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신의 기초, 쇄소응대진퇴(灑掃應對進退)
처신의 기초, 쇄소응대진퇴(灑掃應對進退)
  • 전기저널
  • 승인 2016.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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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영 경영학 박사, 자의누리 경영연구원장

어른들이 늘 들려주시던 말씀이 있습니다. ‘처신(處身)을 잘해라’, ‘예’하고 대답은 하지만 처신이 뭔지, 어떻게 하는 것이 잘한 처신인지를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듯합니다.
처신을 잘 하고 계신가요?
처신(處身)은 곳 처(處)에 몸 신(身)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가져야 할 몸가짐이나 행동’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논어에서 이야기하는 가장 기본중의 기본 처신은 쇄소응대진퇴(灑掃應對進退)입니다. 논어 자장(子張)편에 나오는 이 말은 중국 춘추시대 공자의 제자로 공문십철(孔門十哲)의 한 사람인 자하(子夏)가 가장 중시한 근본 교육법으로 어려서부터 성인이 되어서까지 꼭 해야하는 기본 처신법으로 <소학(小學)>에도 나오는 내용입니다.

먼저 쇄소(灑掃)는 물 뿌리고 바닥을 쓰는 청소를 의미합니다. 즉 아침에 일어나서 방과 마루를 쓸고 닦으며 뜰에 물을 뿌리고 쓰는 등의 청소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실 자신의 주변을 깨끗이 정돈할 줄 아는 것이 사회 생활의 시작인데 청소조차 못하고 주변 환경을 관리 못하면서, 과연 조직과 사회 속에서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전기를 관리할 때도 현장에서 가장 근본적으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3정5S’임을 아시지요. 정량(定量), 정위치(定位置), 정용기(定用器)의 한문 앞자를 딴 3정(定)과 정리, 정돈, 청소, 청결, 질서(習慣化)를 의미하는 ‘5S’를 보면 쇄소의 다른 말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책상, 주변, 현장은 자신의 손으로 스스로 항상 깔끔하게 정돈하는 것이 처신의 첫째가 되는 것입니다.
둘째의 응대(應對)는 응할 응(應)에 대답할 대(對)이니, 부름이나 물음 또는 요구 따위에 응하여 상대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상관, 동료, 고객이 부를 때, 공손하게 대응하고 사안에 따라 잘 대답하는 것을 말합니다.
사실 현장에서 고객이나 상관이 불러도 대답조차 안하고, 무시하는 것이 최악의 처신이지요. 또 불쾌감, 불안감, 불신감을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합니다. 그 외에도 해서는 안되는 응대로는 차갑고 퉁명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냉담, 규정만을 따지는 규정제일, 서로 업무를 떠넘기는 발뺌 등이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제대로 된 응대 처신법일까요? 먼저자세를 바르게, 말은 정중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밝은 표정과 미소를 유지할 수 있다면 더 좋겠지요. 후배들이 나에게 이렇게 응대해주면 기분이 좋듯이, 나 자신도 업무를 진행하면서 누가 방문하거나, 누구와 대화하더라도 여유를 잃지 않고 늘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응대하는 법을 배우는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상대가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고, 상대방이 알아듣게 구체적인 표현으로 응대하는 법을 실천해보시면 어떨까요?

마지막으로 셋째 진퇴(進退)는 나아갈 진(進)에 물러날 퇴(退)이니 상황에 맞추어 상관들 앞에 예의바르게 나아가고 물러남을 알아서 행동거지를 단정하게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먼저 실제 진퇴의 예절을 살펴보면 상관, 고객의 앞에 나가거나, 나설 때에는 몸을 살짝 굽히고 잠깐이라도 실례한다는 표정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사람이 있는 실내에 들어갈때는 밖에서 미리 인기척을 하여 대답이 있은 뒤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은 조용히 열고 닫으며 혹 열려있는 문으로 출입할 경우 열린 그대로 두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어려운 것이 언제 들어가고 나오는가를 아는 것이지요. 사실 나아가야 할 때 나아가고, 물러나야 할 때 물러날 줄 아는, 진퇴(進退)의 판단은 상당한 내공과 눈치, 그리고 무엇보다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합니다. 이를 요즘 사람들은 ‘낄끼빠빠’라고 합니다.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질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진퇴를 적시에 제대로 못할 때 우리는 진퇴양난(進退兩難)에 빠지게 되기도 합니다.

이런 나아가고 물러나는 지혜가 쌓이면서 사실 우리는 처한 상황에서뿐 아니라 인생에서도 사람으로서 어떤 일을 마땅히 해야 되는지 안해야 되는지, 또 어떤 약속을 해야 되는지 안해야 되는지에 대한 진퇴의 처신을 배워나갈 수 있습니다.
처신의 가장 기본 3가지를 살펴보았습니다. 물 뿌리고 청소하는 소쇄를 통해 자신의 주변을 관리하는 법을 알고, 상관, 손님을 맞이하고 접대하는 응대를 통해 인간관계를 알며, 나아가고 물러나는 상황을 아는 진퇴를 통해 상황인식을하는 것이 삶을 사는 데 가장 필요한 배움이었습니다. 세가지 예의, 삼절(三節)이라 불리는 쇄소응대진퇴, 제대로 한번실천해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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