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산업의 품질향상과 체계적인 데이터 관리
전력산업의 품질향상과 체계적인 데이터 관리
  • 박동석
  • 승인 2017.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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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석 산일전기(주) 대표이사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던 2017년이 어느새 마무리되고 있다. 다양한 변화와 어려움 속에서도 국내 경제는 나름대로 선방해 국제통화기금(IMF)이 2017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2%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만약 IMF의 예측대로 달성된다면 2014년 이후 3년 만에 맞이하는 3%대 성장으로 침체되어 가는 경제에 단비 같은 소식이 될 것이다. 그러나 모두 주지하다시피 금번 성장은 우리 전력산업이 주도한 것이 아니라 반도체, 화학 등 타산업의 성장에 기인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지난 11월 전기신문 기사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전력산업의 대 기업과 중소기업 상장업체 다수가 영업이익 감소 및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되어 있다. 즉 우리 전력산업 대부분은 3%의 성장이라는 과실보다는 현실 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이제 곧 2018년 새해를 맞이하게 된다. 새해에는 전력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올해와 또 다른 환경으로 제공될 것이다. 예측하건대 국내적으로는 정 부의 ‘신재생에너지 3020’과 정부중심의 ‘4차 산업혁명’ 등의 정책이 본격적 으로 추진될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유가상승, 금리인상 등의 환경 속에서 전력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올해보다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8년을 준비하는 전력산업계도 좀 더 체계적으로 기본과 미래에 투자할 것을 제안하는 바이다.

우리 전력산업은 글로벌 무한경쟁 속에서 원가절감의 압박과 원화강세로 인한 환율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지난 10월 일본 3위 철강업체 고베제강이 품질 자료를 조작한 사건이 폭로됐다. 이번 사건은 최고의 품질과 신뢰를 자랑하던 일본 제조업의 기술력과 신뢰가 흔들리게 되는 악수가 되고 말았다. 그럼 우리 전력산업계는 어떠한가? 매출과 수익률이 떨어지는 지금 우리의 선택은 어떠한가? 필자는 2015년부터 전기산업진흥회를 통해 변압기 품질 협의회를 이끌어 오면서 지난 수년 동안 변압기의 효율과 용량을 속이면서 시장을 유린해온 비양심적인 이야기들을 들어 왔다. 물론 이런 일들이 일부분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지만 이는 우리 전력산업계 전체를 힘들게 하는 일이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 글로벌 업체와 경쟁해야하는 이 시대에 결코 있 을 수 없는 일이다. 오히려 어려움이 가중된 이런 시점에 품질과 신뢰에 투자한 다면 우리의 시장 경쟁력이 더욱 견실해 지고 차별화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전력산업이 지속적으로 고품질의 성능 을 유지해야 한다. 해외에서 대한민국이라는 프리미엄을 얻기 위해서는 품질에 관한 개별 사업체가 유혹에 빠지지 않 게 정부와 전력산업 구성원 전체가 함께하는 공동체적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전력산업의 성장을 위한 글로벌 업체 동향 중 지난 4월 ABB가 IBM과 인공지능 기술과 관련해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ABB처럼 글로벌 대기업이 지난 수 년 동안 자체적으로 추진하던 지식기반사 업을 더욱 강화하고 시장의 지배력을 높이고자 자사의 현 장 데이터를 IBM의 인공지능 왓슨(Watson)과 함께 협력하 기로 한 것이다. 이 협약대로 결과가 도출된다면 최고의 전 력 데이터와 최고의 AI기술이 접목된 새로운 차원의 지식사업이 탄생할 것이며 그 경쟁력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이 협약의 성공은 직접적으로 우리 전력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또한 미래 성장전략 중 하나로 제조업의 지식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첫 걸음으로 전력산업 현장의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지능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산일전기는 이와 같은 전력산업의 변화에 대응하고자 지난 수년 동안의 변압기 운전, 진단, 사고 데이터를 수집해 변압기의 수명과 상태를 인공지능으로 판단하는 ATOM(AI based Transformer Operational Maintenance) 엔진을 개발했고 내년 초에 상용화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개별 기업들의 노력만으로는 글로벌 대기업과 의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 다. 이에 대한민국 전력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데이터 취득과 공유에 대한 통합적인 방법을 다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앞서 제안 드린 내용을 통한 공동의 노력으로 전 력산업의 기반이 튼튼해지고 재도약할 수 있는 단초가 되 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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