반면 DSO가 중심이 되는 방식은 배전망 연계 분산에너지 자원에 대해 DSO는 망 제약해소를 위해 우선 활용이 가능하고 운영구조별로 남는 자원을 TSO가 운영하는 시장에 입찰해 송전망 제약에 활용하거나 입찰 불가능한 모델로 구분한다. TSO-DSO 공통 운영방식은 TSO와 DSO는 모든 분산에너지 자원들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시장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비용을 최소화하는 주체가 자원을 우선적으로 활용 가능하다. 통합 유연성 시장 방식은 중립성을 가진 제3의 기관이 운영하는 모델로 TSO, DSO 및 일반사업자까지 참여해 가장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참여자에게 분산에너지 자원을 할당한다. 지역유연성 시장을 통해 유연성 자원 공급자는 전압 지원, 혼잡 관리, 피크부하 감소와 같은 유연성 서비스를 유연성 자원 구매자에게 비용 효율적으로 제공해 계통혼잡을 회피하고 신규 망 투자 지연을 통한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및 전기화에 대비해 안정적 전력망 운영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 지역 유연성 시장 운영현황

EU는 지역 유연성 자원 활용을 위한 투명하고 비차별적인 시장원리 기반 절차에 따라 배전망 운영자의 유연성 자원 조달 및 안정적 전력망 운영을 위한 TSO-DSO간 분산에너지와 관련한 정보교환 활성화와 상호협력을 EU 규정과 지침을 통해 명문화했다.

현재 유럽 주요국들의 지역유연성 시장은 하루 전 시장(Day-ahead market)과 경매시장(A tender platform)으로 구분하고 있다. 하루 전 시장은 단기계약 기반으로 하루 전 에너지 시장과 유사하게 유연성 자원을 하루 전에 확보하고 송전망 운영자와 연계해 지역 유연성 자원을 활용하고 있다.

계통 운영을 위한 선로제약 해소로 송 · 배전 계통 안정성 확보를 목적으로, 유연성 자원 구매자는 이용요금을 제시하고 유연성 자원 공급자는 제공 가능 유연성 용량을 입찰해 플랫폼 운영자가 기술경제적으로 최적화된 운영계획을 도출하는 방법이다. 경매시장은 장기계약 기반으로 용량시장과 유사하게 망 운영자가 장기적으로 필요한 장소 및 시기에 유연성 자원을 조달한다. 시기 · 장소 · 규모를 지정할 수 있어 설비투자 절감 · 회피 및 제약을 완화하는데 목적이 있으며 유연성 자원 구매자는 이용요금과 계약을 맺은 지역 유연성 용량에 대한 대가인 가용요금 및 시기 · 장소 · 규모 등을 제시하고 유연성 자원 공급자는 제시된 내용을 토대로 입찰하는 방식이다.

영국

지역 유연성 시장이 가장 활성화된 국가로 경매모델 기반이며 영국 내 배전망 운영자 모두 제3자 플랫폼을 활용해 지역 유연성 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 유연성 시장 계약용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2020년 기준 총 4.3GW 수준의 유연성 자원 경매가 시행됐고 배전망의 수용용량 확보를 위한 자원 및 배전망 제약에 대응하기 위한 자원을 구분해 확보하고 있다.

배전망에 연계된 DR, ESS, EVC, 가스발전 등 다양한 소규모 분산에너지 자원이 지역 유연성 시장에 참여하고 있으며 유연성 공급자가 시장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배전망 제약 지역 내에 위치해야 하기 때문에 선로 한계에 대한 지역적 위치가 중요하다. 따라서 광범위하게 보급되어 있는 전기차는 지역 유연성 시장 입찰 지역에 위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기차 충전 자원이 가장 큰 유연성 자원 공급자가 되고 있다.

영국 지역 유연성 시장은 상시 예상되는 망 제약 해소, 실시간으로 발생될 수 있는 망 제약의 해소, 유지보수 등 망의 비정상 상태에서 발생하는 제약의 해소, 배전망 고장 발생 등 전기 공급이 중단된 후 빠른 망 복구 지원 등의 서비스를 가지고 있다.

프랑스

유럽 대륙 전력망의 약 13%의 면적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는 배전망 사업자인 프랑스 Enedis는 경매시장의 형태로 지역 유연성 자원을 조달해 2020년 3.6MW 용량을 계약했으나 입찰은 단지 2개였고 모두 산업용 수요반응으로 참여가 저조했다. 직접 운영하는 플랫폼을 통해 장기 계약 기반으로 거래하며 현재까지 TSO와의 협조체계 관련 기준 마련 및 지역유연성 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논의 중에 있다.

네덜란드

하루 전 시장 기반으로 TSO-DSO간 협력을 통한 송 · 배전망 계통 신뢰도 및 안정성 유지에 지역 유연성 시장이 활용되고 있다. 전력 도매시장과 연계한 자체 플랫폼인 Gopacs(Grid Operators Platform for Congestion Solutions)를 운영 중이며 입찰은 1개의 TSO(TenneT)와 4개의 DSO(Stedin, Liander, Westland Infra, Enexis)가 별도로 참여하고 있다.

2021년 1월까지 90GWh(1,270만 달러)의 지역 유연성 자원이 거래됐으며 확보된 유연성 자원을 활용해 계통 혼잡 완화에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DSO들은 계통 관할범위가 좁아 공급받을 수 있는 유연성 자원량이 적어 거래 단가가 TSO보다 높게 나타나며 TSO인 Tennet은 지역유연성 시장 최대 규모 구매자로 송전계통 완화를 위해 유연성 자원을 사용하고 있다.

독일

DSO, TSO, 전력거래소(EPEX) 등이 유연성 자원을 거래할 수 있는 지역 유연성 시장 ‘Sinteg Program’ 프로젝트를 운영해 독일 북동부 지역의 풍력으로 인한 계통혼잡 완화로 계통 운영 안정성을 제고하는 등의 실적을 냈으나 2021년 참여 기업들이 비용 회수가 어려워 프로젝트를 종료하고 관련 내용에 대해 논의했다.

독일은 지역 유연성 시장 활용 이외에도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망 운영자가 소규모 발전설비의 출력을 조정하는 ‘Redispatch 2.0’ 정책을 시행했다. 이 정책은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인한 전력망 네트워크에 병목현상 문제를 보다 비용 효율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송 · 배전망 모두를 고려한 전반적인 경제적 방안이 필요해 시행됐으며 선로 제약해소를 위해 발전설비의 출력을 제한하는 정책으로 기존 10MW에서 100kW까지 출력제한 할 수 있으며 망 운영자는 출력제한에 대해 보상하게 돼 이를 통해 TSO와 DSO는 소규모 분산에너지 관리를 위해 더 밀접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국내 현황

국내는 현재의 분산에너지 활용에 대한 논의가 계통 유연성 확보에 집중되어 있으며 배전계통 제약을 해결하기 위한 지역 유연성 확보에 대한 논의는 부족한 상황이다. 수요반응(DR) 및 에너지저장장치(계통 안정화 ESS 등)는 송전 계통의 수급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공급 및 수요를 조절하는데 활용하고 있으며 시장제도 개선도 재생에너지 확대 대응을 위한 계통유연성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배전망 연계 분산에너지 자원의 증가는 배전망 및 지역 송전망의 제약 유발 가능성을 증가시킬 수 있어 배전망의 전압상승, 선로 혼잡 등의 문제점에 대한 추가 고려가 필요하다. 배전망 연계 유연성 자원 활용 시 배전계통 영향을 검토받고 배전망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시장제도 마련이 필요하고 배전망 연계 분산에너지 자원도 기술 · 경제적으로 개선됨에 따라 시장제도 안에서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현재 배전망 연계 분산에너지 보급확대 및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편이 추진 중이다. 향후 지역 유연성 시장 운영을 위한 분산에너지자원의 감시, 제어 등의 권한을 가지는 DSO의 역할이 필요하기에 2021년 7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발의를 통해 DSO의 기능이 광범위하게 정의됐고 DSO 수행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추가로 유연성 자원의 에너지 및 보조서비스 시장 참여가 확대 추진되고 있다. 하루 전 전력 도매시장에서 시장가격이 계통상황을 최대한 반영하도록 하는 실시간 시장과 보조서비스 시장을 도입하는 전력시장으로 개선 추진되는데 전력시장 개편을 통한 분산에너지 자원의 시장참여 유도 정책이 지역 유연성 시장까지 도입 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망 및 시사점

배전망 연계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및 전기화로 인한 수요로 전력계통 안정성 제고, 망 보강 지연 등 망 운영 효율성 향상을 위해 지역 유연성 시장의 필요성이 증대될 전망이며 국내도 해외 사례를 참고해 지역 유연성 시장 도입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첫째, 국내 VPP가 활성화 돼야 한다. 배전망 운영자는 소규모 분산에너지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유연성 자원을 일정 규모 이상 모집한 VPP형태를 통해 조달해야 한다.

DSO가 직접 유연성 자원 공급자와 단독으로 계약 할 수도 있지만 VPP를 통한 유연성 자원 조달이 망의 효율적 관리 및 분산자원 확보에 용이할 것이며 소규모 분산에너지 자원 가시성을 높여 유연성 예측 정확성을 제고해 계통운영 효율성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유연성 자원의 전력시장 · 보조서비스 시장 등 다양한 시장에 참여 가능하다. 이때 지역 유연성 시장 활성화를 위해 중개사업자에게도 사업 유인이 필요하며 배전계통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DSO는 중개 사업자에게 관리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

둘째, 유연성 자원 공급자가 시장원리 기반에 의해 전력 도매시장 뿐만 아니라 지역 유연성 시장 등 다양한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이 조성돼야 한다. 유럽은 다양한 전력시장에 참여해 수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사업 환경 및 기회가 제공되는데 국내도 에너지시장, 용량시장, 보조 서비스 시장 등에 유연성 자원 공급자가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표준 개발, 인프라 구축, 시장제도 마련 등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셋째, 전체 전력계통 운영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전력시장을 운영하는 계통운영자와 DSO의 협조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계통운영자가 소규모 분산에너지 자원을 관리하고 제어하기 어려워 DSO는 배전망에 연계되는 분산에너지 자원들을 활용해 지역단위에서 계통의 전압 변동과 망의 혼잡문제 해결에 기여해야 한다. 이는 배전망 연계 분산에너지 자원이 배전망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계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계통 운영을 위해 계통운영자와 상호 정보교환이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지역 유연성 시장에 조달된 소규모 분산에너지 자원을 DSO와 계통운영자 간 상호 효율적으로 배분이 가능하도록 전력시장운영규칙 등 관련 기준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계통 혼잡 등 제약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분산에너지 자원을 매칭하는 전력망 플랫폼에서 데이터를 개방 · 공유하고 민간과의 협력을 통한 다양한 전력 솔루션을 제공하는 디지털 통합 플랫폼으로 확장이 필요하다. EV를 활용한 V2G 서비스 및 개인 간 분산에너지를 자유롭게 거래하는 P2P 등 양방향으로 운영되는 에너지 공유 생태계 구현과 플랫폼에서 수집되는 다양한 전력 데이터를 수집한 빅데이터를 활용한 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해 민간 참여 확대 및 에너지 소비 최적화 제공 등 플랫폼 내에서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기술 생태계 구축 전략 마련으로 전력산업 효율성을 향상시켜야 할 것이다.

홍은일 한전 경영연구원 선임연구원 keaj@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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