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산업과 알파고
전력산업과 알파고
  • 장태수
  • 승인 2017.07.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태수 비츠로시스 회장
20세기초 전기커뮤니케이션의 발전과 석유의 다양한 활용은 2차 산업혁명을 주도한 핵심적인 요소가 되었다. 그 결과 공장의 전기화가 가능해 졌고, 이는 대량생산 제품의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매스프로덕트로 대변되었던 2차 산업혁명은 석유자원의 고갈을 가져왔고, 지구 온난화라는 새로운 사이트이펙트를 유발하였다. 이와 같은 이유로 새로운 형태의 산업혁명이 요구되었고 그 결과 인터넷 커뮤니티 기술과 재생 가능한 에너지의 결합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것이 3차 산업혁명이다. 수십억명의 사람들이 자신의 가정과 직장, 공장에서 직접 녹색에너지를 생산하여 공유하기 시작했다. 이런 현상은 지능적인 분산형 전력 네트워크, 즉 인터그리드의 발전을 주도했고, 석유 동력시대에 집중되어 있던 권력을 분산 시켜 수평적 권력의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인류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융합과 초연결, 사물에 지능을 부여하는 등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미래가 아닌 현재로 다가와 있다.

전력 및 전기력은 2차 산업혁명 이후 늘 성장동력의 핵심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었다. 전기력으로 공장의 매스프로덕트 생산이 가능해 졌고, 이를 충당하기 위해 많은 발전소들이 건설되어 왔다. 최근에는 원자력이 전력 공급의 38%정도를 차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석탄 및 석유, LNG등 화력을 이용한 발전이 4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원자력은 그 폐기물을 처리하는데 위험요소가 따르고, 화력발전은 미세먼지라는 파괴적인 부산물을 우리에게 선물하는 주범이 되고 있다. 이에 사람들은 무분별적인 전력생산이 아닌, 필요한 전력만을 공급받길 원하게 되었다. 만약 알파고를 전력 생산에 적용하여 우리에게 필요한 적정량의 전력을 공급한다면 우리의 삶은 윤택하고 평온하며, 건강하게 유지시켜줄 수 있을까?
우리는 ICT강국이다. 이말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우리는 ICT 인프라 강국이다. 소프트웨어 강국은 아니란 말이다. GE는 Predix라는 플랫폼을 만들어 소프트웨어 기업임을 천명하고, 독일은 Industry 4.0을 기반으로 한 최적화된 즉, 지능형 공장 건설로 4차 산업을 대변하고 있다. Google, Apple, Amazon같은 공룡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그들만의 플랫폼을 구축하며, 4차 산업의 핵심은 소프트파워로 세계적인 헤게모니를 구축하고 있다. 2차 산업혁명 이후 지속되어 오던 전기력과 석유를 통한 권력이 소프트파워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전력은 한국전력공사를 통한 발전부터 송·배전까지 A to Z 가 이루어지고 있다. 요즘 한전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꽃인 빅데이터와 AI를 통한 지능형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한 플랫폼 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AMI를 통한 빅데이터 구축과 이를 이용한 Deep Learning은 사용자들에게 보다 안정적이고 저렴한 전력 서비스를 제공해 줄 것이다. EV와 PV로 대변되는 신재생에너지들이 마이크로그리드의 발전을 위해 융·복합되고, 스마트그리드와 최적의 알고리즘을 통해 연결될 것이다. 또한 경제학자인 제레미리프킨은 전력의 생산자이며, 소비자인 프로슈머들이 전력 시장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SS를 활용한 지능형 배전 서비스도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지능을 가진 전력망으로 성장될 것이다. 핀란드의 한전과 같은 Fingrid사는 IBM의 왓슨이라는 인공지능을 도입하여 데이터 해석 시간의 대폭적인 단축 및 유지보수 빈도 최적화, 전력계통의 신뢰성 향상을 이루어 냈다. 게다가 Fingrid사는 전력관련 빅데이터를 대중에 공개하고 있다. 공개의 이유는 명확하다. 실력있는 ICT기업들이 이러한 전력 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개발된 서비스는 지능적으로 운영되는 송·배전망이 되고 수요와 고장을 미리 예측하여 절약된 금액은 고객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4차 산업의 핵심 키워드는 융합이다. 기존 전력의 생산과 공급에 그쳤던 서비스가 ICT와 결합하여 전력의 수요를 예측하고, 공급을 지능적으로 하면, 발전소 몇기를 새로 건설하는 것보다 더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전력 빅데이터와 Deep Learning으로 부터 학습된 인텔리전스 알고리즘을 통해 이루어 질 것이다.
알파고는 결코 신기술이 아니다. 알파고를 있게 한 알고리즘은 이미 60년대에 이론을 정립하고 있었다. 그럼 왜 이제와서 알파고가 탄생하게 된 것인가? 3차 산업혁명의 총아인 컴퓨팅 파워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환경이 구축되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또한 4차 산업혁명을 뒷바침 하는 또하나의 핵심 열쇠임은 분명하다.
알파고는 바둑 기사들이 바둑을 두었던 기보를 학습했다. 혹자는 알파고가 그 기보를 모두 입력하였기 때문에 인간을 넘어섰다고 생각한다. 아니다. 알파고는 수많은 알파고와 하루에 수십만번 바둑을 두었고 그렇게 성장했다. 승리의 기반에는 엄청난 기보 데이터와 클라우드 컴퓨팅 파워로 무장한 알고리즘 강화 학습기능에 있었다.

전력은 하루에도 엄청난 데이터를 발생시키고 있다. 전기 사용량, 각종 제어데이터를 비롯한 다양한 데이터들을 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를 빅데이터로 모으고 필요한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선 데이터 큐레이션이 필요하다. 정형, 반정형, 비정형 데이터에서 큐레이션을 통해 AI를 트레이닝 할 수 있는 데이터를 추출하고 학습 시킬 수 있도록 가공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세계적인 석학사들이 강의하는 TED에서 뿐만 아니라 Google의 선임 연구원인 GREG CORRADO는 AI와 Machine learning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Machine learning is not magic’ 이 말이 정답이다. 어느 전력 빅데이터에서도 쉽게 알고리즘이 추출되지 않는다. 많은 관련 엔지니어와 학자가 데이터에 대해 연구하고 클랜징해야만 Machine Learning Training Set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충분한 ICT인프라가 있고 아주 훌륭한 전력회사인 한국전력공사가 있다. 많은 전력데이터가 있고, 많은 전력관련 연구기관이 있으며, 실력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도 GE의 Predix를 능가하는 전력 알파고를 만들어 세계 1위의 전력 플랫폼을 가질 충분한 자격이 있는 것이다. 전력 부분 4차 산업혁명은 전력 알파고를 통해 이루어 질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