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전기요금 인상, 대책은?
잇따른 전기요금 인상, 대책은?
  • 이훈 기자
  • 승인 2023.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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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부터 4차례 인상… 산업계·소상공인 부담
에너지지원 법제화·전력기금 인하 등 요구

전기요금이 지난해 4월부터 지난 1월까지 무려 4차례 인상됐다. 킬로와트시(kWh)당 최대 41.6원 올랐다. 소상공인과 산업계에서는 잇따른 전기요금 인상으로 부담을 느끼며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한전, 올해 전기요금으로 약 94조 수익 전망

한국산업연합포럼(KIAF)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올해 전기요금으로 93조 9,000억 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75조 1,000억 원 대비 18조 8,000억 원 늘어난 금액이다. 용도별로 살펴보면 산업용 전기요금이 전년 대비 9조 9,000억 원 늘어 증가 예상 폭이 가장 컸으며 △일반용(4조 7,000억 원) △주택용(2조 4,000억 원) △기타(1조 원) 순으로 전망된다.

실례로 국내 기업 중 전기 사용량이 가장 많은 삼성전자의 경우 3,000억 원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도 전기요금이 7,900억 원에서 9,000억 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요금 인상, 정말 난감하다”

특히, 소상공인의 피해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숙박업을 하는 윤상미 대표는 “기존 각 층에 불을 10개씩 틀었다면 최근에는 5개로 줄였는데도 전기요금이 30% 이상 올랐다”고 울분을 토했다. 노래방을 운영하는 김시동 대표는 “(노래방은)전기 사용 비중이 높은 업종 중 하나”라며 “요금이 올라 정말 난감하다”고 호소했다. 이에 산업계와 소상공인들은 에너지 지원 법제화, 전력산업기반기금(전력기금)과 부가가치세 인하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정부에서 소상공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발표한 납부유예나 분할납부는 임기응변일 뿐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며 “비용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에너지 바우처와 요금 할인 등의 지원책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의견서를 통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국민 고통이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전력기금 부담금 요율 인하와 전기요금 부가가치세율을 한시적으로 인하해야 한다”고 전했다. 

전력기금은 전기사업법과 시행령에 따라 전기요금의 3.7%에 해당하는 부담금을 최종 전기소비자에게 부과해 조성되며 요율은 2006년 4.591%에서 3.7%로 내린 이후 17년간 유지되고 있다.

전기요금 인상 ‘지속’

올해 전기요금은 속도 조절은 있겠지만 계속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열린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서 “전기·가스 등 에너지 요금은 서민 부담이 최소화되도록 요금 인상의 폭과 속도를 조절하고, 취약계층을 더 두텁게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전기·가스 등 에너지 요금은 국민부담을 우선 고려하되 에너지 공기업의 재무상황 등도 감안해 조정 수준과 시기 등을 검토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두텁게 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반면 국무총리와 산업부 장관은 전기요금 인상을 시사했다. 이 장관은 “3~4가지 지표인 국제 에너지 가격 동향, 한국전력·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의 적자와 미수금이 늘어나는 상태, 물가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살피며 결정하겠다”며 “전기는 원가 회수율이 70% 초반 정도, 가스는 60%다 보니 시간이 갈수록 미수금과 적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전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전기요금의 경우) 올려야 할 요인들이 있다”고 의견을 더했다.

한편 한국전력은 지난해 연료비와 전력구입비의 영향으로 32조 6,034억 원의 영업적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영업손실 5조 8,463억 원의 6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한전은 “글로벌 연료 가격 급등으로 인한 재무 위기를 극복하고 누적적자 해소 등 경영정상화 조기 달성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국민부담을 고려하면서 원가주의 원칙에 입각한 전기요금 조정 및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합리적 에너지 소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훈 기자 hoon@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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