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또 다시 예상보다 매우 이른 시기에 한바탕 큰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새로운 정부는 올해 상반기중에 출범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에너지분야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특히 올해는 기후규제가 본격화되어 우리 에너지믹스의 전반적이고 본격적인 저탄소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발전소 증설 계획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출범하고 2차 배출권시장이 재편되기 시작하는 해이다. 연이어 3차 에너지기본계획과 기후로드맵 등이 설계될 것이다. 특히 지난 20년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경제급전 일변도의 전력시장과 에너지세제가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마디로 변화무쌍한 대변곡점의 한 해가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 업계는 이러한 변화에 어떤 태도를 보이고 있는가 스스로 자문해 본다. 기후규제와 함께 시작되는 우리 업계의 변화는 자칫 포퓰리즘과 함께 작동할 여지가 크다. 정치의 시절이지 않은가. 지금은 환경과 안전 그리고 형평성 등의 전통적인 가치를 시장에 반영해야 하는 상황에 있다. 따라서 이러한 가치들의 반영은 결국 비용 증대를 의미한다. 그러나 누진제 개선 과정에서 본 바와 같이 문제해결 과정에 따른 갈등은 요금인하로 해결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이와 같이 큰 변화기는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 시기가 될 수도 있지만 한편 포퓰리즘으로 업계의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전력업계의 좀비화가 심화될 수도 있는 것이다. 큰 틀에서 전력업계의 부채비율을 증대시켜서 소비자의 입장을 편안하게 만들어 줄 수도 있다. 실제로 가능하고 일면 복지와 산업경쟁력을 위해서는 심지어 타당할 수도 있다.
예년에 비하여 캠프구성이 늦어지는 등 다른 양상을 보이고는 있지만 전력계도 보다 적극적인 개입 노력이 필요하다. 특정 캠프에 참여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소비자들과의 소통 기회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이다. 에너지문제는 거의 대부분의 국민경제가 당사자이고 모든 시민들이 이해관계자이다. 그 만큼 복잡하고 심대한 이슈인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복잡하고 거대한 이슈의 정상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다양한 논쟁과 토론이 수반되어야 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공론화하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다른 나라들은 원전 등의 이슈를 해결하기 위하여 국민투표 등도 하지않는가.
이제 기후와 미세먼지 같은 환경규제가 본격화되고 원전의 적정 비중과 안전성 등에 대한 논쟁이 시작된다. 그리고 각종 크고 작은 갈등의 문제에 대한 포괄적인 대응도 불가피하다. 그 간의 싸고 안정적인 전기공급이라는 프레임으로는 극복이 어렵다. 그렇다고 인프라를 담당하는 전력계가 정치그룹과 동일하게 포퓰리즘으로 선심 행정을 해서도 곤란하다. 게다가 수요도 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즉 전력시장이 포화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어려움과 우리의 임무를 충분하고 소상하게 소비자와 산업계에 알릴 수 있는 공간이 열린 것으로 인식해야 한다. 적극적인 소통만이 우리 업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담보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