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글로벌 에너지 연계(GEI) 추진동향
중국의 글로벌 에너지 연계(GEI) 추진동향
  • 장이정
  • 승인 2016.0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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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경제경연구원 산업동향연구팀 선임연구원 장이정

 

 

 

 


1.개황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제21차 유엔기후변화 당사국 총회(COP21)를 통해 신기후체제가 출범하다 . 세 계 각국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 고, 향후 정기적으로 이행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핵심전략 중 하나로서 에너지분야의 저탄소화 는 앞으로 인류의 지속가능한 생존을 유지하기 위한 전세계 의 공통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 전세계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에너지분야 저탄소화와 지 속가능한 에너지 공급을 위해, 중국은 ‘로벌 에너지 연계 (Global Energy Interconnection, GEI)1)’라는 어젠다를 제 시하다 . 중국은 최근 다양한 경로를 통해 GEI 구축의 필 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 작년 9월 개최되었던 유 엔개발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은 녹색에너지를 통해 전세계 전력수요를 충족시키는 ‘로벌에너지인터넷’ 구축의 필요성을 언급하다 . 또한 중국 국가전력망공사인 SGCC(State Grid Corporation of China)의 류전야 최고경 자(CEO)는 “GEI는 청정에너지의 지속가능한 공급과 최적 화된 배분을 실현할 수 있는 로벌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설파하고 있다 . GEI는 로벌 저탄소 에너지체제 구축을 위한 중국식 비전 인 ‘전력판’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으로 평가할 수 있다 . 본
원고에서는 GEI 등장배경과 추진현황 분석을 통해, 로벌 전력산업에서 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 전력산업의 경 쟁력을 살펴보고자 한다 .

2.GEI의 개념과 추진배경 GEI는 ‘초고압송전선로(Ultra High Voltage, UHV)+스마트 그리드+청정에너지’의 결합을 기반으로, 국제적으로 연결된 전력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 GEI 구성요소의 하나인 UHV는 중국에서 교류 전압 1,000kV, 직류 전압 800kV 이상인 송전 선로를 주로 지칭한다. 초고압송전선로와 스마트그리드는 청정에너지 공급을 위한 핵심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을 담당 한다 . 중국 GEI의 구축 제안에는 자국의 에너지 문제 해결 과 동시에, 로벌 에너지 이슈의 선도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자 하는 동기가 내재되어 있다 .


가. 전세계적 화석연료 고갈과 기후변화 문제 대응 화석연료 중심의 현 에너지체제는 두 가지 핵심문제를 야기 하다 . 첫 번째는 전세계적인 에너지 소비량 증가추세가 지 속되면서, 화석연료의 고갈위기 또한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 다 . 현재의 소비 수준이 유지될 경우, 석탄·석유 등 주요 화 석연료는 100년 이내 모두 고갈될 것으로 예측된다 . 두 번째
는 화석연료 중심의 전력생산방식이 온실가스와 기후변화 문제를 야기하다는 점이다 . 통계에 따르면 대기 중 이산화 탄소 농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약 44% 증가하으며, 평균온 도는 0.85℃ 상승했다 . 에너지분야의 저탄소화를 위한 핵심대안으로 신재생에너 지 확충이 부상하고 있으나, 신재생에너지의 보편화를 위해 서는 두 가지 제약요인에 대한 해결이 필요하다 . 첫 번째는 신재생전원의 지역간 편차 문제이다 . 태양광의 경우 적도 인 근의 아프리카·중남미 지역에 상대적으로 풍부하게 분포 하고 있으며, 풍력은 그린란드·북유럽·칠레 등 남북극 인 근에 잠재량이 높은 것으로 계측된다 . 두 번째는 신재생에 너지가 가지고 있는 간헐성 문제이다 . 기상조건 변동에 따라 발전량이 급감할 경우, 전력수급위기 발생 방지를 위해서는 주변국으로부터의 전력 수입이 불가피하다 . 이를 위해서는 주변지역과의 안정적인 전력망 연계가 필수적이다 .

 

 

 

 

 

 

 




나. 중국의 에너지소비 급증 추세 대응 경제성장과 생활수준 향상 등으로 중국의 1인당 전력소비 량은 빠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 2010년 기준으로 중국 의 1인당 전력소비량은 3,135kWh로 2005년 대비 5년간 약 2배 증가하으며, 약 15년 후인 2030년에는 전력소비량이 2005년 대비 4.8배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 이렇게 빠 른 소비증가 추세에도 불구하고 주요 선진국과 대비할 경우 여전히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향후 선진국 수준으로 상 승시 이를 뒷받침할 안정적인 전력수급방안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

 

 

 

 

 

 

 

 

 

 



다. 전력수송 최적화를 위한 안정적인 인프라 구축 중국은 넓은 국토면적과 전력생산지-소비지의 지리적 불일 치로 인해, 장거리 전력수송에 적합한 전력망 구축이 핵심 과제이다 . 석탄·풍력·태양광 발전원의 2/3가 북부 및 북서 부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4/5의 수력발전원은 남서부 지 역에 주로 위치하고 있다 . 이와 대조적으로 약 2/3의 전력수 요는 인구 및 경제활동이 집된 동부 및 중부지역에서 발 생하고 있다 . 장거리 송전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증가하는 전 력망 손실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대책이 필요 한 상황이다 . 2014년 기준 중국의 송전손실률은 6.34%로, 총 발전량이 5.55조 kWh임을 감안하면 송전과정에서만 약 3,518억 kWh의 전력량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

 

 

 

 

 




3.중국 내 GEI분야별 추진현황 및 전망
가. 초고압송전선로(UHV Grid) 중국은 일찍이 안정적·효율적 전력수송 인프라 구축을 위 해 UHV 전력망 기술개발 및 건설에 주목하다 . UHV 기술 발전의 핵심 성공요인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선제적 연구 개발을 들 수 있다 . 중국 과학기술부는 1986년 UHV 기술을 ‘국가과학기술 중점관리사안’으로 지정한 이래 지속적인 투 자를 진행하다 . 기술개발 초기에는 Siemens·ABB 등 주 로 외국업체의 기술에 의존하으나, 최근 주요기술의 국 산화율이 90%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 이 과정에서 CEPRI(중국전력연구소) 등 국전력기업 산하 연구 소가 연구개발을 주도하고, 특히 CEPRI는 아시아 최초로 VSC HVDC(전압형 HVDC로 전류형 HVDC에 비해 무효 전력 발생이 적고 설치공간 최소화 등의 장점이 있어 차세대 초고압송전기술로 평가됨)를 시범 운하다 . 연구개발과 병행하여 국내 다수의 UHV 선로건설 프로젝 트 진행을 통해 운경험을 축적한 것도 성공요인으로 작용 하다 . 중국은 2006년 1,000kV급 ‘Jingdongnan-NanyangJingmen 선로건설 프로젝트 ’를 통해 최초로 UHV 송전선로 건설을 시작하으며, 뒤이어 착공된 Jiuquan-Hunan 선로 는 총긍장(선로길이) 2,383km의 최대 선로이다 . 이 프로젝 트에서는 건설에만 약 262억 위안이 투입되었다 . 중국 국토 면적의 88%에 해당하는 지역의 전력망을 담당하고 있는 국 가전력망공사는 2015년 12월 현재 9개 프로젝트를 완료하 으며, 7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 다수의 국내 프로젝트 추진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중국 은 해외 프로젝트 수주 및 인접국간 송전선로 연계를 통해 UHV 기술의 국제적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 . 2015년 8월에는 미주지역 최초의 UHV 건설 프로젝트인 브라질 Belo Monte 송전선로 건설사업을 착공하으며, 올해 1월에는 카자흐스 탄·러시아·몽골·파키스탄을 연계하는 UHV 프로젝트 추 진을 발표하였다 .

 

 

 

 

 

 



나. 스마트그리드(Smart Grid, SG) 중국은 단계별 계획수립 및 다양한 실증 프로젝트 진행을 통해 스마트그리드의 구축 효율성을 극대화하다. 국가 전력망공사는 2009년 발표한 ‘스마트그리드 발전계획’을 통 해 3단계의 SG 구축 추진일정을 제시하다. 1단계인 ‘계 획&시범적용 단계(2009~2010년)’에서는 기술표준 제정, 핵 심기술 선정 및 설비관련 R&D 추진, 각 분야별 Pilot test를 중점 추진사항으로 선정하다 . 2단계인 ‘포괄적 건설단계 (2011~2015년)’에서는 UHV 전력망과 도시-농촌지역간 배 전망 건설 가속화, SG 핵심기술의 광범위한 적용방안 수립 을 진행하다 . 3단계인 ‘개선 단계(2016~2020년)’에서는 스 마트그리드망 완성, 전력원-전력망-사용자간 상호작용 개선 을 목표로 하다 . 스마트그리드 구축에서도 대규모 자체 프로젝트 및 인접 국가와의 공동 프로젝트 진행을 통해 운능력을 고도화 하다. 허베이성 내 Zhangbei 지역에서 추진된 ‘National Wind-PV-Storage Transmission Demonstration Project’ 는 세계 최대규모의 SG 실증 프로젝트로 풍력·태양광·에 너지저장·송전 분야의 종합적 실증을 수행하다. 중국-싱 가포르 정부의 공동 투자로 조성한 ‘Sino-Singapore EcoCity 내 스마트그리드 실증 프로젝트’를 통해 국가간 스마트 그리드망 연계 테스트를 진행하으며, 2010년 개최된 상하이 엑스포 전시부지 내 스마트그리드 실증 프로젝트에서 는 <Heart of Energy(에너지의 심장)>으로 명명된 스마트변 전소를 통해 200여 개의 전시관에 스마트그리드 설비를 설 치·운하다. 2009년 이후 약 5년간 중국 전역에 걸쳐 총 298개의 SG 실 증 프로젝트를 운한 중국은 2013년 기준으로 SG분야에 43억 달러를 투자함으로써, 36억 달러를 투자한 미국을 제 치고 세계 최대 투자국으로 도약하다. 2030년까지는 총 990억 달러 투자를 통해 3억 6천만대의 스마트 미터기를 설 치할 계획으로, 이는 전세계 투자의 약 25% 이상을 차지하 는 규모이다

 

 

 

 

 

 



다. 신재생에너지 중국은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정부 차원의 구체적 목표 를 설정하고, 목표 달성을 위한 각종 지원제도를 도입하 다. 2006년 1월 신재생에너지법 도입을 통해 신재생발전에 대한 법적 지원근거를 확립하다. 중국은 이 법을 통해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전력망 접속권이 보장되었으며, 판매가격은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결정한다. 이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정 부차원의 자금지원정책도 실시되었는데, 태양광 발전원 건 설촉진을 위해 건설부문의 일정부분을 보조해 준 ‘Golden Sun Demonstration Program’(2009년) 도입 등이 대표적 사례이다. 또한 중국 정부는 2010년에 발표한 12차 5개년(2011년~ 2015년) 개발계획에서 최초로 신재생분야를 전략적인 육성대상 산업으로 명시하다. 이를 통해 최종 에너지 사용량 중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11.4%(2015 년)→15%(2020년) →20%(2030년)로 점차 늘려갈 계획이 다. 앞으로도 중국은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주 원인인 화석 연료 사용 억제를 위한 대안으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지속 적인 확대정책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기준 중국의 신재생분야 투자금액은 약 895억 달러 로, 이는 전년 대비 32%가 증가한 수치이다 . 발전원별로는 풍력 19.81GW, 태양광 10.6GW의 신규 발전설비용량이 건 설되었다 . 또한 향후 5년간 태양광 100GW, 풍력 200GW의 신규 발전설비가 전력망에 접속될 예정으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 20%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800~1,000GW의 신규 신재생발전설비의 도입이 필요한 상 황이다 . 이 같은 여건에서 중국은 중장기적으로도 신규 신 재생발전설비 건설의 최대 투자국으로 도약할 것으로 관측 된다 .


4. 추진 로드맵과 국제협력 현황
중국은 GEI 구축을 위한 3단계의 추진일정을 제시하다 . 1단계(~2020년)에서는 중국 스마트그리드 구축 및 UHV 연계작업 완료 및 중국내 신재생에너지발전을 촉진한다 . 2단 계(2021~2030년)에서는 대륙 내 국가간 전력망 연계작업 을 완료하고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촉진한다 . 마지막 3단계 (2031~2050년)에서는 대륙간 전력망 연계작업 완료 및 북 극·적도지역 신재생에너지 활용 최적화를 이루어냄으로써 ‘로벌 에너지 연계’를 달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 국가전력망공사는 이미 중국과 인접국가간 전력망 연계 추진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2014년 5월에 는 파키스탄과 직류송전 건설 프로젝트 분야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하다. 2014년 12월에는 카자흐스탄 국부펀 드인 ‘Samruk-Kazyna’와 양국간 전력망 연계를 위한 전략 적 협력 협정을 하다. 또한 키르키스스탄 에너지부와 전력 망 인프라 연계 및 에너지분야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하 다. 다음해인 2015년 3월에는 인도네시아 국 전력회사인 PT. PLN(Perusahaan Listrik Negara)과 송전분야 협력을 위한 협정이 성사됐다 . 또한, 12월에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되었던 「중국-EU간 로벌 에너지 연계 워크숍」에서 류전야 CEO는 “자원의 제한, 환경오염, 기후변화 대처와 지속가능한 청정 에너지 공급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에너지 배분의 최적화를 이루어낼 수 있는 로벌 플랫폼 구축이 바람직하다”고 밝 혔고, “이를 위해 로벌 에너지 연계가 필요하다”고 언급하였다
워크숍에 참석한 유럽 전력산업 관계자들은 유럽 내 안정적인 청정에너지 공급 네트워크 건설계획으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가 지원하고 있는 「e- High way 2050」 프로젝트와의 협력 등으로 유럽과 중국이 로벌 에너지 연계에 상호 협력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 하다.

 

 

 

 

 

 



5. 전망
중국은 GEI 구상 제시를 통해 온실가스 저감, 신재생 확대 등 로벌 에너지 이슈 해결을 위한 어젠다를 제시할 수 있 는 선도국으로서의 역량을 입증하다 . 또한 인접국과의 전 력망 연계, 브라질 Belo Monte 송전선로 건설과 같은 해외 전력망사업 수주를 통해 중국의 기술력 입증과 관련산업의 수출효과를 창출하는 기회로도 활용하고 있다 .  국가전력망 공사는 브라질 ‘Belo Monte 프로젝트’수주를 통해, 중국의 전력설비 제조기업 및 EPC기업에 약 50억 위안의 수출효과 가 발생할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 향후에도 중국은 GEI 구축이라는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구 체적 수단으로 해외 전력사업에 대한 진출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 해외 전력사업 수주 확대를 기반으로 로 벌 에너지벨트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국내 에너지 관련 업 계는, 잠재적 경쟁자로 부상하게 될 중국 전력회사에 대한 면한 대응전략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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