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하나는 무엇인가요?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하나는 무엇인가요?
  • 양소영
  • 승인 2023.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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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취업 준비를 하던 지인의 자녀가 공무원 시험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방송사나 언론사에 가고 싶다더니 ‘갑자기 공무원?’ 싶었다. 취업시장에서 공무원 인기가 떨어졌다는 건 자주 보도됐고, 공무원 가족을 둔 나로선 걱정도 됐다. 사실 요즘 청년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공무원은 워라밸이 보장되는 직업도 아니고 복잡한 민원 때문에 머리를 쥐 뜯어야 하는 것도 알기 때문.

이런 노파심에 조심스럽게 왜 공무원이 되고 싶은지 물었는데 예상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더이상 이것저것에 도전하면서 힘 빼고 싶지 않아서요.”

취업 준비를 하면서 꽤나 지쳤나보다. 요즘 20대들에게 세상은 자신의 쓸모를 끊임없이 확인해야 하는 ‘도전지옥’ 일수도 있겠다 싶었다. 도전하지 못하면 순간 낙오 될거라는 거대한 불안이 도사리는 시대다.

생각해보면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변호사가 되어서도 선택과 도전은 늘 눈앞에 놓여있었다. 변호사 사무실 개업을 해야 하나? 로펌에 가면 안정적일 텐데? 개업을 하고도 선택지는 수십 가지. 다른 분야의 변호에도 도전해야 하나? 일은 얼마나 더 확장해야 하지? 지금 생각해보면 뜨거운 파이팅과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생각되지만 어쩜 그 시기의 나는 ‘도전지옥’이라 여겼을지도 모르겠다.

그때가 2010년쯤이었다. 변호사 수가 그렇게 많지 않았을 때인데. 동료 변호사가 ‘이제는 변호사도 전문화 시대다. 제일 잘하는 것 딱 한 가지만 집중적으로 해야한다’는 조언을 해줬다. 그 말이 일견 타당해 보여서 과연 내가 제일 잘하는 것이 무엇일까 진지하게 고민했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하나는 무엇일까?” 하나하나 실타래를 풀어나갔다. 나는 가족법에 관심이 많았고, 개인적인 문제를 상담하는 것도 좋아했다. 쑥스러운 자랑인데, 소소한 친구의 고민부터 가족 안의 무거운 갈등까지 나의 귀와 입을 통하면 그들에게 위로가 됐다. 내가 가장 잘하고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일. 그렇게 가사전문변호사의 길을 걷게 됐다. 그때 만약 ‘딱 한 가지만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을 듣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까지 ‘도전지옥’에서 허덕이고 있었을까.

복잡한 세상 속에서 선택과 도전에 지친 이가 있다면 게리 캘러의 자기계발서 ‘원씽’을 추천한다. 저자가 말하는 그 진리가 바로 “The One Thing”,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그 한 가지를 찾아 집중하고 파고들라는 것이다.

넘쳐나는 세상에서 자유로워지는 방법은 단순한 사고 방식이 해답이 될 수 있다. 멀티태스킹과 과잉시대, 참을 수 없는 복잡한 정보들 과잉현상에 익숙해진 이들에게 ‘원씽’이 필요한 것이다. 책에선 멀티태스킹보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할 때 효율성이 증대된다고 설명한다.

‘원씽One Thing’의 개념은 모든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기업은 하나의 제품이나 서비스로, 개인의 삶에서는 자신의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한 가지 목표를 말한다. 단순히 돈을 벌거나 직업을 정하는 단선적인 시각이 아닌 본질을 관통하는 주제를 던지며 목적을 향해 나아가도록 도와준다.

책을 읽는 내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단 하나’는 무엇인가?”

오늘은 퇴근길에 서점에 들러야겠다. 서두에서 언급한 지인의 자녀에게 원씽을 한 권 선물해야겠다. 도전에 지쳤다는 그가 원씽으로 새로운 하나의 목표를 찾을지도 모르니까.

양소영 변호사 keaj@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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