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대중화’… 전력계의 역할
‘전기차 대중화’… 전력계의 역할
  • 이훈
  • 승인 2016.1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훈 쿠키뉴스 기자


 


서울에서 부산까지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가 미국에서 공개됐다. 이 차량은 한 번 충전으로 310마일 약 507km까지 운행할 수 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은 2년 내로 1회 충전 시 400~600km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를 양산 차로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전기차 대중화 바람은 불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출시한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IONIQ electric)은 최대 190km 주행할 수 있다. 실주행 거리는 190km 이상을 기록하기도 한다. 전기차 대중화를 이끄는 테슬라도 하반기 경기 하남 스타필드에 매장을 오픈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다. 전기자동차 최고 걸림돌이었던 짧은 주행거리는 이제 더는 단점이 아니다. 성능도 내연기관차와 비교해도 손색없다.

제주도에서 경험한 전기차 대중화 시대
제주도에 도착하기 전 롯데렌터카 홈페이지에 접속,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예약했다. 롯데렌터카는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20대를 제주 오토하우스에서 운영하고 있다. 24시간
빌리는데 대여료 5만2500원과 보험료 1만9200원 포함 총 7만1700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제주도에 도착 후 제주오토하우스에서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만났다. 롯데렌터카 직원의
설명을 듣고 곧바로 운전에 나설 정도로 기존 휘발유차와 별 차이가 없었다. 시동을 걸자 약 70% 정도 배터리가 충전돼 200km 이상의 거리를 이동할 수 있었다. 최대 주행가능 거리 191km보다 약 9km로 더 갈 수 있다. 점심을 먹기 위해 제주 외도2동에 위치한 롯데리아 제주외도DT점으로 차를 운전했다. 내비게이션을 따라 운전하다보니 약 7분후 도착지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바로 전기차 충전기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2곳 중 한 곳은 벌써 충전중이었으며 다른 한 곳에 편안히 주차할 수 있었다. 이동 거리가 짧아 식사만 하고 협재 해수욕장을 이동했다. 해수욕장에서 물놀이 후 약 1시간 거리의 천지연 폭포로 향했다. 도로에 차가 없어 속력을 내고자 아이오닉 일렉트릭에 있는 스포츠 모드로 변경했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며 가속력이 좋아져 속력은 좀 더 빨리 낼 수 있지만 전기 배터리를 많이 사용하게 돼 이동 가능 거리가 짧아진다. 이동 중 차량에 나오는 충전소 정보를 확인했다. 급속·완속충전 시설 표시가 잘되어 있었으며 20분 이내에 충전소가 하나씩은 있었다. 충전하고자 한림읍 사무소 충천소를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했다. 도착은 했지만 충전소를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서울에서 전기차를 타던 것처럼 조급하지는 않았다. 10km 거리 내에는 충전소가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지나가는 도중 길거리에서도 쉽게 충전소를 목격했다. 바로 다음 가까운 안덕면 사무소로 이동했다. 환경부 급속 충전기가 설치되어 있었다. 충전기 이용 방법은 간단했다. 차를 주차 후 급속충전 콘센트에 충전기에 쓰여 있는 브랜드 코드를 꼽으면 된다. 환경부가 전기차 요금을 313원/kWh로 유료화해 3000원을 충전했다. 약 20분의 소요시간이 걸렸다. 충전하는 시간동안 갈 수 있는 곳, 할 것이 없어 지루했다. 또 지붕이 없어 비가 오면 충전을 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 됐다. 배터리량이 57%에서 79%로 증가, 주행거리도 40km 늘었다. 천지연 폭포에 도착했다. 2개의 급속, 1개의 완속 총 3개의 충전소가 있었으며 한 곳은 충전 중이었다. 천지연 폭포를 들려 애월읍까지 이동했다. 제주도에서 200km 이상을 달리는 동안 잘되어 있는 충전 인프라는 가솔린차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완벽했다. 이처럼 제주도에서 전기차 이용은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이런 영향은 전기차 사용 증가로도 이어졌다. 실제 렌터카 이용 시 가솔린 차량보다 전기차를 더 많이 이용했다. 그린카가 제주에 도입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8월 한 달간 고객 이용 데이터 분석 결과 총 10대의 ‘아이오닉 일렉트릭’ 카셰어링 서비스의 평균 대여시간은 23.5시간이며 평균 주행거리는 111km로 제주 아반떼 가솔린 차량 평균인 6.8시간 및 68km보다 각각 245%, 63% 이상 높은 수치를 보였다. 또한 이용 데이터 중 아이오닉 일렉트릭 1회 대여 시의 최장 주행거리는 588km였고 총 주행거리는 2만1000km를 돌파하는 등 적지 않은 이용률을 보였다.
 
 


 
  
 



 

 
긴 충전시간, 규제 등은 여전히 문제
하지만 수도권에서 전기차를 타고 다니기에는 부족한 충전인프라, 긴 충전시간 등은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기차는 2011년 338대에서 지난해 2821
대까지 약 734% 증가하며 빠른 속도로 대중화되고 있다. 반면 충전시간을 짧게 해주는 급속충전기 보급은 같은 기간 33대에서 100대로 약 200%밖에 늘지 않았으며 최대 2기 충
전기가 있어 주유소 510여개와 많은 차이가 난다. 많은 충전기가 있다 하더라도 30분의 충전 시간은 일반 주유 3분보다 10배나 더 길며 가정에서 쓸 수 있는 완속 충전기는 충전 시간이 6시간 걸린다. 특히 전기차 사용자에게만 전기사용료를 부과하면 전기세 누진제에 따라 전기사용료를 감당할 수 없다. 이와 함께 아파트가 많은 국내 주거 환경상 따로 주차 공간이 필요해 특혜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세금도 문제다. 전기차 확대로 기름 사용이 줄어들면 유류세가 감소한다. 에너지 소비자단체 에너지·석유감시단은 지난해 유류세 징수액이 23조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저유가로 석유 소비가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를 고려하면 올해 유류세 징수액은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지원금을 받지 않으면 높은 구매비용도 걸림돌이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정부 지원금 혜택을 받게 되면 2000~2500만 원 수준으로 구매할 수 있지만 실 가격은 4000~4300만 원이다. 중형세단인 쏘나타 2255~3190만원보다 약 1000만 원 이상 비싸다.

전력계 ‘충전 시간 단축·기술 표준화 문제’ 해결
세금 문제와 충전 인프라는 정부의 문제이기 때문에 전력계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다만 충전 시간 줄이는 방법 등은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충전 시간은 적어도 기존 자동차의 주유 시간과 비슷해야한다. 주행 중 배터리가 소진되어 길가에서 최소 30분에서 최대 6시간을 그냥 기다려야 한다면 소비자들은 전기차를 불편한 존재로 인식할 것이다. 충전 시간의 단축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기술적 해결 과제이다. 이것이 현재 기술력으로 불가능하다면 이동식 충전 방식도 생각해볼 만한 문제다. 아니면 충전기를 작게 만들어 커피숍, 패스트푸드점 등 운전자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에 설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기술 표준화 문제도 중요하다. 아직도 급속 충전기에는 BMW, 르노삼성, 현대차 등 각 완성차 업체별로 충전 방식이 달라 콘센트가 여러개가 있어 운전자에게 혼란을 준다. 충전인프라도 부족한 상황에서 호환성마저 불편하다며 전기차의 대중화 시대는 더욱 멀어지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전력산업계에서는 충전 인프라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기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전기차의 대중화는 제주도에서 벌써 입증이 됐다. 전력계에서는 지금이라도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완성차 업계와 협력을 통해 역량을 확보해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