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가까이, 더 믿음직스럽게 국민에게 다가가겠습니다
더 가까이, 더 믿음직스럽게 국민에게 다가가겠습니다
  • 변우식 기자
  • 승인 2016.0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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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한 장에 삼성동 시대를 담으며 경주시대를 새롭게 열고 있는 한수원 조석 사장


“더 가까이, 더 믿음직스럽게 국민에게 다가가겠습니다 .” 역사의 한 장에 삼성동 시대를 담으며 경주시대를 새롭게 열고 있는 한수원 조석 사장 . “우리의 현장은 원자력발전소입니다 . 이제 진짜 ‘현장 중심’ 을 본격적으로 실천하게 되었습니다 . 국민의 안전을 현장 에서 직접 책임지는 것입니다 .” 불안감을 감싸 안은 기대감 이 순식간에 울림으로 다가오는 순간입니다 . “한수원의 경주시대 개막은 제게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 바로 약속의 완성입니다” 2005년 방폐장 부지선정 절차가 치열하게 진행되던 바로 그 때 정부가 국민과 그리고 경주시민에게 한 약속이 있습니다 . 방폐장을 유치한 경주에 한 수원 본사를 이전하겠다는 것입니다 . 바로 이 정책을 이끌었 던 조석 국장이 한수원의 수장이 되어 11년 만에 그 약속을 지키고 있습니다 . “우리 직원들이 겪을 수 있는 문화적 충격을 어떻게 해야 지 혜롭게 넘어설 수 있을까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 우리 한수 원과 직원들을 환영해주시는 경주시민들께 어떻게 하면 제 대로 보답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 깊은 애정과 강 한 의지가 진하게 녹아든 걱정입니다 . “수도권 집중은 우리나라가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해결 해야 할 숙제 중의 하나입니다 . 물론 공기업 지방 이전이 해 결책의 전부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 하지만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 의미 있는 발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미 그의 사고와 판단 속엔 국가라는 큰 틀에서 바라보는 DNA가 심 어져 있습니다 . “사실 지금까지 아내와 떨어져본 적이 없습니다 .” 평상시답지 않게 수줍음마저 머금은 이 한 마디에서 그 카리스마와 흔들 리지 않는 중심잡기의 근원이 어디서인지 금세 읽혀집니다 . 한수원이라는 조직의 입장에서 보면 조석 사장은 동질감을 찾기 어려울 뿐 아니라 ‘우리’로 받아들이기에는 낯선 수장 임이 분명합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마음 속 깊이 비집고 들어가 믿을 수 있는 ‘우리들의 수장’이 된 조석 사장 . 가급적 현장엔 가지 말라는 조언을 처음에 많이 들었다고 합니다 . 발전소에 사장이 가면 의전하느라 제대로 일을 못한 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사장의 지적 두어 개가 실제 일을 하는 과정에서는 예상한 좋은 결과 대신 직원들의 부담 만을 갖고 올 수 있기 때문입 니다 . “의전,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 아버지가 퇴근하고 집에 오시면 현수막 걸고 환영하지는 않잖아요.” 그가 본질을 이 해하고 배우기 위해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원전 운전의 두 뇌인 주제어실(MCR)입니다 . “MCR은 24시간 돌아가야 합니 다 . 잠시도 직원들이 그 곳을 떠날 수 없습니다 . 교대로 근무 하면서 식사도 그 안에서 합니다 .” 한수원 역사상 각 원전의 주제어실 모두에서 직원들과 함께 밥을 먹은 사장은 조석 사장이 유일합니다 . 말 그대로 ‘ 식구(食口)’가 된 것입니다 . “우리 한수원 식구가 1만 명입니다 . 일상적으로 사장과 직접 접할 수 있는 사람은 100명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제가 찾아갔습니다 . 안전도, 청렴도 또 신뢰도 현장으로부터 나오 는 것이니까요.” 2년 반 동안 그는 만나고 나누기 위해 6만 km를 달렸습니다 . “처음엔 다들 저러다 말겠지 하는 표 정으로 냉랭했습니다 . 하지만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생각을 공유하려고 애쓰다보니 진심이 전해진 것 같습니 다 . 지금은 현장에 가면 또 왔나보다 힐끗 보곤 다들 자기 할 일에 몰두합니다 .” 현재 사장으로서 여러 가지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기는 하 지만 한수원 사번은 13, 아직 신참이어서 배울 게 많다는 조석 사장 . ‘이건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이야 기해달라고 하니 손사래를 칩니다 . 한참을 기다린 후에 야 돌아온 “아주 조금 한수원 조직이 움직이게 된 것” 이 라는 짧고 굵은 답 . “2013년 9월 당시 한수원은 무엇인가 잘못 ‘했다’고 지적을 받고 있었습니다 . 그러니 못하게 해 야 한다고 진단을 받은 상태였지요. 그런데 무엇을 ‘해서’ 가 아니라 ‘하지 않는 것’, ‘책임지지 않을 정도만 하는 것’ 이 문제였습니다 .” 개개인이 길게 보고 무엇을 어떻게 할 까를 고민하면서 협력하는 것이야 말로 조직의 미래를 밝 히는 동력이라고 판단한 조 석 사장 . “일하는 과정에서 발 생하는 실수에 대해서는 감싸주겠다고 했습니다 . 처음엔 이달의 우수부서에 상을 줄테니 신청하라고 해도 다들 묵묵부답이었습니다 . 이제는 직원들 스스로가 일을 하고 자 요구하는 것이 꽤 많아졌습니다 .” 그 대표적인 게 ‘기술 적 역량 강화’입니다 . 물론 한수원 내부의 변화만으로는 역부족입니다 . 정부와의 적극적인 교감, 원전 관련 기관과 의 상호작용을 통해서만 완성에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 “그래도 한수원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해야 하 지 않겠습니까? 안전은 기술력을 향상시키고 사람을 키 우는 것이 핵심입니다 .”

“신기후체제에서 우리나라가 국제적으로 한 약속을 지 키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노력이 필요합 니다 . 이제부터는 ‘어떻게’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 신 재생에너지로 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채우도록 해야 합니다 . 그래도 안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원자력발전이 채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물론 수요를 줄이는 것은 당연 히 해야 할 일이구요.” 기후변화가 우리의 현실적인 문제 로 다가오면서 침체된 원자력계가 약간 흥분하기 시작한 건 아니냐는 말에 “흥분이요? 그래서도 안 되고, 그런 것 같지도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보였다면 반성 해야지요.” 조석 사장의 어조는 다른 때와 달리 정말 단 호했습니다 . 조석 사장의 뛰어난 학습력은 정평이 난지 오래입니다 . “글쎄 특별한 비법 같은 건 없습니다 . 단지 두 가지를 좋 아하고 또 많이 하는데, 술 마시는 것과 책 읽는 것입니 다 . 나이가 드니 술보다는 책 쪽에 손이 더 많이 가네요.” 하루도 손에서 책을 놓는 날이 없는 조 사장의 탐독본색 은 해외 출장행 비행기에서 한껏 발휘됩니다 . “요즘은 전 자책 덕분에 무겁지 않게 출장길에 한 열 권정도 읽을 수 있어 좋습니다 .” 개구쟁이 꼬마가 시무룩하게 앉아 있다 가 재밌게 놀 수 있는 장난감을 발견한 표정. 그는 책 이야 기를 이어갑니다 . “신의 위대한 질문, 인간의 위대한 질문. 이 책 속엔 성찰이 있습니다 . 자기를 가만히 돌아볼 수 있 게 하지요.” ‘성찰’이야 말로 조석 사장을 그답게 만드는 마지막 한 방울입니다.

결단력, 추진력 역시 조석 사장과 궤를 같이 하는 단어입 니다 . “사실 결정이라는 게 주관적인 것을 전혀 배제할 수 는 없지 않습니까? 어려운 결정일수록 ‘원칙’대로 하려고 합니다 . 물론 사안에 따라 조금 다르지요. 큰 방향을 결정 해야 할 경우에는 말 그대로 철학, 원칙을 따릅니다 . 그보 다 조금 낮은 단계의 결정에서는 실현가능성에 무게중심 을 둡니다 .” 과학기술이 발달해 과거 어느 시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언제로 되돌아가고 싶으세요? “가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단 1초의 망설임도 없는 조 석 사장의 답변입니다 . “미래 를 위해 생각하고 싶어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 습니다 . 그리고 그 일이 의미 있는 것이었으면 좋겠구요.” 철저한 원칙주의자 같았습니다 . 지독한 현실주의자인 것 처럼 보였습니다 . 열정으로 꽉 찬 듯 했습니다 . 냉정이 머 리부터 발끝까지 감싸고 있는 듯 했습니다 . 숨소리도 조정 해야할 만큼 긴장시킵니다 . 순간순간 너무 웃겨 참지 못하 고 큰 웃음을 토해내게 합니다 . 처음부터 끝까지 논리의 빈틈이 보이질 않습니다 . 투박한 인간미가 여기저기 날아 다닙니다 . 도대체 양립하기 어려운 이 느낌들이 너무나 자 연스럽게 그로부터로 뿜어 나옵니다 . 이게 바로 ‘조석’의 ‘균형적 절댓값’이 아닌가 싶습니다 . 괜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 악수를 나누며 한 번쯤 세상 속에서 가치를 발휘할 만한 무언가를 도모하고, 실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이식받은듯 고개를 젖혀 하 늘을 바라봅니다 . 멋진 사람이 있어 참 행복합니다 .

조 석 전주고등학교,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주리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경희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1년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생활을 시작한 후 통상, 산업, 자원·에너지 분야에서 정책을 펼쳤다. 2009년 성장동력실장을 마지막으로 공직생활을 잠시 떠나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으로 재직하다가 지식경제부 제2차관으로 복귀했다. 2013년 9월 창사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은 한수원 사장에 부임하면서 투박한 스킨십과 냉철한 판단력으로 또 다른 차원의 한수원의 도약을 이끌고 있다. 현재 세계원전사업자협회(WANO) 회장으로 특유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녹조근정훈장과 홍조근정훈장을 받았고, 최근 ‘에너지에 대한 모든 생각’이란 책을 여러 전문가들과 함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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